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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4 - 1부 4권 ㅣ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4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난 그렇게 할 수 있어. 내 원한으로 불살라서 죽여버릴테야. 난 그렇게 할 수 있어.
찢어 죽이고 말려 죽일테야. 내가 받은 수모를 하난들 잊을 줄 아느냐? (p148)
어린 서희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이 대사가 드디어 나왔다. 그저 드라마 대사 중 하나인줄만 알고 있다가 책 속에서 읽으니 그 말을 해야만 했던 서희의 심정을 헤아리기 보다 뭐랄까, 그저 반가운 마음부터 앞선다. 드라마 토지를 기억하게 만든 대사덕분에 나는 토지를 읽고 싶었고, 책을 읽는 중 드라마를 떠올리게 하는 이 말을 보게 되니 내 기억이 잘못되지 않았구나 싶다.
토지 4권으로 해서 1부 이야기가 마무리 된다.
최참판댁 재산은 역병이 돌아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조준구와 부인 홍씨에게 은연중 넘어가게 된다. 서희는 나이는 어리나 타고난 당돌함으로 그들에게 맞서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서희를 굳건히 지키고 있던 세 명, 길상, 봉순, 수동 중 수동이가 죽고나자 조준구의 만행은 도를 넘어간다. 조준구는 마을 사람들에게도 인심을 잃어 결국 마을 사람들은 조준구의 재산을 빼돌리고 마을을 떠난다. 그 속에 서희, 길상, 용이, 월선, 임이네가 있었다.
하동 평사리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이렇게 1부로 끝이 나고 질긴 목숨들은 용정에서 새 터를 잡아 이어진다.
최참판댁의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는 동안 나라 역시 주권을 잃고 혼란 속으로 접어든다. 을사 보호 조약이 체결되어 나라의 주권이 일본 제국에게 넘어가고, 충성스런 신하들은 자결한다. 해아 밀사 사건은 아무래도 헤이그 밀사 사건을 말하는 듯 싶은데, 이 사건으로 인해 고종은 퇴위를 해야했고, 조선의 군대는 해산하여 나라는 힘을 잃게 된 것이다.
나라가 혼돈에 휩싸이게 되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변화를 일으키는지 토지는 담담히 보여준다.
어서 서희가 자랐으면... 어서 이 나라가 힘을 키웠으면..
책을 읽으면서 바라는게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