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미안하고, 창피하기도 해서 말하긴 그렇지만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졸았는지.. (심지어 잠들기도 했다는.. ) 마지막 부분은 이해가 되지도 않고.. 읽고는 싶은데.. 내 머리의 이해 한계를 넘어선 내용에 좀 힘들었다. 그래도 말이다,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어냈다. 읽고 난 후 스스로가 어찌나 대견하게 느껴지던지는 말로다 표현 못한다.

졸아가면서도 왜 이 책을 읽느냐.. 사실.. 읽기 싫으면 그만 두면 될 것을 도대체 왜 그랬을까? 이유는 단 하나다. 금서래서..

보통 내 머리로는 금서(禁書)라고 하면 빨간책.. 빨간책 하면 야한책.. 그래서 보면 안되는책..

뭐 이런 식의 해석이 가능한데 말이다... 근데 이건 경제서적인데.. 야한거 하나도 없는데.. 왜 금서가 된 것일까? 국방부에서 금서라고 정했다지만.. 나는 그 뒤에 분명 MB가 있을 것이라.. 혼자 망상하며 읽어낸 것이다. 난 청개구리니까... 읽지 말라고 하면..더 읽고 싶어하니까..

읽는데 힘들었지만... 이 책... 읽을 가치 충분히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왜 이땅의 젊은이들이 읽지 않았으면 하는지도 좀 어렴풋이 알것같다.

 

내가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이렇게 따로 옮겨 적기도 했다. 책을 읽는게 아니라 완전히 공부하는 기분이었다. 이율이 어쩌네, 금리인하가 어쩌네.. 적금을 들 때도 뭐가 어째서 이득이네... 등등 이러네 저러네 해봐야 알아먹지 못하는 경제쪽으로는 문외한인 나인지라 더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유무역, 자본주의, 시장 경제...... 물론 의미는 대충 알고 있는 것이지만..‘대충’은 조금 부족했다. 그래서 주변에 물어보기도 하고, 의견을 구해보기도 하면서 정말 공부하듯 읽어냈음에도.. 사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의 반이나 이해했음 다행일까 싶어진다. 그래서 많이 아쉽다. 더 아쉽게 느껴지는건 내가 이 책을 읽고 깨닫게 된 것들을 이 서평을 통해 조리있게 풀어내기도 힘들다는 점이다. 그저 해줄 수 있는 말은 ‘읽어선 안되는 금서는 아니니’ 직접 읽고 생각하고 느끼시길.. 이것이다.

 

“ 역사는 승자들에 의해서 쓰여지는 것이고, 과거는 현재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게 인지 상정이다. 그런만큼 부자나라들은 상당정도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자국 역사를 실제 모습 그대로가 아닌 현재 스스로를 바라보는 자국의 관점에 더 어울리게끔 점진 것으로 고쳐 쓸 수 밖에 없다. ” (p35)

“ 요컨대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무역자유화는 경제 발전의 원인이 아니라 경제 발전의 결과이다 ” (p119)

" 이런 국영기업의 민영화 역시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지난 사반세기 동안 대부분의 개발 도상국들에게 강요했던 신자유주의 방침의 주요 항목이었다 “ (p164)

“ 자연 독점 사업(수도, 전기, 철도......) 이거나 필수적인 서비스를 공급하는 공기업의 매각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특히 국가의 규제 능력이 약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 (p180)

“ 역사적 사실은 분명하다. 짝퉁제조나 복제품 제조는 현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발명된 것이 아니다. 오늘날의 선진국들은 지식의 관점에서 볼 때 후진국이었던 시절에 하나같이 다른 나라 사람들의 특허권과 상표권, 저작권을 닥치는대로 침해했다. 스위스는 독일의 화학적 발명을 ‘차용’했고, 독일은 영국의 상표를 ‘차용’했으며, 미국은 영국의 저작권을 ‘차용’했다. 물론 이들 중 그 어느 누구도 지금 기준으로 ‘정당한’ 보상을 지불하지는 않았다. ”( p206)

 

진실은.. 감춘다고 감춰지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혹 예전엔 성공했을지 몰라도 지금과 같은 시절에.. 실시간으로 정보 공유가 가능하고, 또한 정보 뿐만이 아닌 감정의 교류까지 공유가 가능한 시절에 과연 어떤 것을 감출 수 있을까? 역사가 아무리 성공한 사람들의 시각으로 적힌다고 해도... 그 성공한 사람들이 과연 몇 백년... 몇 천년 동안... 성공한 사람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저.. 사실 그대로만 알려주길.. 있는 그대로 더하지도 덜하지도 말고..

그게 정말 가장 어려운 일인건가..

 

이 책은 경제 서적만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는 것 같다. 그럼 그 것 외에 뭐가 더 있어? 라고 물으신다면... 직접 읽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 미안하지만..)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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