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의 모든 것
이정숙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요즘 책을 읽으면서 내가 하는 생각 중 하나는 “도대체 이 책은 누구를 향해 쓰여진 책일까? ”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느 나이대를 겨냥해서 쓴 책일 것인가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직장생활을 막 시작하는 나이의 여성을 겨냥한 것이 아닐까 싶다. 30대 이상의 여성을 상대로 썼다기엔.. 뭔가 제시하는 해결방법이 부족해 보인다. 좀 더 구체적이길 바라는데... 막연하게 느껴지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도대체 세상은 여자에게 왜 이렇게 원하는게 많은 걸까? 이 책의 저자가 남자였다면 ‘남자들도 만만치 않거든요’라거나 ‘이건 말도 안돼!’ 하고 비난의 말을 내뱉었을 것이고, 여자이기에 ‘여자의 적은 여자다’라며 너무 여자들만 채찍질해서 모든 여자들을 ‘슈퍼우먼’으로 만들려는 음모를 획책하려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말이 이상한가? 적인데... 왜 슈퍼우먼으로 만들지??? 여기서 슈퍼우먼은 좋은 의미가 아니다.. 라고만..)  눈에 가시같은 직장 상사든, 치고 올라오는 버릇없는 후배든, 말이 안통하는 남자친구든... 왜 여자에게만 뭐라 하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잘못된거 아닌가?

왜 여자만, 끓어오르는 화를 꾹 참아야하고, 한템포 늦춰 기분 맞춰가며 억지웃음을 짓고 공손하게 말을 해야하고, 그들에게 뭐가 잘못된건지 하나하나 설명해줘야 하며, 예쁜 외모만 좋아하는 남자들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은 죽어라 노력해서(더구나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해 주지도 않으면서) 업무 능력을 길러 잘 되는 법 뿐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가?

 기계적으로 ‘착한’ 대답만을 내뱉는 사이보그가 되라는 건지, 상황별로 눈치껏, 항상 이사람 저사람 비위맞추는 여우같은 여자가 되라는 건지(사실... 여우가 되라고 하더라..,) 자신의 감정은 절대 숨기고 사는 사람이 되라는 건지...

  나는 솔직히 서글프다. 인생은 이렇게 사는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세상은 너무도 ‘좋은게 좋은거다’며 아저씨 생각같은 순리만을 이야기한다. 나역시 그런 방법이 솔직히 가장 무난하고, 살기 쉬운 방법이란 걸 이제는 알고 있다. 그러니 궁지에 몰린 쥐같은 느낌이다. 이 책이 너무 무난한 것도 알겠고, 제시하는 방법이 마음에 안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장 적당한 해결책일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고.. 또 그게 그렇지만 저 깊은 마음속으로는 인정이 안되는... 이 현실이 궁지에 몰린 듯하다. 나에게는 더 나은 해결책조차 없다니.. 더더군다나 궁지다..

  리뷰가 너무 감정적인 듯 보이는데, 결론은 이거다. 세상에 적응하려면 자기 감정을 모두 내보이는 건 너무 위험하다는 거다. 그리고 상사던, 후배던, 여자던 남자던 모든 걸 떠나서 인간에게는 최소한 예의라는 것이 있고,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서 사는만큼 나와 똑같은 생각을 남도 같이 한다는 생각 또한 하면 안된다는거. 그런걸 생각하면서 대화를 할때는

“ 무조건, 솔직하게, 설명하라”

이런건... ‘여자’가 꼭 알아야 할게 아니라... ‘사람’이 꼭 알아야할 대화법의 기초 아니던가...

아주 끝까지 꼬여있다...  수습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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