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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엄마 - 평범한 엄마가 세계 인재를 만드는 창의력 레서피
한젬마 지음 / 넥서스주니어 / 2011년 5월
평점 :
우리에게 ‘그림 읽어주는 여자’ 로 친숙한 한젬마씨는 과연 아이에게 어떤 그림을, 어떻게 읽어주고 있을까? 아니, 그것보다 어떻게 아이에게 미술 교육을 하고 있을까? 그녀를 떠올리며 한번쯤 해봤을 질문에 대한 대답이 <그림 엄마>란 책에 나와 있다.
사실 나는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처음에는 조금 설렁 설렁 넘겼고, 두번째는 꼼꼼하게 읽었다. 그렇게 읽고 나서 ‘엄마들이 실망할지도 모르겠구나!’ 란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 엄마들의 교육열은 자뭇 뜨거움을 넘어 용광로처럼 활활 타오른다. 왠만큼 ‘특별한’ ‘독특한’ ‘특이한’ 교육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외면당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걱정도 된다. 책이 담고 있는, 그녀가 권하는 아이 미술 교육법은 지극히 교과서적인, 정석의 방법이랄까, 아이의 미술 교육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전반적인 양육에 관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 이걸 누가 몰라?’ 하면서 쉽게 외면당할 수 있는 방법, 아이의 말을 경청하는 것, 적절한 호응, 고래도 춤추게 할만한 칭찬, 기다림과 인내, 이러한 조언은 말하는 사람은 진심을 담아 하는 말이지만, 듣는 사람이 ‘그 정도는 나도 알아’ 하며 외면해 버릴 수 있는 내용이다. 한비야님의 말대로 ‘실천의 문제’가 되어버린 자기 계발서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아이를 양육하는데 가장 중요한 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말을 건성으로 듣지 않고 하나하나 호응하고, 간섭하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놔두고, 잘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칭찬하는 것, 점점 더 빨라지고, 바빠지는 세상에 이렇게 시간을 두고 익혀가듯 놔둬야 하는 이 조언을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엄마가 과연 있을까? 싶다.
나는 엄마는 아니지만, 참 재밌게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따라해볼만한 것도 많다. 철사 놀이, 낙엽이나 여러가지를 이용하여 피자를 만들어보는 것, 아이가 외출할 때 가지고 다닐 짐꾸러미, 생활의 모든 부분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그림 엄마’의 솜씨에, 그 노력에 참 많이 감동하게 된다.
그냥 놔두어도 쑥쑥 자라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아이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끊임없이 세상에 관심을 가지도록 자극해줘야 아이도 호기심을 가지고 따라올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미술 교육에 관한 것 뿐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가짐을 다시금 생각해본다. 내 아이와 다른 아이를 비교하기 전에 먼저 엄마의 마음가짐을 되돌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스스로의 양육 태도가 어떤지 먼저 되짚어 보라고 하고 싶다. 엄마가 멋지다면, 아이도 멋지다. 책장을 덮으며 이런 확신 같은 것이 들었다. 그러니 더욱, 많은 엄마들이 읽고 따라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