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멜 팝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정이현님의 <작별*풍선>이란 산문집을 읽고 서평을 좀 그러하게 썼다. 그녀는 소설만 썼으면 좋겠어서..  그러면서도 그 책에 나왔던 책 중 읽고 싶은 목록을 작성하는 나를 보며 참... 어쩔 수 없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녀가 읽을 책을 나도 읽어 보고 싶었고.. 읽은 후의 나의 느낌을 알고 싶었고.. 그녀와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었고.. 결국... 나도 그녀처럼 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도 알고 있는 책을 나는 모르는게 싫었는지도 모르겠고..

  이 책은 그 중 하나였다. 요시다 슈이치는 ‘7월 24일 거리’로 알고 있는 작가였다. 그리고 지금 <7월 24일 거리>에 나온 리스본을 직접 찾아볼까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 처음에 그 책을 보고... 뭐 이런 책이 있나 싶었다. 너무 무난하고.. 큰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 것 같고.. 특별한 주인공이 나오지도 않는다. 일상적인 사건, 일상적인 등장인물, 일상적인 생활... 모든게 너무 평이하게 흘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꾸 생각이 났다. 나도 그 일상에 참여해 보고 싶었고, 그 일상이 참으로 안정되게 보였다고나 할까..

 <캐러멜 팝콘>에는 네 명의 주인공이 나온다. 대학생 나오즈미, 그의 여자 친구 레이, 나오즈미의 형 고이치, 그의 아내 게이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배경으로 각각의 인물이 각각의 이야기를 직접 해주는 방식으로 소설은 전개된다. 그 이야기 속에 불륜도, 동성애도, 가족 관계도, 일 속에서 직장 상사와의 관계도 모두 들어가 있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들어 있다. 아니, 일상 속에 숨어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다고 할까.. 그렇게 작가는 다시한번 일상을 나에게 보여준다. 이젠 슬슬 익숙해 진다고나 할까.. 그의 소설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모르겠다. 그가 보여주는 하루하루의 평범함은 내게 ‘인생 뭐 별거 있어? 소설 속 주인공들도 다 이렇게 살아나가잖아.. ’ 하고 말하는 듯 하다. 특별하게 느껴야할지도 모르는 그들이 전혀 특별하지 않고, 우리처럼 고민하고, 힘들어 하고, 그러면서 살아간다.




  “ ...... 나 자신 없어.. ”

“ ...... 자신은 없지만, 여기 있고 싶어.” 하는 게이코의 말에

“ ...... 나도 자신 없어. ” 하며 게이코를 꼭 안아주는 고이치.

“ 자신감 같은 건 없어도 괜찮겠지? ”

 게이코의 말이 내 가슴에 큰 울림을 남긴다. 살아가는데 자신감이라니.. 그 자신감이라는거... 나도 없는데..  하지만 그래도 괜찮지 않느냐 하며 다독여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힘을 얻는다. 인생의 살아가는 맛을 책에서 얻는 것도 나쁘지 않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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