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 (반양장)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4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크리스마스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바로 <나홀로 집에> 말썽꾸러기 캐빈이 가족들이 여행간 뒤 홀로 남겨져 도둑들과 맞서는 영화다. 시리즈로 몇 편 나왔는데, 그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렇게, 도둑들이 불쌍해진다. 캐빈 녀석은 정말, 벼라별 방법을 다 동원하여 도둑을 물리치는데 그 방법-그런건 대체 아이가 어떻게 생각해 낼수 있더냔 말이다! - 으로 그들이 죽지 않는다는게 믿기질 않을 정도였다. 하여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는 <나홀로 집에>에 나왔던 캐빈같이, 전혀 아이스럽지 않은 녀석들을 싫어라 한다는 것이다. 아이는 아이답게 맹한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캐빈 녀석은 너무도 영악스러웠기 때문이다. 그 기억으로 나는, 말썽꾸러기 아이가 나오는 영화는 다 싫어라 한다. 그래서 <마틸다>라는 영화도 안봤는지 모르겠다. 마틸다라는 영악스러운 아이가 선생님과 교장을 곯려주는 이야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 그러나 이게 왠일이람!!

<마틸다>의 원작 소설 <마틸다>를 읽으며 이렇게 귀엽고 천재인 마틸다를 몰라봐서 미안하단 생각을 했다. 하여튼 멍청한 어른들이라닛!

마틸다와 친구들, 그리고 하니 선생님을 제외하고 이 소설에 나오는 어른들은 정말 내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못되고 나쁘다.

중고 자동차를 판매하는 웜우드씨에게는 아들 마이클과 딸 마틸다가 있다. 그는 자신의 사업을 물려줄 사람으로 아들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딸인 마틸다는 안중에도 없다. 아빠가 회사에 나가고 오빠가 학교에 가고 엄마가 게임을 하러 나가면, 네 살 반의 마틸다는 혼자 집에 있게 된다. 그녀는 혼자 글을 읽기 시작했고, 혼자 시간을 보냈고, 혼자 도서관에 갔다. 집 안의 누구도 그런 그녀에게 관심이 없다. 혼자 세상에 대해 깨우쳐 가던 마틸다는 학교에 가게 되고 하니 선생님과 트런치불 교장 선생님을 알게 된다. 교장 선생님은 말이 안통하고 제멋대로의 사람으로 아이들에게 막대하는 그런 나쁜 사람이었다.

트런치불 교장 선생님과 자신의 부모님에게 마틸다가 하는 짓은 그래서 용서를 받을 수 있다. 워낙 악인으로 나온 사람들이 벌이는 짓이 나쁘고 죄질이 워낙 안좋다보니 마틸다가 하는 것은 ‘작은 애교’정도 밖에 안되는 복수란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는 마틸다를 응원하게 된다. 잘했어, 마틸다. 그 사람들은 당해도 싸단다.


세상엔 어른답지 않은 어른이 너무 많다. 조금 과장되었지만 책 속의 나쁜 어른들도 그런 어른들이다. 그런 어른들 속에서 영리함으로 자신의 길을 당당히 개척(?)한 마틸다가 그래서 더 귀엽고, 좋다는 생각이다.

아, 정말 어른이 되었는데도 아이만 못하다는 건 참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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