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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ㅣ 세계문학의 숲 3
토머스 드 퀸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평점 :
책을 1/3정도 읽었을때, 도대체 작가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대체 무엇인지 가늠하느라 잠시 고민했다. 당시 학생이었던 작가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계속 여행 중이었다. (혹은 학교에 가지 않고, 가고 싶은 곳에서 그냥 빈둥대는 삶이라 표현해야 할까) 그가 살고 있던 시절에는 다른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고 선의를 가지고 도와주는 모양이었다.
작가가 끊임없이 나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는데, 미안하게도 귓가를 울리기만 할뿐 내면 깊숙이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 표시로 아래에 달려 있는 설명도 책을 읽는데 방해만 될 뿐이다. 나중에 ‘아편쟁이’가 될 이 젊은 남학생은 대체 왜 이렇게 - 누군가의 도움만 바라고, 돈이 없어 굶기도 하며, 빈집을 전전하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
2부에서는 이제 왜 작가가 아편을 접하기 시작했는지 어떤 기분이었는지에 대한 고백이 이어진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아편에 대한 찬사와 변명이 이어진다고 해야겠다. 다른 사람이 표현을 들어 ‘그것은 정확히 아편을 해본 사람이 쓴 표현이 아니다!’ 라고 하거나 자신의 표현을 다른 아편쟁이들이 본다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편의 주요 효능은 항상 신체를 최고조로 흥분시키고 자극하는 것이다. (p95)
라고 거리낌없이 표현하더니 결국에는
그대는 낙원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 오, 공정하고, 교묘하고, 강력한 아편이여!(p106)
이런다. 이러니 내가 이해할 수가 있겠느냔 말이다. 절대 이해할 수 없으며, 왜 이 책이 다른 작가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가장 큰 의문은, 왜 이 책이 ‘세계 문학’ 중 한권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아, 정말 혼란스러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