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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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앞에는 두 권의 책이 놓여 있다. 하나는<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다른 하나는 <그건 사랑이었네> 이다. 하나는 소설, 하나는 에세이.

하나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른 한권은 삶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어쨌거나... 두 권의 책은 모두...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살아가라고 말해 주고 있지만, 그 방식은 천지차이다.

한 권은 죽음과 가까운 가장 밑바닥까지 떨어져 보기를 원하고, 다른 한권은 삶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기억하고 즐기며 생을 찬미하라고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어느 것이 더 좋다, 나쁘다 하고 말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라면.. 가장 행복한 삶을 꿈꾸게 하는 그런 방법을 선택하고 싶다. 

그녀가 돌아왔다. 이런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이 후 몇 년 만일까... 그녀를 책으로 만나는 일이.

참으로.. 참으로... 반갑다.

열심히 생을 살아가는 삶을 우리에게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는 그녀, 한비야님이다.

어쩌면 그렇게 힘이 넘칠까 싶기도 하고, 그녀가 못해내는 일이란 없을 것 같은 씩씩한 그녀였다. 실패도 모르고, 남자보다도 더 강인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 <그건 사랑이었네>를 통해 느껴지는 그녀의 모습은 지금과는 달랐다.

이번 책이 더 좋은 것은 그동안 앞에서 선봉장 격으로 나서서 씩씩한 모습만 보여주던 그녀의 알콩달콩한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녀는.. 영웅이 아니라 한사람의 노력하는 사람일뿐이었고, 단점 하나 없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단점을 이겨내고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를 낮춰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녀에게 너무 많은 선입견을 심어 놓고, 너무 많은 짐을 지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이다.  

p93 스물아홉 살에 비틀거리는 자신이 싫다고 했는가? 나는 지금도 비틀거린다. 비틀거리지 않는 젊음은 젊음도 아니다. 그것이 바로 성장통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비틀거린다고 자책하지 마시길. 누구나 흔들리고 비틀거리면서 큰다. 당신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 

p164 책읽는 재미를 알고난 후부터 정말이지 나는 심심하다는 단어를 모르고 살고 있다.

p169 자기 계발서도 그렇다. 예전에는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 궁금해서 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 누가 들어도 맞는 말로 가득하지만 결국 자기를 계발한다는 건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의 문제니까.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쩌면 내가 삼십년 이상을 살게 되면서 조금씩 어렴풋이 알아가던 그런 것이었다. 인생을 살면서 느끼게 되는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단순한 일상의 모습을 그녀는 담담하게 그 속에 의미를 담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그녀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 혹은 닮고 싶은 여성으로 꼽힌 이유를 스스로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내가 생각할 땐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제시했다는 점, 그 이전에는 몰랐던 베푸는 삶의 아름다움, 즐겁게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삶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노력하고 사는 자신의 일상을, 그리고 힘들어하면서도 앞으로 전진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삶을 사람들에게 거짓없이 보여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실 나조차도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내가 놓인 상태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돕는 법을 찾기란 힘들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녀는 어떻게 돕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 나이 먹도록 아직까지 헤매고 하고 싶은 걸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맴돌고만 있는 용기 없는 청춘에게 나도 그래요.. 그래서 나는 노력해요... 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그녀였다. 

책을 읽으며 행복했다.

그녀에게는 없었지만, 이렇게 인생을 살았으면... 싶은, 보고 배울 수 있는 생생한 멘토가 나에게는 있다. 단지 그것때문에라도 더욱 그런 마음이었다.

그리고...

베로니카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보여주고 싶었다. 자신의 삶이 너무나 무료하다고만 생각하고 죽기로 결심한 그녀에게 ‘한비야님’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녀를 보고 나서도.. 베로니카는 죽겠다는 생각을 할까?

찌는 듯, 늘어지게 만드는 한여름에 그녀의 책을 읽었다. 무료하기만 하고, 손하나 까딱하기 싫을 만큼의 더위에 그녀의 책은 한줄기 시원한 샘물처럼 다가와 나에게 힘을 준다.

또다시 새로운 계획을 시작하려는 그녀의 미래를 위해 그녀가 건넨 사랑만큼 그녀를 위한 기도로 답례하고 싶다.

한비야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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