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책을 통해.. TV를 통해 뵙게 되는 법정 스님의 모습은 언제나 나에게 놀라움을 준다. 보통.. 큰스님들에 대해 나는 어떤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모든 큰스님들은 부처님을 능가하는 다소 후덕한, 너무도 후덕한 모습을 가졌다는... 그것이었다, 그러나 법정 스님은 정말 온 몸으로 청빈한 삶을 그대로 보여주시는 날씬한 모습이셔서 볼 때마다 놀란다. 물론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래도... 수행을 하는 사람이 얼굴에 개기름이 넘쳐 흐를만큼 후덕한 모습을 가졌다는 건 왠지.. 모순처럼 느껴진다. 그런 모순이 없어 보이는 법정 스님이 나는 참 좋아졌다.


  법정 스님의 ‘인도 기행’을 읽었다. 석가모니의 수행길을 따라 불교의 발상지 인도와 네팔을 다니며 그 여정과 생각을 적은 글이었는데, 읽고 나서 나도 한번 여행을 떠나볼까... 불교가 이렇구나... 하고 생각이 많아졌다는 기억이 난다. 

  나에게 이렇게 다가온 법정 스님께서 이번에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산문집을 내셨다. 하얀색 표지의 책이 참 단아한 느낌을 주면서 내 마음까지도 깨끗해지는 것 같다. 글을 읽고나면 참 많은 걸 생각하게끔 만든다. 지금껏 수행을 계속하고, 더 낮은 곳으로, 더 청빈하고 자연 속으로의 삶을 몸소 실천하고 계신 분의 말씀이어서인지 더 공감이 되면서 마음에 큰 울림을 남긴다.

  도시의 소음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복잡하고 바쁘기만 한 삶이.. 도대체 무엇이라고 나는 이렇게 붙잡고 있는지...  나는 왜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구입하고, 더 좋은 것을 갖기 위해 안달복달하고, 스트레스로 소화불량에 시달리는지... 나의 삶에서 진짜 중요하고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할 것은 차고 넘쳤다. 채소 모종을 심어 기르고, 새소리와 자연의 변화에 항상 귀기울이고, 차를 마시며 생각하고, 자연을 바라보고... 그 자연 속에서 찾아낸 즐거움.. 기쁨... 만족감.. 행복이 이 책 안에 담겨 있다.   그리고 큰스님다운 깨달음도 담겨 있다. 그 깨달음을 중생들을 위해 조곤조곤 이야기해주신다. 가끔 쓴소리도 있지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밖에 없는 마음이 이해가 된다. 어쩌면 가장 단순하고 너무도 당연한 말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 것조차 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지 않을까.

  왠지 타샤 튜더 할머니가 생각이 난다.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며 그 기쁨을, 행복을 우리에게 알려주시려 하던 할머니의 모습이 잠시 겹쳐진다. 역시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는 자연의 품에 안기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일까? 그리고 끊임없는 자기 탐구가 필요한 것일까? 물론 당연히 그렇겠지... 하지만.. 역시나 아직 단호하게 결정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나는.. 아직 수행이 부족한 중생일 뿐이란 생각이다.



언제쯤이면 나는 망설임없이 큰스님의 말씀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