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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월요일 - 참을 수 없는 속마음으로 가득한 본심 작렬 워킹 걸 스토리
시바타 요시키 지음, 박수현 옮김 / 바우하우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봤을 때부터 이해가 됐다. ‘참을 수 없는 월요일’ . 확실히 월요일은 참을 수 없다. 오죽하면 ‘ 월요병’이 있을까? 뭐 그 얘기가 아니라구? 아님 말지 뭐...
어쨌든.. 난 이 책이 참을 수 없이 좋다. 좋아하는 마음을 참을 수 없기도 하고..ㅋㅋ
‘참을 수 없는 월요일’ ‘ 모두에게 비밀인 화요일’ ‘ 눈물나게 외로운 수요일’ ‘ 달콤 쌉쌀한 목요일’ ‘ 그래도 기쁜 금요일’ ‘ 목숨겁니다. 주말입니다’ 이렇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감동을, 때로는 소소한 행복을 내게 주었다.
‘ <섹스 앤 더 시티> <쇼퍼홀릭>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좋다, 이거야! 근데 솔직히 우리들 얘기는 아니잖아? “
“ 참을 수 없는 속마음으로 가득한 본심 작렬 워킹 걸 스토리”
광고 문구... 대체 누가 작성했는지... 정말 완벽하다.
칙릿 소설이 있다. <스타일>이란 책의 서평에도 적었듯이 “ 도시 중산층 여성들의 일과 사랑, 취향 등을 가볍게 형상화한 소설 ” 이라고 하는데 앞서 말했던 소설*드라마들이 그 장르에 속한다고 한다. 하지만, 솔직히 나 역시 그 소설*드라마들을 읽고, 보고 마음 속 깊이 공감할 수는 없었다. 그냥 그런 세상도 있구나 싶었지만, 그렇게 훔쳐보는 재미만을 내게 줄 뿐.. 감동은 별로... 였다.
하지만 이런 세상도 있었다. 이 소설도 칙릿에 속해야 하는 거 아닌가? 패션에 열광하고 명품에 열광하는 여성들도 있겠지만,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취미를 갖고 그것을 즐기는데서 행복을 찾는 여성들도 있는 법이다. 죽어도 멋진 남자와 연애하는 것을 좋아하는 여성이 있으면, ‘이 세상에는 연애보다 즐거운 일이 상당히 많이 있다’ 고 말하는 여성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이 좋다. 세상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다양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소설이기 때문에.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점 또한 그렇다.
출판사 경리부에서 일하는 타카토오 네네, 그녀는 낙하산으로 회사에 취직을 했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적응을 하고, 또 그녀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여성이다. 그리고 솔직히 회사일보다 더 즐겁게 할 수 있고, 더 좋아하는 ‘N 게이지용 150분의 1 크기 주택 모형’을 만들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 좋아하는 일을 조금씩 조금씩 완성하며 결코 조급해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나는 지금에서야(내가... 나이가 좀 많다.. 네네 보다는) 알아낸 인생의 여유를 찾는 법을 그녀는 28살의 나이에 발견을 했다는 사실에 소설 속 인물이지만 그녀에게 질투의 감정을 느꼈다. 그 감정은 이야기가 진행되어 갈수록, 그리고 그녀에 대해 알아 가면 알아갈수록 머나먼 인생길을 같이 가는 동지와도 같은, 따뜻한 마음으로 바뀌어 갔다. 대견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한 감정과 함께.
세상에는 아무리 볼품없어도... 아무리 약해보여도... 무엇에나, 누구에게나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깨닫느냐, 아님 평생을 모르고 사느냐의 문제이지, 누구에게나 그건 공평한 것이다. 거기에 ‘용기’란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용기’란 것이 필요하다. 용기는 자기 자신만이 발휘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니까 ‘용기’란 것을 발휘해서 ‘나의 존재의 이유’를 찾고, 그것을 깨달아 ‘내가 세상에 필요한 존재임’을 알리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고... 그걸 알게 되면 당신은 볼품없지 않다고.. 약하지 않다고 이 소설은 내게 말해주는 것 같다. 네네가 소소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겪으며, 사람들 속에 부딪혀가며 터득한 그것이, 역시나 소소한 일상을 살며, 사람들에게 치여 허덕거리는 내게 위로를 해주는 것이다.
“ 그냥 우연인거지, 전부. ...... 하지만 그 우연이 잔뜩 겹쳐져서 우리들은 서로 알게 되고, 싸움도 하고, 술마시러도 가고, 좋아하게 되고, 미워하기도 하는 거지. 만일 사소하지만 무언가 하나라도 달라졌더라면 결코 만날 일이 없었을지도 모를 사람들끼리 우연이라는 불가사의한 힘 덕택에 만나게 되어서 서로의 인생에 영향을 주고 서로 바꾸어 가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면 인연이란 건, 참 신비하다고 생각해. ” 코바야시의 방식 (p251)
인연이란 건.. 그리고 인생이란 건.. 정말 신비로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