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열네 살, 비밀과 거짓말 (문고판) ㅣ 네버엔딩스토리 10
김진영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가끔씩 책은 담고 있는 내용때문인지 몰라도 스스로 독기를 내뿜을 때가 있다. 나쁜 기운은 책을 펼쳐든 그 순간부터 스멀스멀 드라이 아이스처럼 퍼져 나와 읽는 이를 감싼다.
그 기운은 투명하다. 눈치를 채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르고 그냥 넘어가는 사람 또한 있게 된다.
첫장을 넘기면서 좌우를 살피게 되었다.
그렇게 첫장부터 마지막까지 힘들었다.
새어나오는 독기에 따끔따끔 찔리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가끔씩 소설은 허구가 아니라 진실이라 의심될 때가 있다.
사실이 아니라 진실, 그것도 외면하고픈 진실.
혹은 세상에 대고 하는 고해성사같은 기분도 든다.
마음껏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 이해는 하겠지만, 그래도 듣는 사람의 마음을 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적어도 세상에 대고 하는 그 고해성사를 읽는 사람이 신부님은 아니란 걸 좀 알아줬으면 싶은 마음에서였다.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길게 말했지만, 결국 읽기 힘들었다는 말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하지는 않다는 걸 알지만, 눈 앞에 힘든 사람이 있으면 어쩔줄 모르겠는 그런 마음이었다.
솔직히 결말도 그저 세상이 정해놓은 순리에 따라 결정된 것이지 진짜 그렇게 희망적인 결말이었을까 의심도 된다.
열 네 살, 혹은 그 언저리의 아이들이 과연 이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읽는 내내 불안감에 좌불안석이었다가 마지막 장을 넘기며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라는게 고작 그런 호기심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