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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집에 있을걸 - 떠나본 자만이 만끽할 수 있는 멋진 후회
케르스틴 기어 지음, 서유리 옮김 / 예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떠나본 자만이 만끽할 수 있는 멋진 후회’라는 카피가 의미깊게 다가오는 책이다.
떠나본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여행에 관한 가지가지 불평들이 웃음을 자아내게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그리고 결국엔.. 다시금 여행가방을 싸게 만든다.
제목의 ‘ 그냥 집에 있을걸...’ 이란 후회는 반어법이다.
아니면... 여행을 다녀와 그냥 집에 있을걸... 하고 후회를 했다가도 곧 모든걸 잊고 다시 여행을 떠나는 건망증 환자에게 바치는 책일지도.. 저자처럼.
종종 책을 읽을 때 ‘ 이 책이 필요한 순간’ 에 대한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 그 책을 읽으면 가장 좋을지... 상상해보는 것이다.
음... 이 책은 여행중에 읽으면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한다.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여행중 혹.. 무언가 불만으로 가득차게 되는 상황에 읽으면 그냥 마음이 풀릴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거미에 물리지도 않았고, 전갈이 나를 위협하지도 않으며, 내 여행 동반자가 혹독한 시련을 몰고다니는 사람이 아니니까.. 하며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나의 여행은..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빛나는 여행으로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프롤로그의 ‘ 나는 겁쟁이다’ 로 시작되는 부분에서부터 뭔가 심상찮은 기운을 느끼게 한다. 속옷은? 가스렌지는? 하며 괜한 걱정을 하는 키르케틴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세상에 그렇게 많은 ‘ 포비아 ’ (공포증?)가 있는 것에 놀랐다! 내가 하는 걱정은 걱정도 아니었다.
그렇게 많은 걱정과 함께 시작된 여행은 언제나 파란만장한 경험까지 동반한다.
오, 케르스틴양, 전생에 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겁니까? 하고 묻고 싶을만큼 다양한 일을, 골고루 겪어내는 그녀이니 ‘ 그냥 집에 있을걸..’ 하는 후회가 그저 단순한 후회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은연중에 그녀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제목같은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 여행은 직접 떠나봐야 아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만 믿어서는 안된다. ’
‘ 여행은 알지 못하는 곳을 구경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니라, 알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
군데군데 느껴지는, 보여지는 그녀의 ‘여행 후 깨달음’은 조용히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부추긴다.
‘ 모두에게 행운을 빈다... 어서 떠나! ’ 이렇게.
오랜만에 ‘여행의 재미’를 다시금 느껴볼 수 있는 책을 읽고, 많이 웃어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