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의 특권
아멜리 노통브 지음, 허지은 옮김 / 문학세계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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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쉽다고...

왜 자꾸 <왕자의 특권>의 서평을 쓰는데 이 말이 떠오르는지...

아무래도 이 책이 나의 노통브 두 번째 책이어서 그런가싶다.

아멜리 노통브와 첫 번째 만남은 <적의 화장법>이었다. 두사람의 대화를 쫓아가다 만나는 독특한 결말이 참 새롭기도 했다. 물론 그 과정이 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전개 방식이어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고.

하지만 이제는 ‘ 노통브 방식’에 익숙해져가나보다. 처음 툭하고 던지는 독특한 시도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자유로워지려면 의심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되는 법. 자유롭기로 결심한 사람은 쩨쩨하고 좀스런 생각을 가져선 안된다. 이것저것 따져서는 안되는 것이다. (p35)

내가 내가 아닐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 아니, 방법이 존재하기는 할까?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 나의 집에 “ 자동차가 고장이 나서 그러는데요, 댁의 전화를 좀 써도 되겠습니까? ” 라며 들이 닥친 후 전화기를 받아 번호를 누르자마자 풀썩 쓰러진 후 죽어버린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그리고 바로 그 전날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 만약에 누가 선생님 집에 찾아왔다가 느닷없이 죽으면, 절대 경찰에 신고하지 마세요. 택시를 불러타고, 친구가 몸이 불편하니 병원으로 가자고 하세요. 사망은 응급실에서 확인될테고, 그러면 선생님은 그 사람이 병원으로 오는 길에 죽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줄 확실한 증인을 확보할 수 있어요. 그렇게 하면 일은 조용히 마무리 되는 거지요. ”

이것이 바로 <왕자의 특권>의 시작이다. 새롭고 독특하지 않은가?

생각지도 않았던, 그리고 과연 그러한 일이 벌어질 수나 있을까? 하고 생각했던 일에 휩쓸려 버린 ‘밥티스트 보르다브’.

그가 선택한 방법은, 그 어느 것도 아니었다. 경찰에 신고하지도 않았고, 그를 데리고 택시를 타지도 않았다. 그가 선택한 것은 자신의 집에 들이닥친 바로 그 사람, “ 올라프 질더 ” 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가슴 두근거리며 찾아간 올라프의 집에서 그는 자신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지그리드’를 만난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 어쩌면 사람이 죽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지낼 수 있는지... 수많은 의문이 생기지만, 아무래도 작가에게 친절하게 그것을 설명해 주길 기대할 수는 없다. 그저 혼자서 답을 찾아가야 할 듯 싶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렇게 생겨난 <왕자의 특권>이지 사건의 개연성이나 사건 자체에 대한 의문이 아니기 때문에 나의 질문에 대한 답이 있을지나 모르겠다.

아멜리 노통브, 그녀의 독특한 시각, 의외의 전개 방식을 만나 볼 수 있었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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