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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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12월 도서는 <아버지의 해방일지>
4월 도서는 <모순>으로 하기로

#양귀자 #모순

인생이란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악을 선택하게 만들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모순과 손잡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주리는 정말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173p

세상은 네가 해석하는 것처럼 옳거나 나쁜 것만 있는 게 아냐. 옳으면서도 나쁘고, 나쁘면서도 옳은 것이 더 많은 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야. 네가 하는 박사 공부는 그렇게 단순한지 모르겠지만, 내가 살아보는 삶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어. 나도 아직 잘 모르지만.“ 176p

이모부 같은 사람을 비난하는 것보다 이모의 낭만성을 나무라는 것이 내게는 훨씬 쉽다. 그러나 내 어머니보다 이모를 더 사랑하는 이유도 바로 그 낭만성에 있음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사랑을 시작했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미워하게 된다는, 인간이란 존재의 한없는 모순……. 232p

살아봐야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 나는 그 모순을 이해할 수 없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다. 삶과 죽음은 결국 한통속이다. 속지 말아야 한다. 291p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다시읽어도재미난책 #최장기간베셀도서 #한국문학추천 #장편소설추천 #북스타그램

만약 예측할 수 없음의 공통점이 있는 아버지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안진진의 선택은 달라졌을까?

만우절에 같이 태어나 부모도 구분할 수 없을만큼 똑같은 삶을 살았던 자매는 만우절에 결혼하여 믿기 어려울만큼 다른 삶을 사는 이야기. 불행과 활력이 행복 속에 허무가 공존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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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요약 금지 -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의 변화하는 한국을 읽는 N가지 방법
콜린 마샬 지음 / 어크로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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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표지의 <뉴요커>를 뉴욕에 사는 사람으로 오역한 나 😥
잡지 이름입니다. 🤣🤣

콜린 마샬.

미국에서도 한국인이 많다는 L.A에 거주했었고, 현재는 한국에 10년 넘게 거주 중이다. 그것도 신촌에~
(여기 방값 비싸기로 유명한 지역 아닌가요. 😆)

타국인의 시선으로(애정 가득한) 바라본 한국의 모습은 어떤가?
뿐만 아니라 미국에 관한 기록은 얼마나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제 미국이 제시하는 표준이 명백히 쇠퇴하는 강대국의 표준에 가깝다는 사실을 누가 반박할 수 있을까? 부족하고 낡은 인프라, 법에 대한 씁쓸하고 헛된 집착, 전성기 시절을 보지 못하는 무능력 등을 보면 말이다. 19p

‘핼조선’이라는 표현. <강남스타일>,<오징어 게임>,<기생충>을 통한 한국 사회의 풍자가 해외에서 팔리는 효자 상품이 되는 현상.
서울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무려 43가지나!!
(서울러가 아니라 다 공감할 수 없었지만 … 떡튀순!!! 공감 공감 ❤️)

스타벅스 한국이 면적 대비 가장 많은 지점을 갖은 나라라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
스타벅스는 한국에서 왜 이리 인기인가?
스타벅스 = 이탈리아 전통적인 커피바를 미국화한 것. 이는 한국에 퍼져있는 소위 ‘서양’ 이미지에 부합한다. 124p
그리고 수많은 개인 카페들도 공존한다는 사실. 건축가 유현준은 걷고 무료로 쉬는 공간의 부족. 청년들의 개인 공간이 없음이 카페를 많이 만들게 하는 원인이라고 했는데 이 외국인은 카페 많음을 좋아한다. 😆

‘한국식 영어’
미국에서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단어들을 한국에서 자주 만나게 된다고 하는데..
시너지, 패러다임, 네티즌, 스펙, 노하우
이러한 표현엔 독자적이고 매력적인 스토리가 있다. 이미 완벽한 한국어가 있는데 영어로 표현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스토리가 있는 한국식 표현을 무작정 비난하는 것은 고민할 문제라고!

미국은 독서모임이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한다.
: 오프라 윈프리가 오랫동안 독서 코너를 진행하여 미국에서 독서모임 = 아줌마, 할머니들 모임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고.. 😅

#제로책방 #책리뷰 #책추천 #책기록 #북스타그램 #한국이란 #외국인이바라본한국 #변화하는한국을읽는법

@hongeunkyeong 좋은 책을 소개해 주시고,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헬조선’이라는 표현도 외신에 소개되어 익숙하게 사용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등장한 한국 관련 영어 매체 중 가장 인정받는 매체 중 하나인 <코리아 엑스포제>의 에디터 구세웅은 헬조선이라는 표현은 한국을 ”19세기에 갇힌 지옥 같은 봉건 왕국“으로 조롱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러한 표현ㅇ느 한국 젊은이들의 믿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 믿음은 바로 “한국에서 태어난다는 건 곧 지옥에 들어간다는 것과 같으며, 부패한 정치인과 무능한 엘리트들에 의해 유지되는 고도로 규제된 시스템”이 삶의 전 과정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45p

