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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사용설명서
박근영 지음 / 갤리온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청춘사용설명서..
제목이 우선 눈에 확 띈다. ‘청춘’에 관한 사용설명서라니.. 독특해서 한번 읽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처음엔 제목이 글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사용설명서’라고 했으면서... 설명해 주는건 없었으니까...
보통 ‘사용설명서’라 하면... “ 사용하기 전에 꼭 읽어주세요..” 라는 전제가 달려 있고, 사용하는 방법, 각 부분의 명칭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만약 잘 못 사용했을 때는 어떤 고장을 일으킬 수 있고, 그 때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는지, 역시나 상세한 설명이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은연중 그런 걸 바라고 있던 나는 친절하지 못한 사용설명서라며 그닥 몰입하지 못했다. 적어도 포토그래퍼 김태환씨 편을 읽기 전까지는...
이 책은 ‘사용설명서’라기 보다는 ‘별책부록’ 같은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별책부록같은 삶의 기록일지 모르겠다고... 개인적으로 별책부록이라하면 가끔 ‘부’의 개념을 넘어서 ‘주’의 개념이 될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잡지를 살 때에 특히 어떤 별책부록이 따라오는지 먼저 살피고 살 때가 있는 것처럼.
이 책은 그렇게 ‘주’의 대다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삶이 아닌 조금은 남과 다른, 독특한 삶을 살고 있는 12명과의 인터뷰 모음이다.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작은 혁명’
interview1. <고통 앞에서 예민해지기> 아트 디렉터 하미현
interview2. <영혼의 북소리에 귀기울이기> 여행가 재연 & 프랑수아
interview3. <살아서도 살아가는 일만 생각하기> 영화 미술 박창희
interview4. <내 안의 욕망에 솔직해지기> 그림쟁이 마야
interview5. <화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당당히 맞서기> 뮤지션 김반장
interview6. <화창한 날씨처럼 명백해지기> 포토그래퍼 김태환
interview7. <자신을 끝까지 믿어보기> 그래픽 디자이너 & VJ 박훈규
interview8. <내가 누구인지 증명하기> 생활문화예술인 유쥬쥬
interview9. <때로는 미친 듯이 달려보기> 헤어디자이너 이범호
interview10. <스스로를 동정하지 말기> 영화배우 정영기
interview11. <빗속에서 울어보기> 무에타이 선수 한영진
interview12. <꾸역꾸역 앞으로 나아가기> 영화감독 이사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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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12명에게 각각의 인생에 대해 묻는, 그들의 생각에 대해 묻는 질문.. 답변이 모여 하나의 책을 이룬 것이다. 딱 반.. 6번 김태환씨 편을 읽기 전까지... 나는 ‘이 책은 사용설명서가 아냐... 아냐... 뭐가 사용설명서야...’하며 투덜거리고만 있었다. 그러다 P135~ " 사진하는 사람은 테크닉이 아니라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느냐 하는 철학적 사고와 창조적인 마인드가 필요한데 그걸 죽이려고 했다. 언제나 똑같은 방식을 요구했다. “ 라이팅이 여기에 와야 좋은 사진이다” 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한데 그런걸 누가 정한 것인가. 아는 공식대로 사진을 찍을 필요는 없다. ‘인간의 다양한 감성을 건드리는 사진이 좋은 사진’ “ 이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청춘 김태환’의 글이 눈에 쏙들어오면서 ‘ 친절한 사용설명서가 아님 어때? 청춘을 이렇게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는거야.. ’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될 때까지 부딪혀보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고.. 청춘은 이렇게 사용하는거다.
다른 사람과 똑같을 필요 없이.. 꼭 특별해지지 않아도 되는거고..
그리고는 곧바로 부러움 모드로 돌변해버렸다. 아 좋구나... 청춘..
그들은 청춘이었고... 아무 두려움도 없었다. 꿈을 찾아버렸고, 찾았기에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 남았다. 실패도 두려워하지 않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그들이 부럽기만 했다. 아니... 부러워 하지만 말고 나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니까... 청춘은...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