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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의 방 ㅣ 푸른도서관 41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금이 작가의 책은 <유진과 유진>만 읽어보았지만 작가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다. <소희의 방>을 읽고 난 지금, 왜 그렇게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알겠다. 어쩜 청소년 시절을 이렇게 잘 묘사하고 지혜롭게 표현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소희의 방>은 <너도 하늘말나리야>에 나왔던 소희의 후속 이야기이다. 전작을 읽지 못했지만, 작품을 읽는데 전혀 문제될 것은 없었다. 할머니집과 작은집을 전전하며 살던 소희가 재혼한 친엄마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참 감동적이다.
그렇게 만나서 이루게 된 새로운 가족과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 되기 위해 하나 하나의 단계를 밟아가는 동안 소희의 알게되는 사실과 열다섯 소녀의 깨달음이 눈물나게 했다. 할머니 뿐 아니라, 엄마, 동생 우혁이와 우진이, 리나, 친구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고 그들을 헤아리는 소희의 모습은 참 의연하고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할머니가 그랬다. 빚에는 돈으로 갚을 것과 마음으로 갚아야 할 게 따로 있다고. 돈으로 갚아야 하는 빚을 마음으로 눙쳐도 안되고 마음으로 갚아야 할 빚을 돈으로 해결해서도 안되는 법이라고. (p64)
사진을 찍으면서 소희는 사람 생각은 글로만 표현하는 게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 사진으로, 그림으로, 음악으로, 춤으로 그리고 디졸브가 꿈꾸는 것처럼 영화로도...... 아저씨가 말했던 세상의 많은 즐거움은 바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의 다양함이었는지도 모른다. (p151)
“ 그래도 네 잘못이 아니야. 그 집 들어가기 전에 이런 말을 해 줬어야 했는데, 무조건 너더러만 잘하라고 한 게 잘못이었어. 더 오래산 어른들이 이해하고 받아 줘야. 어린 너한테 그 짐을 떠맡으라고 하는 게 아니었어. ” (p228)
그리고 소희와 함께 가족 모두는 한단계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소희의 가족들이 그렇게 행복해지는 모습에 나까지 덩달아 행복해지는 기분이었다.
“ 열 다섯 살 때 떠났다가 5년 만에 돌아왔는데, 역시 열다섯 살인 여자애가 이 방에 살고 있다는 게...... 다른 건 다 변했는데 이 방만 바뀌지 않고 그 때의 날 기억해 주는 것 같아. 앞으로 이 방 생각하면 너도 함께 떠오를 거야. ” (p272)
<소희의 방>을 떠올릴때면 한단계 성숙을 이끌어낸 값진 고난같은 것이 담겨 있어 나 역시 그 방을 떠올릴때 행복한 모습의 소희만 떠오를 것 같아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