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트립 : 그 두 번째 이야기
장연정 지음, 이지예 사진 / 북노마드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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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두고 야금야금 보게되는 책이 있다.

한 장 한 장 넘겨 결국 반 넘게 읽게 되고, 2/3를 읽고.. 그러다보면 그게 그렇게 아쉬워지는 책. 보통 나의 경우 마음에 드는 여행 에세이를 아껴 읽게 된다. 사진도 한번 더 보게 되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 한번 더 읽어보고...

그렇게 아끼는 마음을 갖게 되는 책, 이번에는 <슬로 트립>이었다.

‘ 느리게 숨 쉬는 곳, 슬로 시티를 찾아 ’ 라는 문구가 적힌 이 책은 천천히 사는 것을 중시하는 마을들을 찾아간 여행 기록이다.

느려서 아름답고 불편해서 즐거운 곳, 슬로 시티는 “ 유유자적한 도시” 또는 “ 풍요로운 마을”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 시타슬로” 의 영어적 표현으로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커뮤니티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세계 슬로 시티 연맹이 지정한 5곳, 의 슬로 시티가 있으며, 최근 충남 예산군 대흥면과 응봉면이 추가로 지정되었습니다.

라는 설명이 책의 맨 앞에 붙어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다니...

책장을 넘기면서 그 곳을 볼 수 있다는 설렘이 앞선다. 어느 곳이든 작가의 글과 더불어, 약간은 몽환적이고 정감 넘치는 사진과 함께 소개가 되는데, 그 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다라는 마음 뿐 아니라, 저기서 살고 싶구나... 하는 마음도 든다.

카메라를 향해 수줍은 브이 포즈를 취하시는 착한 표정의 할머니가 좋아보인다. 혼자 여행한다고 안쓰러운 마음에 챙겨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에 내가 다 마음이 따스해진다. 누군가의 집에서 피어오르는 아궁이 연기가, 돌담 옆 소복이 피어난 꽃이, 누군가 널어놓은 옥수수가 그저 아련하게 다가와 마음에 쿵, 하고 파문을 남기고 간다.

왜 너는 그 복잡한 곳에서 불평만 하고 있니... 돌아보면 세상엔 다양한 삶, 그보다도 더 다양한 자연이 존재하는데 말야... 책이 나에게 해준 말이었다.

앞으로도 한참동안 책을 들여다 볼 것 같다. 한 사람의 여행이 또 다른 누군가의 여행으로 이어지는 순간이 되어줄 것 같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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