’한국식 영어‘는 필리핀의 ’타글리시‘처럼 현지어와 영어를 오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 문법 구조에 영어 외래어를 채워 넣은 것이다. 사진기 대신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수준 대신 레벨로 등급이 표시된 운동 클래스에 등록하고, 목록 대신 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한국식 영어‘가 기존 한국어 단어의 위치를 대체하는 것이다. 이런 단어들을 ’정확한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미국인 성인 언어 학습자의 뇌는 고집스럽게 그 단어들을 미국식으로 발음하고 싶어 한다. 😆 126p

한국의 다양한 문화, 정서에 대한 이야기는 씁쓸한 면도, 반성할 면도, 따스해지는 측면도 있다. 우리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가 깊은 외국인 저서를 만나면서 반성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 또한 이 책의 큰 장점이 아닐까?

객관적인 시선과 애정 어린 시선을 다 만날 수 있는 그의 글을 통해 내 나라에 대해 조금은 객관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가끔은 너무 부정적으로 수렁에 파고들 때도 있고 가끔은 무조건적인 낙관에 기대고 있을 때가 있었기에 그의 책은 나에게 이성적 시각을 갖게 해준다. 이미 보이는 부정적 현상들이 더 가속화되기 전에 바로잡을 기회는 지금이니까..

황석영 선생님의 자전 에세이 <수인>을 읽어보지 않았는데 이 작품은 안톤 허와 소라 킴 러셀 번역가에 의해 이미 번역되어 해외에도 출간되고 있다고 함.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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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8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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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일리치의죽음
#레프톨스토이 #김연경_옮김
#민음사세계문학전집_438

<134p><별점 : 4.7>

<스포 ⭕️/ 책 제목도 스포 🤣>

이반 일리치가 지나온 인생사는 가장 단순하고 평범하면서도 가장 끔찍한 것이었다.

괜찮은 집안의 둘째로 태어났고, 똑똑하고 활기차고 유쾌하고 예의 바른 사람으로 묘사되는 사람이었다. 법률학교를 졸업했고, 아버지가 얻어 준 지방 도시에서 일을 시작했다.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만큼 정확하고 청렴결백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며, 가벼운 유흥을 즐길 줄도 알았다. 오 년 근무 후 이직을 하고, 권력을 의식하고 부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그곳의 사교계 모임에서 가장 매력적이로 똑똑하고 빛나는 아가씨인 프로스코비아 표도르브나 미헬을 만나 결혼을 하고 여전히 가뿐하고 유쾌하고 즐거운 삶을 유지한다. 아내가 임신하기 전까지…

결혼한 지 일 년도 되지 않아 이반 일리치는 깨달았다. 결혼 생활이 몹시 복잡하고 힘겨운 일이라는 것을,
아내의 투정이 심해지고 다툼이 심해지면서 자신이 세운 가정생활의 목표가 흔들린다. 그는 그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가족과 있는 시간을 줄이고 업무로 도피한다. 업무에서의 승승장구에 제동이 걸리면서 잠시 처남의 집으로 거처를 옮기고 연봉 높은 자리를 얻기 위해 애쓴다.
자신이 예상한 연봉보다 좋은 대우를 받고 새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혼자 떠나게 되면서 홀로 집을 단장하기 시작한다. 벽지를 고르고 가구를 사들였으며, 특히 골동품 가구에 덮개를 씌워 독특하고 고상한 분위기를 부여했다. 커튼을 스스로 고쳐 달다 다치는 사고가 있었고 가족에게 집을 선보이며 그런 사고마저 자신이기에 이 정도라는 말로 이 상황에 큰 만족감을 드러낸다. 부부에게 만족감을 준 집을 얻어서인지 불화는 줄어들었고, 그의 삶은 다시 충만해졌다.

업무상의 기쁨은 자존심의 기쁨이었고, 사회생활의 기쁨은 허영심의 기쁨이었다. 그러나 이반 일리치의 진정한 기쁨은 빈센트 놀이의 기쁨이었다. 42p

모두 다 건강했다. 가끔 이반 일리치가 입속에서 이상한 맛을 느끼고 어쩐지 왼쪽 배가 좀 불편하다고 얘기하는 것을 두고 건강하지 않다고 할 수 없었다. 44p

4-12장은 이반 일리치의 투병기다. 판사에서 환자로 전환되어 판결을 내리는 입장에서 판결을 받는 입장으로 변한다. 희망과 절망을 오가는 이반 일리치. 병 또한 업무로 도망치려 하지만, 통증은 그 회피를 허락하지 않는다. 자신을 집의 방 한 칸에 스스로 가둬두고 가족과 자신을 돌보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상태를 전적으로 본인의 시각에서 서술한다. 자신도 타인도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모습으로 그려낸다. 그와 대비적 모습을 보이는 게라심과 이름도 대사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 아들을 제외하고..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고전추천 #삶과죽음에대한고찰 #짧은책추천 #소설추천 #접근하기쉬운톨스토이 #고전입문을위한추천 #북스타그램 #선물도서

