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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튼 탐정 동물기
야나기 코지 지음, 박현미 옮김 / 루비박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이란 없다.
지금의 현대에 와서는 더 그렇다. 오히려 이미 존재하는 것의 모방을 통해서 또 다른 것을 만들어 낸다. 그것은 모방이라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알을 깨고 나오는 그 순간 새로운 창조가 되었다. <시튼 탐정 동물기>를 보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이 구호가 딱 들어 맞는 실 예가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어디선가 본 듯한 등장인물, 어디선가 본 듯한 사건, 어디선가 본 듯한 사건 해결 방법...... 무슨 데자부 현상도 아니고... 책을 읽는 내내 익숙함에 시달렸고, 그 익숙함의 근원이 어딜까...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하나도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셜록 홈즈의 그것 같기도 하고... 괴도 루팡의 것일지도......
오묘한 사건 수사와 동물 이야기가 만났다. 우리에게 너무도 유명한 ‘시튼 동물기’를 쓴 시튼씨도 등장한다. 동물이 ‘범인인 듯’ 사건이 발생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들은 ‘해결사’ 혹은 ‘탐정’의 역할을 맡는다. 80세 노인이 된 시튼씨는 그 사실을 우리에게 전달해주는 사람이거나 동물들이 마저 풀지 못한 인간이 저지른 부분을 해결하는 탐정의 역할을 한다.
총 일곱 편의 사건이 있고, 각각의 사건마다 얽매인 동물은 늑대이기도 하고, 곰, 고양이, 스컹크, 까마귀, 다람쥐 등이다.
사건을 풀어나가면서 우리는 각각의 동물들이 가진 특성을 잘 알수 있게 된다. 그리고 깨닫게 되는 것은 동물은 상대방이 먼저 공격하지 않는 이상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것 등 시튼 씨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결국 사건을 일으키는 것은 언제나 추악한 마음을 가진 인간이었다. 동물에게 그 책임을 돌리려 하지만 자연과 하나 된, 동물을 사랑하는 시튼 씨 앞에서 거짓을 금세 탄로나 버릴 수 밖에 없다.
시튼씨의 유머와 교묘한 말솜씨에 빠져들다 보면 책은 어느새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었다. 숨막히는 긴장감이나 잔혹한 묘사, 복잡한 미스테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물 이야기, 동물과 연계한 수사 등으로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추리 소설이었다.
시튼씨와 동물들의 활약이 계속 될 수 있도록 시리즈로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