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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 ㅣ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31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교토의 작가’ 라고 불리는 모리미 도미히코와 마키메 마나부 덕분에 나는 교토를 더욱 좋아한다. 이 두 작가의 특징은 언뜻 보면 헛소리같은 상상력을 무궁 무진 발휘하여 그럴싸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이 사람은 뭐지? 싶은 등장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하여 엮어가는 이야기는 정말, 최고였다. 이런 작가의 신간이라는데... 보고 싶은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펭귄 하이웨이>는 독특하다. 우선 등장인물이 초등학생으로 노트에 적는 걸 좋아하고, 도대체 초등학생 맞아? 하고 물을 만큼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벌어지는 사건도 독특하다. 작가는 이제 단순한 상상력을 적어두는 것 외에 뭐랄까, 인생의 깨달음같은, 혹은 삶의 진리같은 것을 소설에 담으려는 시도를 시작하는 것 같다. 이번 책을 읽고나선 그저 깔깔깔하며 웃고 넘길 수만은 없어진다. 그래서... 나처럼 유쾌한 이야기를 읽고 싶어 책을 펼쳤다면 조금 당황할 수도 있겠다. 뭐, 이런 것도 나쁘지 않지만 말이다.
아오야마에게는 같이 동네 모험을 다니는 친구 우치다가 있다. 동생과 함께 등교 하던 어느 날, 길에서 펭귄을 발견한다. 응? 일본에서 펭귄을?? 말이 안되는 사건에 흥미를 갖게 된 아오야마는 이 일을 노트에 적어둔다. 사실 아오야마에게는 연구하고 있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가 있었다. 스스로 정한 것이긴 하지만 동네의 강을 탐사하거나, 숲 속을 탐사하여 지도를 만들어 두었다. 할 일도 노트에 꼬박 꼬박 적어둔다. 그리고 치과에서 근무하는 ‘누나’를 짝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던 어느날 체스를 잘 두는 하마모토에게 흥미로운 일을 제안 받는다. 펭귄과 바다, 본 적 없는 새로운 생물의 출연... 갑자기 아오야마의 인생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더불어 친구들과 아오야마가 살고 있는 도시도 마찬가지가 되었다.
아오야마와 누나, 친구들, 부모님 들이 펼쳐가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전작에서 보여주던 코믹적인 요소는 조금 줄었다. 하지만 상상력은 더 풍부해진 느낌이다. 여전히 능청스럽게 전개해 나가는 방식에 휘말리다 보면 어느새 맨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소설에 무언가 교훈과도 같은 걸 담고 싶은 것 같은데, 사실 잘은 모르겠다. 분위기는 코믹하다가도 뭔가 슬프기도 하고 먹먹한 느낌이 나기도 한다. 음.. 작가의 소설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인가? 알 수는 없지만 아직까지는 여전히 너무 좋은 작가라 마냥 좋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