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리에트가 웃는다
엘자 샤브롤 지음, 이상해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이 사랑스런 소설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 아직도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지금의 우리나라 시골 마을이나 프랑스 시골 마을이나 젊은이가 없어서 쩔쩔매는 건 비슷한가보다 싶다. 사실 시골이란 곳은 적막하고 조금은 답답하고, 어찌보면 그래서 지루한 곳이란 선입견 때문에라도 젊은이들보다는 노인들에게 어울리는 곳처럼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프랑스 산골 오지에 있다는 이 폴리주악 마을은 ‘납치’를 당해서라도 찾아가 보고 싶을 만큼, 유쾌한 마을이었다!

그런 마을에 100살을 넘긴 쥘리에트가 살고 있었다. 오우 할머니!! 기력도 좋으셔!!

‘내가 살아 있다면’ ‘오늘이 마지막 밤’ 같은 말만 하고, ‘ 거울아, 거울아, 내가 여전히 나이가 가장 많은 여자니?’ 하고 킬킬대며 묻는 이 귀여운 할머니는 100살 하고도 한살 더 그리고 몇 일이 지나가고 있어도 여전히 정정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녀의 이웃에는 ‘방귀쟁이’ 로베르 라르귀에, 식료품 가게를 하고 있는 리폴랭과 아내 지네트, 폴레트와 아들 피에로, 쥘리에트를 돌봐는 오렐리와 그녀의 무서운 어머니 비베트, 우체부 ‘감전된 놈’ 엘비스, ‘두더지’ 레오니, 은퇴 후 폴리주악으로 온 ‘독일놈’ 프란츠와 ‘에스타 부지트’ 마르틴 브란스레거 부부, 선량한 남자 에르네스트가 있다.

아무 일없을 것만 같던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주민들에게 큰 시련이 닥친다.

어머니 폴레트가 사망한 후 마을에서 가장 어려서 - 그래봐야 마흔 일곱이지만, 쥘리에트가 ‘꼬맹이’라 부르며 아끼는 피에로가 마을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피에로는 노인들만 있는 폴리주악에 없어선 안될 인물이다. 텔레비전이 고장나도, 장 볼 물건이 있어도, 고치거나 설치할게 있을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었던 듬직한 피에로가 마을을 떠난다면 대체 누가 그일을 해준단 말인가!!

이제 마을 사람들은 피에로가 마을을 떠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똘똘 뭉친다.

여자가 필요하다고(이 마을에 문제는 젊은 여자가 없다는 것이다!), 결혼하고 아이낳는 삶을 살고 싶어 마을을 떠나려 하는 피에로에게 ‘적당한 여자’를 찾아주고 마을에 머물도록 하기 위한 계략을 꾸미기 시작한다.

과연 피에로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장차 폴리주악 마을의 운명은 어찌 될 것인가! 두둥 ^^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마을 사람들의 노력에 낄낄 대다가, 피에로 때문에 시작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게 되어버린 ‘피에로의 여자 찾기’ 사건이 의외의 감동을 주어 찡한 감정을 느끼다가, ‘백두살’ 땡하고 나이를 먹어버린 쥘리에트를 보며 결국 환한 웃음을 짓게 만든다.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워 아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소설이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유쾌했던건 정말 오랜만이다.

삶이 무료하고 심심하다면 <쥘리에트가 웃는다>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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