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소년 - 상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21세기 소년을 보기 위해서는 먼저 22권까지 나온 ‘20세기 소년’을 읽어야 한다.

아주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생각했던, 지구 멸망에 관한 이야기가 성인이 된 후 진짜로 펼쳐진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좀 더 나은 미래,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계획이 아닌, 그저 장난으로 이야기한 국회 의사당이 폭발하고, 고칠 수 없는 바이러스가 만연한 지구, 그렇게 시작하여 결국 인류 모든 사람들이 사라지게 되는 지구 멸망에 대한 시나리오를 진짜로 만들어 버린 ‘친구’ 집단에 대응하여 켄지와 친구들이 뭉쳤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일이라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기억도 희미하고, 켄지와 친구들이라고 하지만, 힘없고, 돈없고, 의욕없는 사람들일 뿐이었다.

위험한 일이 닥치면 무조건 도망치라고, 그렇게 해서 살아남기만 하라고 하는 켄지.

솔직히 22권까지 이야기가 진행되고 복잡해 질수록 도대체 어떤 결말을 말해줄 것인지에 대해 많이 궁금해했다. 22권이 끝나고 새로이 2부가 시작될거란 이야기를 듣고, 그래도 이왕 읽기 시작하고, 모으기 시작한 책이라 끝까지 봐야겠다고도 생각했다.

무쇠팔, 무쇠다리를 가진 영웅이 아닌 사람들이 지켜내는 지구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 이후 2부의 이야기는 더 이상 진행형이 아니라, 과거의 일에 대한 변명? 과 같은 이야기 모음이다. 서로 연결되어 끝이 보이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과거와 미래가 연결되고, 이미 예견된 결말을 이끌어내기 위한 번외편 모음집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렇게 상, 하로 나뉜 2부를, 이런 결말을 기다렸던 건 아닌데......

뭔가 아쉽기도 하지만, 20세기 소년을 거쳐 21세기 소년까지, 그런 대단한 이야기를 함께 한 것만으로 좋았다고 스스로 위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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