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찾아 떠나다 - 사진기자가 유럽에서 풀어가는 사진 이야기
채승우 지음 / 예담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우선, ‘연수 계획서’라는 것을 작성하여 삼고초려 하다보면 그것을 받아들여 주는 회사가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사회라는 곳에서 우리가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건, 휴가라는 짧은 기간동안의 여행아니면, 휴직이라는 방법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라 알고 있었는데, 뭔가 고정된 틀을 깨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며 부러움이 커져만 간다.

어쨌든 멋진 연수 계획서를 작성한 덕분에 6개월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을 얻게 된 저자는 프랑스, 독일, 영국로 ‘사진’을 통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나서 얻게 된 결과물이 바로 이 책 <사진을 찾아 떠나다>였다.

시작은 프랑스 파리에서였다.

<사진의 탄생>이라는 오르셰 미술관에서의 전시회부터였다. 사진이 탄생되었을 시기는 회화에서 ‘인상주의’가 유행했을 당시였다. 시작이 좋다고 하더니, 그건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인상주의파 그림을 좋아하는데, 시작부터 그런 이야기가 나오니 호기심이 동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1839년을 일반적으로 ‘사진 탄생의 해’라 부른다고 한다. 이처럼 사진의 탄생에서부터 회화와 사진의 관계, 역사, 주목받고 있는 사진가와 그 작품, 이후 페르피낭에서 열리는 저널리즘 사진축제 ‘비자 푸르 리마지’에서부터 독일, 영국에서 개최되는 사진 관련 전시회까지, 유럽을 누비며 갖가지 사진에 관한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전해준다.

사진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관련 학과 학생들이나, 아니면 전문가들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어쩌면 별 것 아니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처음 접하는 나로서는 이 모든 이야기들이 아주 흥미롭고, 새로워 재밌게 다가왔다. 이런 사진에 대한 사실 뿐 아니라, 저자가 사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 우리 사진업계(?)의 한계에 대한 안타까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과 새로운 것을 접하면서 가져보는 희망까지, 글 안에 담겨 있는 모든 ‘사진에 대한’ 생각들도 마음을 움직인다.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에 대한 애정이 넘쳐 흐른다.  

프랑스에서, 사진을 따라 걷고

독일에서, 사진을 읽고,

영국에서, 사진을 생각하던 여행이 다시 파리에서, 사진을 즐기며 끝을 맺는다.

그 여정을 함께 하면서 내가 모르는 직업 혹은 일에 대한 생각과 함께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어 좋았고, 여행하는 도시에 대한 관심으로 살짝 흥분되기도 하며 즐거웠다. 보통 여행 에세이에서 정보와 감성, 두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 생각되는데, 이 책은 두가지를 모두 적당한 선에서 충족시켜 준다.

그래서 그 여정과 함께하는 시간이 참으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