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내지 마 민음사 모던 클래식 3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다 읽어 내기 위해 세 번의 도전이 필요했다. 매번 책을 펼쳤다가 다시 덮기를 두 번, 세 번 정도 했기 때문이다. 제목부터 내용까지... 그리고 책이 은연중에 풍기는 뭔지 모를 음산함까지 어느것 하나 내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끝까지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이 책이 <이 미스테리가 대단하다>라는 시상식에서 상위권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해동안 출간되는 엄청나게 많은 책 중에서 상위권에 있다는건 그만큼 책의 완성도가 높다는 이야기일텐데, 이 책이 어떻게? 라는 호기심이 생겼다고나 할까, 끝까지 읽는다면 내가 몰랐던 책의 매력을 알 수 있게 될 것 같았다. 

내 이름은 캐시 H. 서른 한 살이고 11년 이상 간병사 일을 해왔다.

이렇게 캐시의 입장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즐겁고 유쾌하기보다 메마르고 건조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 혹은 옛날 가장 행복했을 때로 돌아가 회상을 통해 그 시간을 다시 생각해보고, 그 행복감을 다시금 곱씹어보는 줄 알았는데, 왠지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듣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하기만 했다. 그녀가 털어놓는 10대의 이야기는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그냥 그런 평범한 일상인 듯 보이기도 했다.

‘헤일셤’이라는 학교에서 보낸 시간들은 비밀로 가득차 있다.

내가 읽고 있는 이 이야기들은 대체 뭐란 말인가.

그냥 평범한 일상인줄만 알았는데, 중간 중간 무언가 넘어가지 않는 가시처럼 걸리는게 있다. ‘정기 검진’ ‘ 기증’ ‘ 바깥 세상’ ...... 알 수 없는 의미의 단어들이 떠돌고 있었고, 그에 따라 내 마음도 떠도는 기분이다.

이 이야기는 클론에 대한 이야기였다. 어쩜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SF적인 상상을 당연시하는지... 속은 기분 같은 것이 든다.

처음부터 서기 2050년... 이 세상에는 클론이 존재했다..

뭐 이렇게 시작되었다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어나갔을텐데, 기초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일상화된 미래세계를 만나니 오히려 내가 더 당황하게 된다. 

어쨌든, 세 번의 도전 끝에 끝까지 읽어냈다. 이야기는 무언가 근원적인 질문을 내게 던져주는 듯 한데, 나는 그 질문을 이해할 수 없었고, 그래서 답을 잡아낼 수 없었다. 희미하기만 했다. 그들의 존재의미를 물었다면 그런 방향으로 답을 찾아볼텐데, 그저 사건이 진행 되는대로 따라가야만하여 좀 답답하게도 느껴졌다.

한번 더 읽어야 하나?

그런다면... 내가 이 책이 담고 있는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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