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여행 - 놀멍 쉬멍 걸으멍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 우리,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각자의 까미노를 만드는 게 어때?

너는 너의 길을, 나는 나의 길을... ”

머리에 번개를 맞은 기분이었다. 만들어져 있는 길만 길이라고 생각하던 나. 우리나라엔 왜 아름다운 걷는 길이 없나, 불평만 일삼던 내게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찾아왔다.

아, 내가 직접 길을 만들 수도 있구나...... (p236)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난 헤니가 그녀에게 해준 말은 일종의 시작이었다. 그녀의 표현대로 ‘씨앗’이었다. 제주에 그 씨앗을 뿌리고, 싹이 나서 잘 자랄 수 있도록 보살피고 있다.

이 책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의 저자 서명숙씨가 올레길을 만들게 된 이야기다. 나또한 이 부분을 읽으며 그녀처럼 번개에 맞은 듯 했다. 왜 우리나라에 만들 생각을 왜 못했을까? 그런 생각을 왜 나는 못하는 거지? 그러면서 왜 불평을 한걸까.. 하면서.

그러면서도 나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길을 걸으려고만 한다.

그녀와 지인들, 그리고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그 길, 올레길을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제주의 바람을 맞고 싶었고, 아름다운 색의 바다를 보고 싶었고, 말없이 길을 걷고 싶어졌다. 제주의 역사와 삶이 담겨 있다는 그 길을 걸으면 나도 마냥 행복해 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책을 읽으며 올레길 사이트에 들어가 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올레길을 걸은 사연을 찾아보기도 한다. 길을 걸으면서... 다들 행복해지고 있다. 

저자 서명숙씨는 또 말한다. 제주가 멀다면... 당신이 있는 그 곳에 올레길을 만들라고..

그래서 그럴까? 요즘 여기저기서 걷기에 좋은 길을 만들었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지리산의 둘레길, 변산반도에 있다는 마실길, 오늘은 오산에도 걷는 길이 생겼다고 한다.

왠지 그런 뉴스를 보면 그 자체로 행복해진다. 다들...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제주 올레길을 만들면서 겪은 이야기, 그녀가 알고 있는 제주 이야기, 산티아고 길 이야기, 제주의 사람 이야기 등이 제주 방언과 함께 펼쳐지는데, 외국어보다도 더한 그 말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사람들 이야기에 감동을 받기도 하고, 아름다운 제주의 사진에 한없이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였다.

어서... 제주의 그 아름다움에 취하러, 또 나의 행복을 찾으러 올레길에 서게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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