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의 동행
미치 앨봄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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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나는 ‘종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왠만하면 회피하고 본다.

누군가 나에게 종교가 있는지 물어보면 없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절대자 하느님의 존재는 믿고 있다. 그러면서도 요즘엔 법정 스님의 책이며 불교 관련 서적도 읽는다.

나는 절대자의 존재를 믿고 자신을 낮추어 바르게 살기만 한다면, 굳이 ‘종교인’이라는 것을 내세울 필요도, 누군가에게 종교를 강요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을테니 간섭하지 말라는 표현일수도 있어 일견 건방져 보이고, 혹 제대로된 믿음이 아니라며 누군가는 탄식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종교라는 것이 ‘일생을 두고’ 고민해야하는 것이라는,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이 혼란스러운 시대엔 딱 그정도면 됐다 싶다.

 

예전에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책 ‘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 이 있었다. 말 그대로 베스트셀러였기 때문에 나도 구입해서 읽은 기억이 있다. 죽음을 앞둔 교수와 화요일에 만나 여러 가지 주제로 나눈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는데 <8년의 동행>은 그 때 교수님을 인터뷰했던 미치 앨봄, 저자가 낸 책이다. 그 때의 감동을 기억하며, 책장을 넘기는데,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과는 다른 책이었다. 바로 ‘종교인’에 관한, 종교에 관한 것이 주된 주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종교관에 대한 짧은 생각을 안 밝힐 수가 없었다.

‘잘못된 장소에서 잘못된 시기에 이루어진 만남’ 이란 바로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나와 이 책의 만남은 ‘잘못된 것’ 이란 생각이 든다. 종교에 대해 그리 관대하지 않은 나에게 아무런 기척없이, 자신이 ‘종교적’임을 굳이 숨기려했던 이 책을 만난 것을 나는 그렇게 평가한다. 그러니... 별 셋이라는 평가를 두고 뭐라 하지 마시길.

“ 그게 바로 믿음이고 신앙이야. 사람들이 얼굴에 침을 뱉으면 ‘비가 내리나 보군.’ 하고 말하는 것. 그리고 내일 또다시 찾아가는 것. ” (p73)

딱 이부분에서 나는 ‘막무가내’의 의미를 깨닫는다. 소통없는 종교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느낀다.

그러니 이제 그만.

나와는 정말 맞지 않는 책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평가될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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