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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2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수사물을 정말 좋아한다. 미드 CSI는 물론이고, FBI와 관련된 드라마(크리미널 마인드 같은..)나 수사물 소설, 영화는 항상 나를 달뜨게 하기 충분하다. 거기다가 수사관이 탄탄한 몸에( 으흐흐..) 양복 쫘~~악 빼입고, 무표정에, 머리좋고, 두근두근 거리게 만드는 사건을 보기좋게 해결한다면... 우왓.. 마치 내가 그렇게 사건을 해결한 양,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아프간’은 그런 수사, 아니 좀더 넓게 첩보 소설이다. 영국과 미국의 최고 정보부가 나오고, 오랜 훈련을 통해 단련된 주인공이 적들 사이에 잠입하고, 그들에게서 얻은 정보를 겨우겨우 우리 팀에 알리고, 그리고 혼자-영웅처럼 그 사건을 해결한다... 일반적인 첩보물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이 이 소설에서도 잘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첨단 무기의 향연까지.. 사람의 몇 미터 뒤에서 몰래 몰래 쫓아가는 미행의 수법은 이제 태고적 이야기인양 느껴진다. 이제는 무인 정찰기들이 공중 높이에 떠서 정보를 수집하여 각 정보기관으로 보내고, 원격 조종을 통해 미사일도 발사할 수 있단다. 그런 첨단 무기들이 있는 현재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우와... 이정도구나... 하면서..
냉전이 종식된 후에 이제 미국, 영국의 적은 아프간... 중동 지역에서 활동하는 서방세계에 적대적인 테러리스트들이다. 그래서 지금 현재 중동의 나라들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이 책의 배경이 된 아프간 역시 그런 나라 중 하나이다. 그리고 평화의 편의 적은 그 아프간을 배경으로 한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조직이다.
‘아프간’은 마지막까지 적들이 노리는게 무엇인지 잘 포장해서 숨겨 놓고 있다가 주인공과 독자에게 ‘팟’하고 터트리며 알려준다. 다른 무엇보다 그 점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가장 내세울만한 점이라 하겠다. 두꺼운 책을 거의 다 읽어가는데, 도대체 누구를 노리고 있는지, 무엇을 노리는지 알 수 없다.
정신없이 주인공 마이크 마틴의 뒤를 쫓아가다 보면 마지막에 이르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마지막이... 왠지 내가 느끼기에는 조금 미흡하다. 좀더 장엄하고, 좀더 긴박했으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죽는다면 좀더 싸우다가 장엄하게 죽었으면 했고, 죽지 않았다면 좀더 비밀스러웠으면... 다음을 기약하는 듯한 뭔가가 있었으면 싶었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겠지만..^.^ 꼭 책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나처럼 수사, 첩보, 스릴러에 달떠 있는 사람들에게는 강추인 소설! 아프간. 단, 수사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은 아프간의 국민들은 떠올리지 말자. 나처럼 괜히 아프간의 이유없이 죽어간 국민들 생각에 잠시 서글퍼지는 일은 없기를...
덧붙여, P112 아래서부터 6-5째줄의 ‘ 그래서 좌측 도로로 운전하는 나라가 그다지 많지는 하지만 실제로 더 안전하다' 는 ‘ 그래서 좌측 도로로 운전하는 나라가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실제로 더 안전하다’ 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