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레시피 Slow Recipe - 천천히 걷고 싶은 당신에게
휘황 글.그림 / 나무수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제목의 ‘레시피’란 단어만 보고 요리와 관련된 책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책이 담고 있는 걸 내 마음대로 풀어 나열해 보자면 이렇다.

‘ 느리게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재료, 혹은 비법’

그 재료들을 가지고 휘황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말해주는 책.

뒤표지의 ‘ 아름다운 청춘을 위한 네가지 재료, free, peace, eco, slow ' 이런 문구가 나의 해석이 그럴 듯 하다고 지지해 주는 듯 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요리책이 아니란 말이다.

 

휘황. 나 역시 코 위의 점 때문에라도 그를 기억하고 있다.

성별이 구별되지 않는 얼굴을 지닌, 모델,

뭐 이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는 그는 재일교포이고, 요리사인 엄마를 두고 있으며, 지금 7년째 한국에 적을 두고 있지만, 모델, 혹은 디제잉을 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 뿐 아니라 세계를 오가며.

 

모델이란 어떤 직업인가... 그리고 디제잉이라는 것도...

잘은 모르지만, 유행을 앞서가야 하기에 남들보다 앞서서, 적어도 뒤처져서는 안되게 살아가야 하는 직업이 아닌가.

그런 그에게 어쩌면 ‘slow’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책 속에 보여지는 그는 느리게 사는 즐거움을 터득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동물원에 산책가는 것을 좋아하고, 공원에 소풍가서 도시락을 먹고,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서 좋은 재료를 구해다 요리를 하고, 혼자 페인트칠을 하고, 친구들과 집에서 조촐한 파티를 즐기는 것을 좋아하고...

가장 휘황찬란한 영역에 있어야 할 것 같은 그가 그와 반대로 느릿느릿 몸을 움직여야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즐거움을 찾고 있다.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을 것이다.

여러 가지 많은 답 중에 그가 보여주는 답은 이렇게 느리고, 소박하다.

 

(덧붙임 : 다만, 한가지 개인적인 불만은(물론 그에 대한 불만은 아니다)...

블로그적인 사진과 글을 이렇게 책으로 보여주는 요즘 추세가 그리 달갑지 않다는 것.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한 개인의 소소한 일상을 인터넷 공간이 아닌 책으로 만난다는게 나는 아직까지 적응이 안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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