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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 3 : 지구의 심장 ㅣ 다른 세상 3
막심 샤탕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이야기는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다. 변화되어 악의 존재가 된 어른들과 ‘팬’이라고 하며 공동체를 꾸리고 조직화된 아이들은 이제 전쟁을 앞두게 된다. 맷, 토비아스, 앙브르는 그들의 선두에 서서 전쟁이 유리한 쪽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몸소 위험한 정찰대로 나서고, 지도가 가진 의미를 알기 위해 여왕의 영토에 잠입하기도 한다. 시니크와 글루통, 여왕의 군사들 뿐 아니라 위험한 숲의 괴물들도 상대해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 빠져서도 기지를 발휘하여 괴물을 피하기 위해 다른 괴물을 이용한다는 발상은 신선했다. 14세 정도의 아이들의 상황이지만, 역시 외국이어서 그런지, 내가 가지고 있던 ‘14세’의 이미지보다는 더 성숙하고, 위기의 상황에 대한 대처법이 뭔가 남달랐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조그만 의문 하나가 들기 시작했다. 앙브르의 역할이랄까, 정확히 말하면 생명의 나무 역할이랄까, 지구의 심장이라는 존재에 부여된 의미가 너무 약해 보였다. 폭풍설까지 일으키며 인간을 단죄하려, 자연을 훼손하려는 인간의 오만함을 벌하려 했다면서, 변형까지 시킨 인간들이 서로를 미워하고 전쟁을 일으키게 한다는 것은 조금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과거 공룡을 사라지게 했던 것처럼 인간을 소멸시켜 버리면 될 것을 변형시켜 글루통이나 시니크와 같은 괴물을 만들어 내고, 자연을 더 파괴하게 전쟁을 일으킨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소설을 쓰기 위해... 상상력을 담은 소설이니까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려고 했다, 그래도 뭔가, 고개를 갸웃하며 잠시 생각하게 만드는 의문을 남긴다. 내가 봤을 때 자연이 분노하여 바뀐 ‘다른 세상’ 이나 이전 세상의 차이가 별로 없어 보인다고나 할까.
“ 여러분이 무기를 버린다면 우리가 동맹을 맺는다면 우리는 태초부터 시작된 인류의 사명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생명을 퍼뜨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계속 진화해야 합니다. ”
(p 447)
이렇게 앙브르가 전쟁을 종식시켜야 하고, 변화된 ‘다른 세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부여된 역할에 대한 연설을 한다. 하지만 이미 머릿속을 가득찬 의문 때문에 이 마지막이 감동적이지 않았다는게 참 아쉽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