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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걸음 - 한 번에 한 걸음씩 기적을 찾아 떠난 산티아고 길, 2010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순진 지음 / 샨티 / 2010년 4월
평점 :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한 책이다. 왠지... 이제는 지명과 약간의 설명만 들어봐도 아, 거기... 하며 어딘지 알 듯 하다. 그리고 점점 지명들도 익숙해져가고 있다. 순례길에 관한 책을 꾸준히 읽고 있으니 그렇다.
2008년... 우리나라 나이 서른의 한 처자가 순례길에 나선다.
그녀는 발목이 많이 아프다. 고통에 잠을 잘 수 없을만큼.
하지만 어느날 계시같은 걸 듣는다. 떠나라고... 산티아고 순례길에 나서라고...
몸이 아프고, 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그녀는 그 곳에 가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훨씬 늦고, 또 가끔은 기차나 버스, 택시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하여 산티아고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그 기록이었다.
힘들어서 울고, 아파서 울고, 우는 자신 때문에 한심해서 울던 그녀였지만, 결국 그렇게 자신만의 목표에 다다르는 그 모습이 참 대견하고 감격스러울만큼 감동을 준다.
그래, 결국 원하는대로만 살기에도 짧은 인생이다.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무얼까? 마르티나도 내 나이 땐 원하는 게 뭔지 전혀 몰랐다면서 무얼 선택하든 결코 늦지 않았다고 말해주었다. (p235)
병철씨는 말했다. “ 까미노의 기적은 바로 사람인 것 같아요. ” (p240)
그 길에는 기적이 있을수도, 없을수도 있었다. 그렇게 내린 결론에 그녀는 만족하고 있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나온 산티아고에 관한 책 중 드물게 마음에 드는 책 중 하나이다.
처음에 멋모르고 그저 정보가 많은 책을 선호하고 그랬는데, 요즘엔 여행 에세이에 이렇게 자신의 감정이나 깨달음 등을 적는 책이 더 좋다. 솔직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그녀가 믿는 신이 내가 믿는 신과 비슷해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녀가 생각하는게, 그녀가 여행을 통해 깨닫는 것이 나의 그것과 비슷해서 이기도 했다.
아... 나의 산티아고 순례여행은 도대체 언제 떠날 수 있는 것일까...
그 계시가 나에게 언제 올것인가.. 문득 궁금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