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 핫 캘리포니아 - 미드보다 짜릿하고,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스펙터클한 미국놀이
김태희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우선, 나는 <무한도전>을 그리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느 토요일 아침 재방송으로 보았던 무한도전에서 조인성이 나오고, 김태희라는 이름을 가진 작가와 가볍게 포옹하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참.. 이상도 하지.. 하여튼 이 책을 보기 전까지 그 장면이 내 기억 속에서 재생될 일은 없었는데..

나는 보지 않지만 토요일의 시청률을 장악한다는 <무한도전>의 작가가 서른 살을 맞아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캘리포니아로 날아가 보낸 1년의 기록이 바로 이 책이다. 음.. 무한도전스럽다... 고 말할 수 있을까?

보통 여행책이라고 하면 차분한데, 이 책은 대놓고 방방 뛴다.

“ 어떻게 놀면 되냐고요? 바로 이 책에 나와 있어요. ”

바로 이 말과 딱 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포르노 엑스포, 라스베가스에 가서 게임하기, 하우스 파티 즐기기, DJ 쇼에 참가하기.. 등등 미국에서 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자세히 나와 있다. 덧붙여 이성을 공략하는 방법, 쇼핑하는 방법... 뭐 이런건 덤이다.

이 책이 갖고 있는 한계이다. 그녀가 일년여의 시간을 자유와 일탈 속에서 보내고 난 뒤 얻었음이 분명한 삶의 깨달음과 가슴 뭉클한 교훈은 그녀의 머릿속에만, 혹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에서 찾아야 한다. 그것까지 담겨 있었다면, 나는 이 책 속의 이야기가 나와 맞던, 맞지 않던 간에 엄지 손가락을 과감히 치켜 세웠으리라.

분명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삶의 방식이 그 안에 있었으니까.

그러나 분명 없으니까... 엄지 손가락을 180도 회전하여 아래로......

두고두고 보면서 여행의 즐거움을 음미하고픈 여행책이 아닌, 한번 쭈~~욱 훑어보고 치울 여행책이 되어버렸다. 그녀에겐 미안하지만...

또하나의 아쉬움이라면.. 몇 년을 글쓰는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의 글이라기엔 표현이 참 인색하게 느껴진다. 어디서 이런 말을 알았을까... 싶을 만큼 유창한 한국어를 기대했는데, 그녀가 감명받고, 놀랐던 모든 일들은

“ 내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경험 ”

“ 아마도 이날을 평생 잊지 못할 듯 싶다 ”

이렇게 표현된다.

구구절절 알 수 없는 말을 늘어놓으라는 말이 아니라 뭐랄까.. 그녀의 생각이 알고 싶은데, 그 표현이 많이 부족하게 느껴져서 그냥 일련의 사건의 제시는... 그냥 문화적 차이를 느끼는 그것 외에 어떤 감흥도 주지 않았다. 

문화의 차이를 이렇게 느껴보는 것도 좋겠지만, 나는 좀더 자기 성찰의 여정을 담았으면 싶다. 분명 미국과 한국의 차이가 엄청 나다는 걸 알겠는데, 그 차이를 그냥 무조건 따라하고, 즐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나의 내면으로 들어와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어떤 생각을 하게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는 듣고 싶었다.

결론은... 나완 좀 안 맞는 여행책이라는 것.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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