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의 비밀 - 어느 위대한 과학자가 남긴 연금술에 관한 위험한 두뇌게임
큐르트 에우스트 지음, 손화수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책이 출간되는데에도 어떤 흐름이나 유행이 분명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때 그 때 적절한 시점이 있기 때문에 한 인물을 부각시키는 일도 있겠지만, 이렇게 미스테리한 소설을 앞에 두고 있으니, 누군가, 혹은 비밀 단체 같은 곳에서 ‘ 흠, 이 인물을 한번 내세워 사람들의 관심을 이쪽으로 쏠리게 해볼까?’ 하고 유행을 조장하는 것은 아닐까... 괜한 상상을 해보게 된다. 이 책을 읽기 전, 신문에서 책에 관한 기사를 읽는데, ‘뉴턴’과 ‘연금술’이란 단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당연히 <뉴턴의 비밀>에 관한 기사겠거니... 생각했는데, 다른 출판사의 책이었다. 비슷한 내용의 다른 책을 보니 문득 이런 상상까지 하게 된 것이다.

 

“ 하지만 뉴턴에 대한 책은 이전에도 많이 나왔잖아요. 뉴턴에 대해서는 이제 사람들이 알 만큼 다 알고 있기도 하고...... ”

“ 그건 우리가 어떤 시각으로 뉴턴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요. 뉴턴과 관련해서는 너무도 많은 패러독스가 존재하고 있어서, 현대인들은 뉴턴이 어떻게 해서 그처럼 굉장한 천재로 인정받게 되었는지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 (p172-3)

 

책 속의 이 말처럼 뉴턴에 대해서는 알려질 만큼 알려졌기에, 그를 가지고 이렇게 미스테리 소설이 나올 수 있다고는 생각지 못했다. 뉴턴은 정말 비밀 결사 ‘프리메이슨’의 회원이었으며, 평생 연금술에 대해 연구했던 것일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 당신은 어떤 점 때문에 뉴턴에게 매력을 느꼈나요? ”

“ 그의 천재성, 숫자의 뒷면까지도 볼 수 있는 특별한 감각, 새로운 조합으로의 가능성을 볼수 있었던 그의 날카로운 시각, 그리고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을 시도했던 그의 창의성...... 그는 이 세상 전체를 풀어야 하는 하나의 수수께끼로 보았지요. 그리고 그 수수께끼의 아주 중요한 부분을 출어내기도 했어요. 과학은 그 덕분에 이전보다 몇 배로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 (p397)

 

이야기는 한 아름다운 여인의 어이없는 자살로 시작된다.

아무도 여인이 그렇게 목숨을 끊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그 순간, 그 장소에서 그녀는 자살을 한다. 그녀의 이름은 마이 브릿 포센, 두 아이의 어머니이자 출판사의 편집장으로 뉴턴에 관한 책의 출간을 앞두고 있었다. 그녀의 전남편인 예벤 빅은 그녀가 자신에게 남긴 유서를 바탕으로 그녀의 죽음의 배후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절대 자살을 할 사람이 아니야! 라는 단정에서 시작되어 그녀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동안 그에게도 똑같은 죽음의 공포가 어리기 시작한다. 도대체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간 사람들의 정체는 누구일까?

뉴턴의 시대와 현재가 교차되면서 벌어지는 이 이야기는 뉴턴에 대한 궁금증 뿐 아니라, 예벤 빅이 그녀가 남긴 단서를 찾아가기 위해 보여주는 ‘수의 향연’에, 암호까지 더해져서 다양한 재미를 준다. 보통 이런 미스테리 소설은 전 세계를 누비게 되는데,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의 나라가 주배경이 되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스칸디나비아의 지역과 파리, 영국이 주가 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면 특이해 나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다만...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뉴턴은 자신의 강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굉장히 싫어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내가 이 책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레 미안해져서 먼저 털어놓는 말이다. 왜 그런 책이 있잖은가. 분명 다 읽긴 했고, 이야기의 흐름은 알겠는데, 정작 중요한 부분은 놓친 것같은 불안감이 자꾸 들게 되는 그런 책 말이다. 내가 이해한 것이 정말 다 이해한 것일까 의심하게 되는 책. 사건은 끝났고, 나는 이 두꺼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는데, 나는 정말 범인이 ‘겨우’ 그 사람들일까... 생각하고 있다.

훌륭한 명강의가 펼쳐졌지만, 정작 강의를 듣는 사람이 이해가 부족한 이 사태..

요것만 없었다면 정말 완벽했을 <뉴턴의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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