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111
한국여행작가협회 지음 / 열번째행성(위즈덤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서울에서 오래 지내다 보면 편한 것에 너무 익숙해져 게을러지기 쉽다. 거기다 만약 차까지 있다면 더욱 그렇게 되기 쉽다. 버스, 지하철, 승용차...... 서울에 있다보면 잘 발달된 교통망때문에라도 걸을 일이 없어진다. 그렇게 편한 것에 익숙해지다보면 인생 또한 그렇게 편안해질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걷는 것을 포기함으로 인해 얻을 수 잇는 것이라곤 비만과 나태함과 같은 나쁜 영향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이 나 뿐만은 아닌 것 같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열풍’이라 불릴 만큼 곳곳에 걷기 위한 길이 조성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튼튼한 ‘자신의 두 발’로 걷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한 때에 걷기 여행을 위한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책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111>이 나왔다. ‘여행’에 있어서 ‘고수’라 칭할, ‘달인’이라 부를 ‘여행 작가’들이 모여 대한민국 방방곡곡, 널리 알려진 길에서부터 숨겨진 길까지, ‘걷기’에 적합한 길을 소개한 책이다.

제주의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의 경우 워낙 자연적인 경관이 뛰어나고 홍보를 많이 하여서 알려진 정보가 많지만,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충청도 등의 지역에 숨겨진 길은 아는 사람만, 혹은 살고 있는 사람만 아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그러한 숨은 정보까지 찾아내 이 책에 담았다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더 기쁜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서울에도 ‘걷기에 좋은 길’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는 점이다. 남산의 산책로, 부암동길, 하늘공원의 아름다운 메타세퀘이어길......

자동차, 버스, 지하철, 철도...... ‘더 빠르게’를 외치며 우리 곁에 존재하는 갖가지 교통편, 많은 사람, 답답한 공기, 그만큼 더 답답하게 다가오던 ‘서울’이란 장소가 이 책을 보고 난 후, 무언가 뻥 뚫리듯, 숨통이 트이게 하는 활력을 느끼게 해준다. 도심 속에 버티고 있었던 이 길을 왜 그동안 몰랐을까....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그 마음은 곧 책 속의 아름다운 풍광을 만나러 가고 싶다는 설레임으로 금세 바뀌어 버렸지만.

기대되는 첫걸음을 서울 남산 산책로에서 시작해 보기로 한다.

가는 법을 확인하고, 어떻게 걸어야 할지, 지도도 확인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올레길, 둘레길이 내 주위에 바짝 다가와 있다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오랜만에 나른했던 일상에 새로운 기대감이 꽉 차는 기분이다.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111>이 내게 준 새로운 기운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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