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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세계 미술사
바이잉 지음, 한혜성 옮김 / 시그마북스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 지난 여름 스페인으로 여행을 갔었더랬지요. 마드리드에서 <프라도 미술관>에 갔습니다. 그림에 대해 문외한인 저지만, 미술관에 있던 다양한 종류의 그림을 보고 경이롭게만 느껴지던 그림들을 잊을 수 없게 되버렸습니다. 제가 그렇게 그림에 관심이 많고 그토록 빠져들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지요. 그림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경험을 했는데, 그래도 그림이 그려질 수 밖에 없는 당시의 시대 상황 같은 기본 정보들을 알고 갔더라면... 하는 후회가 조금 있었습니다. 내친김에 다음날 소피아 왕비 예술 센터에도 가서 한참동안 작품을 봤는데 그림을 보면 볼수록 더욱 그런 지식에 대한 갈망이 생겼습니다. 미술사에 대한 지식도 얻고 이해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읽고 싶던 이유였다. 유럽의 미술관에서 본 그곳의 그림이, 조각이 나를 달뜨게 만들고, 알고 싶다는 욕구를 갖게 만들었다. 그래서 책을 받자마자 나는 15-16세기의 미술, 그리고 그 이후의 미술까지 순서에 관계없이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벨라스케스, 고야, 루벤스, 티치아노, 피카소...... 미술관에서 봤던 미술가들의 그림이 펼쳐져 있었다. 그림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그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나는 미술가든, 음악가든...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을 둘러싼 환경의 지배를 많이 받는다고 생각한다. 환경에 대한 개인적 해석이 덧붙여져서 작품에 녹아드는 것이라고. 피카소의 그림을 보면서.. 고야의 그림을 보면서 특히나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들의 작품에 녹아 있는 당시 불행한 사건들과 그것을 외면 할 수 없었던 예술가의 고뇌랄까? 그런 것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음악가들은 오히려 반대이다. 자신의 불행이나 시대의 불행을 놓고도 가끔 반대의 해석을 내놓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기도 한다. 너무도 아름답고 찬란한 음악으로... 그래서 ‘정보’란 것이 필요한 것이다. 정보가 있으면 그들의 작품을 더 잘 이해하는데, 느끼는데 도움이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을 볼 때 꼭 앞에서부터 차례로 읽어나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필요할 때, 필요한 부분을 펼쳐놓고 보는 것이 오히려 더 기억에 남고,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약간... 사전..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그리고 인류가 어떤 흔적을 남기려고 예술활동을 시작한 때부터 지구라는 넓은 공간임에도 약간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는 사실도 흥미로울 것이고, 다른 흐름을 보였을 때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며 읽어 나가는 것 또한 흥미롭고 즐거운 과정일 것이란 생각이다.
책표지의 말은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해 준다고 생각된다.
“ 만약 서양 미술사나 동양 미술사를 따로따로 기술하지 않고 동시대 지구상의 모든 예술을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
다시 말해서,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예술 발전사를 하나의 지도 위에 펼쳐 놓고 보면 어떨까?
이 책은 인류가 예술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부터 현재까지 각 대륙의 미술사를 하나의 지도에 그려냈다.
이로써 같은 시각, 지구 위의 곳곳에서 예술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아시아쪽의 미술 소개에... 우리나라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
다빈치가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 우리나라에는 어떤 미술가들이 활약하고 있었을까? 하고 궁금해해봐야 소용이 없다. 중국, 일본, 인도 정도만 소개되어 있으니까. 그건 이 책을 엮은이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니까... 라고 생각해 보지만... 그래도 정말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