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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 톨스토이와 안나 카레니나, 그리고 인생
석영중 지음 / 예담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톨스토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이지만, 나는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고, 미안하게도 그의 작품을 한 권도 읽은 것이 없다. 영화로도 다수 만들어졌다는데, 영화조차 보질 않았다.
그저 ‘톨스토이’라고 하면 지레 겁을 먹고 어려운 이야기일까, 아는 것이 없음을 들킬까 얼굴을 찌푸리게 된다.
하필이면 이 책을 펼쳐든 날이 6월 12일.
남아공 월드컵이 개막하고 우리나라가 그리스와 첫 경기를 벌이던 날이었다. 책을 펼쳐들긴 했지만 하루종일 불안하고 흥분되는 기분 때문에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핑계를 대자면 그랬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괜찮다. 톨스토이, 그의 삶이 궁금해질뿐 아니라, 이 책에서 추천하는 ‘안나 카레니나’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톨스토이의 책에 대한 이야기지만, 원래 책보다 더 잘 포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톨스토이에 대해 알아보자는 책이지만, 저자는 ‘톨스토이’에 상당히 능통해 보인다.
톨스토이의 삶은 50대를 기점으로 그 앞의 소설을 쓴 시기와 그 뒤, 참회를 하며 산 시기로 나눠진다고 한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크로이체르 소나타’ ‘부활’ ‘ 가정의 행복’ 과 같은 유명한 소설을 쓰기도 했지만, ‘참회록’ ‘ 인생의 길’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 첫걸음’ ‘ 하느님인가, 재물인가’ ‘ 사람들은 왜 스스로를 마취시킬까’와 같이 사람들을 계몽시킬 목적의 글을 쓰기도 했다. 많은 아이들을 낳았지만, 결혼은 절대 하지마라고 말하고 다니는 모순된 삶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람이 바로, 톨스토이라고 한다. 위에 언급된 소설과 에세이 등은 안나 카레니나 외에 책에서 언급된 책들이었다. 자신의 삶과 생각을 투영한 소설과 에세이를 통해 우리는 톨스토이에 대해 알수 있는 것이다.
나란 사람은 책 속에서 문장에 어떤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지 잘 잡아내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는데, 이 책을 통해 먼저 톨스토이의 책을 읽을 때는 어떠한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미리 도움을 받는 기분이었다. 톨스토이의 문학을 그저 어렵다고만 느끼지 말고, 그 배경이 어떠한지 미리 알고 보면 더 잘 이해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의 <입문서>라고나 할까.
필요한 부분만 책에서 퍼와 그에 담긴 의미가 어떤 것인지 조목조목 이야기 해준다.
그런면에서, 나처럼 아직 톨스토이의 책을 접해보지 못했던 사람이나 이미 접했으나, 그 안에 숨은 의미를 잘 깨닫지 못하는 사람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