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김희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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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도 그 길을 걸으리라... 항상 다짐하고 생각하는 길이 있다.

장장 800km에 달한다는... 온전히 두 발로만 그 길을 걸어낸다는 바로 ‘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2006년 먼저 그 길을 걸은 친구에게서 처음으로 그런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에게도 꼭 그 길을 걷는 경험을 해보라하던 친구의 권유때문이 아니어도 언젠가 꼭! 하며 마음에 담아둔 길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꾸준히 찾아 읽게 되는 ‘산티아고’ 관련 책들에서 항상 그길을 걷고 나면 무언가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고 말해서 더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산티아고에 관한 많은 책들은 무언가 하나씩 나에게 알려준다. 김남희씨의 책을 읽고는 ‘걷기’를 통한 여행이 있다는 걸 배웠다. 남궁문씨의 책에서는 산티아고 길의 고요함을 보았고, 또 다른 이의 여행을 보면서는 산티아고로 향하는 다양한 길이 있음을 알게 되거나, 새로운 친구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보기도 하고, 마냥 아름답기만 한 길이 아니라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고, 힘들 수도 있는 길이란 것을 알았다.

모두 내게 그 길이 아직 내 곁에 있고, 언제나 내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주는 듯 했다.

모두가 산티아고로 향하는 하나의 길을 걷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모두가 가야할 단 하나의 길이란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각자 다 자신만의 길을 걷는다. 무엇이 최선이고 무엇이 가장 진정하다고 누가 말할 것인가. (p158)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한 책을 많이 읽다보니 책마다 다른 어떤 느낌이 있다.

상당히 감상적인 여행기가, 혹은 그저 일정을 따라 기록에 충실한 여행기가, 아니면 적당한 깨달음과 자신의 상황을 잘 정리하여 현실적인 내용을 담은 여행기가 있다고 구분짓는데, 이 책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의 경우는 가장 마지막 경우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경우, 나는 책 읽는 맛을 느낀다.

독일인 하페 케르켈링이 지은 산티아고 여행기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를 읽고 나는 산티아고에 가보고 싶다는 결심을 더욱 굳힐 수 있었는데, 다른 사람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지저분한 것을 싫어하는 나도 그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나의 산티아고~> 책의 경우도 좀 더 현실적인 산티아고 길의 모습을 전해준다. 저자 뿐 아니라 그녀가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어떤 숙제같은 것을 가지고 길을 걷고 있었다. 길이 끝날 때, 어떤 이는 해답을 얻지만, 어떤 이는 여행이 끝나고 나중에 어떤 것을 얻을 것이라는 깨달음만 얻을 수도 있었다. 아니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기도 하고.

하지만 바로 위의 구절이 전하는 의미처럼, 그 길을 잘 걸었다, 못걸었다 혹은 길을 통해 얻은 답이 정답인지 오답인지 구별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영어를 잘하던 아니던, 스페인어를 잘하던 아니던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마음으로 나누는 그 교감은 아마, 오롯이 걷는 사람의 몫일 것이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그런 점들 때문에 나는 더욱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야겠다고 또다시 다짐에 다짐을 하고 있다. 

다른 무엇보다 ‘사람’이 힘이며,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분명 어떤 깨달음이 다가올 것이라고 말해주는 책. 내안의 나를 어떻게 직시할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 산티아고 길을 걷게 되면 스스로를 더 사랑하게 될 거라고 말해주는 책.

나는 이 책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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