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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나 가족 만만세! - 아고라를 뒤집어놓은 됵한 가족 이야기
나야나 지음, 양시호 그림 / 큰솔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포털 사이트 ‘아고라’ 하면 촛불이 떠오른다. 아니면 미네르바.
이처럼 정치, 경제적인 소통의 광장인줄만 알았던 아고라에 글을 올려 이렇게 책까지 내게된 가족이 있다는 건 이번에 알았다. ‘ 아고라’는 정치, 경제 뿐 아니라 모든 주제를, 세상에 있는 모든 주제가 소통하는 장소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각설하고 얼마나 ‘대단한’ 가족 이야기이길래 아고라에서도 조회수가 높고, 이렇게 책으로까지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져 얼른 책장을 넘겨본다.
인터넷에 올린 글답게 읽기가 쉬웠다. 아니, 오히려 더 편하게 보라고 글자를 크게도, 작게도, 글자의 색을 다르게도 하며 변화를 주었다. (원래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중간 중간 적절하게 그림도 삽입되어 있다. 그래서 책은 쉽게 읽힌다.
쉽게 읽히지만, 내용도 그럴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흔을 넘긴 부모님을 모시고 초등학생 아들, 딸과 함께 사는 부부의 이야기였다. 서울 하늘 아래 3대가 복작복작 모여살기 힘들텐데, 이 가족 여섯 명(?)의 대가족으로 꿋꿋이 모여산다. 우리 곁에 흔히 있을지 모를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 이웃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다른 가족들과 좀 다른 것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지극히 현실적이고, 생각이 좀 4차원적이라는 것. 아니다. 4차원은 아니다. 원래 가족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떤 때에는 자기 욕심 먼저 챙기려는 개인 플레이였다가, 또 다른 때에는 한없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존재.
‘세렝게티 초원만큼이나 복잡한, 물고 물리는 먹이 사슬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가족이지만, 그래서 더 행복하고, 그래서 더 넉넉해보인다.
초원의 긴장감 넘치는 먹이 사슬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연발, 애정으로 똘똘 뭉친 먹이 사슬은 그렇게 편하게 다가온다.
가족이기 때문에 상처받는게 있다면 가족이기 때문에 이렇게 마음 다독이고, 위로해주는게 분명 있다고 이 가족이 몸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가족 만만세!를 외치게 만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