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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요리책
엘르 뉴마크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향수>에 비견되는 소설이라고 해서 큰 흥미를 느꼈는데, 읽는 내내 나는 영화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 떠올렸다. 음식을 먹는 사람이 만든 사람의 감정을 크게 느껴서 요리사가 슬픔을 가지고 만들었다면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모두 통곡을 하고, 기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면 먹는 사람들 모두가 행복하게 웃음 짓는다던 그 영화와 이 책은 많은 부분 닮아 있었다.
중세 베네치아에서 도둑질로 연명하던 소년 루치아노를 수습생으로 받아들이고 그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스승이 되는 페레노. 그 당시의 총독은 연금술, 또는 불로장생, 혹은 사랑의 묘약을 담고 있는 비밀의 책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수습생으로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루치아노 역시 총독이 벌이는 일을 몰래 엿보며 그 책을 찾기 시작하는데, 그가 책을 찾고 싶어하는 이유는 단 하나... 첫 눈에 반해버린 프란체스카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였다.
그런 그에게 인생의 의미, 혹은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알려주려는 페레노... 세상에 그런 사랑의 묘약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루치아노에게 말하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의 귀에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마치... 비밀의 요리책을 찾는 모험을 기대하고 책을 펼쳐든 나에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인생의 진리가 있단다 하고 말하는 저자의 경우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넌 프란체스카가 널 사랑하게 만들 물약이 정말 있다고 믿었느냐? 사람들은 자기가 믿고 싶은 걸 믿지. 믿음이 사실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단다." ( p.451)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혹은 심장이 오그라들 것 같은 두근두근함... 과는 거리가 좀 있는 책이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뭔가... 큰 인내심을 갖고 봐야 하는, 그래야만 결국 마지막에 하고 싶어 하는 말이 이것이구나... 하고 느껴질 그런 책이었다. 그 마지막을 느끼기 위해 두껍게만 느껴지는 책을 다 읽어냈다.
그래도... 조금만 더... 긴장감 느껴지게... 뭔가 큰 사건 하나를 준비해두셨다가 빵~ 하고 터뜨려 주셨다면 더 좋았겠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그런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