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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뚝배기 하실래요? - 입맛 확~ 당기는 손맛 한 그릇
정경지.손유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책의 내용만큼이나 작가들을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는 제목 짓기의 중요성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책의 내용을 함축하면서, 입에 붙듯 발음되어야 하고, 맨처음, 다른 무엇보다 먼저 독자에게 다가가 기억에 남아야 하는 책의 제목.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책, 제목 정말 딱이다.
한 뚝배기 하실래예?
라면 광고에 쓰였던 이 문구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광고가 보여줬던 유쾌함과 시의 적절함이 덤으로 따라왔고,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책장을 넘겨보면, 아, 하고 감탄하게 될지 모르겠다. 문구 그대로 ‘뚝배기’에 담겨진 이 요리들... 먹고 싶다는 욕구를 절로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한 뚝배기’에 담긴 요리들, 정말 좋구나!
‘뚝배기’ 라는 단어에는 묘한 정감이 스며들어 있다. 투박하면서 진솔하고, 글면서도 은근하고 독특한 멋을 지녀 세련되어 보인다. 이 모든 감각을 하나로 아우르는 뚝배기에는 어떤 요리를 담아도 맛깔나고 근사해지면 먹어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 일으키기 충분하다. 그래서 꼭 된장국만 뚝배기에 어울리겠구나... 하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전골이나 국, 찌개와 같은 한식 뿐 아니라 우동, 돈부리, 볶음밥, 퐁뒤, 스테이크, 스튜, 스파게티, 리소토 등 국적 불문하고 그저 뚝배기에 담기만 해도 넉넉해보이고, 입맛을 다시며 한끼 해결할 메뉴들이 가득이다.
요리책을 봤을때 우선 너무 먹음직해서 나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게 한다면, 우선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전혀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은 요리, 그냥 책으로만 다가오는 요리책이라니... 누가봐도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절로 들겠다.
그리고 요리를 만들기 위해 너무 자세한 설명이 담긴 것도 나는 요리책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복잡하고 만들기 어려워 보이는 설명,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는 요리책도 역시 아니다. <한뚝배기 하실래요?>에서는 용서치 않는 것이다.
각 요리마다 < 재료 - 미리 준비해요 - 이렇게 만들어요 > 순서로 전개되는 요리법이 참 간단해 보이지만, 중요한 내용만 담고 있어 보기 편하고 이렇게 만들면 나도 근사한 뚝배기 요리를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을 주기도 한다.
맨 앞에 따로 뚝배기 사용법, 고르는 법, 조미료, 기본 소스 만들기 등을 빼놓아 요리에 맞춰 미리 어떻게 준비해둬야 하는지 찾기 쉽게 해놓았다.
표현그대로, 말그대로, 따라만 하면 된다. 참 쉽죠잉?
한번에 한가지씩 따라 해볼까 싶다.
이 겨울에 따스함이 절로 느껴지는 뚝배기 요리, 생각만으로도 벌써 훈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