“우리는 모두 죽게 될 텐데요, 수고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73p

삶도, 커져만 가는 일련의 고통도 점점 더 빨리 끝으로, 가장 무서운 고통으로 치닫고 있다. ‘그렇게 치닫는다….’ 흠칫 놀란 그는 몸부림치며 저항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저항할 수 없음을 알았기에 바라보기조차 지쳐지만, 그럼에도 눈앞에 있으니 보지 않을 수 없는 소파 등받이를 쳐다보며 기다렸다. 이 무서운 전락을, 일격과 와해를 기다렸다. ‘저항할 수 없다.’ 그가 자신에게 말했다. ‘단지 대체 왜 이런지 이해할 수만 있다면. 그런데 그것마저 불가능하다. 93p

‘그러니까 내가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망쳤다는 의식을 지닌 채 삶을 떠난다면, 그걸 바로잡을 수조차 없다면 그때는 뭐지?’ 97p

죽음의 고통 속에 놓은 자 앞에서 그들은 그에게 나름의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의 속은 그리 쉽게 감춰지지 않는건가? 가뿐이 기꺼이 그저 선한 마음으로 다가오는 게라심에게 위로를 받고, 아들의 눈물에 가족을 용서하고 떠나게 되는 이반 일리치. 그게 조금 빨랐으면 다른 결말을 불러왔을까? 마지막 남은 최선의 기력으로 자신의 사랑과 용서를 표현했지만, 그 말마저 완성하지 못한 것을 그는 안타까워했을까?
이미 죽은자에겐 어떤 답도 들을 수가 없기에 죽음 대신 빛을 만난 그의 마지막은 평안했으리라 짐작할 뿐..

‘끝난 건 죽음이야.’
‘그것은 더 이상 없다.’

그가 지낸 삶은 삶 뿐 아니라 죽음까지였다.
그리고 다시 1장으로 시작되는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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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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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은유

아이들 육아하며 아이들 책만 거의 보다가 내 책을 섞어 읽기 시작한 지 4년쯤..
내 속에 떠오르는 질문에 대한 답을 책에서 찾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은 물론 지인들이 던지는 질문의 답도 책에서 얻는 경우가 많아졌다. 종종 한참을 생각해도 답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경우 대부분 일상을 하다 곧 사라지곤 하는데….
여기,
낯선 이가 던진 질문을 가슴에 품고
곱씹어
꽤 늦었지만
가슴을 일렁이게 하는 답을 내어주는
멋진 사람이 있다.

우리를 옥죄는 질문에서 해방을 맞보게 하는 책.
은유 작가는 고통의 글을 쓰면서도 우리의 마음을 다치게 내버려두지 않는 따스함이 있다. 날카롭고 깊은 감정의 글은 뭉툭하게, 동그란 글은 더 따스하게 다가온다. 날카롭게 다가오는 글보다 독자들에게 더 큰 파장으로 가닿는다는 걸 작가님은 아실까? 그래서 더더욱 소중한 작가님의 글 ❤️

“삶은 그저 삶일 뿐이지요. 늘 고난이 있습니다. 좋은 순간도 나쁜 순간도 있고, 저는 좋든 나쁘든 그 모든 순간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우리는 고통의 슬픔을 경험할 테니까요. 그것은 삶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친절은 우리가 베풀거나 베풀지 않겠다고 선택할 수 있어요. 타인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친절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자신에 대한 친절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친절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일 텐데, 선택이기 때문에 저는 친절에 대해 쓰는 것이 좋습니다.” 107p

지금 생각하니까 삶의 하중을 받아서 신체가 변형되고 있었던 거 같아. 건강검진표에서 나오지 않는 이상 징후 들이겠지. 눈빛은 차분함을 잃고 말투는 드세지고 걸음은 쫓기는 사람처럼 허둥지둥. 그런데 더 슬픈 건 그걸 내가 인지하지 못한다는 거야. 하루하루는 똑같아 보여도 10년 후에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두려운 일이지. ( 🥶🥶🥶 이거 저 관찰하고 쓰신 거 아니죠? 😥 아… 바뀔 시점입니다.) 119p

한 사람의 ‘능력’이란 것은 타고난 재능이나 자질보다 가족쪽으로부터 우수한 학업 기회가 꾸준하게 제공되느냐, 행운이 따르느냐 등 비능력적 요인에 의해 많은 것이 좌우됩니다. 그런 점에서 “부모를 잘 만나지 못한 능력‘이 현수의 능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해도 무리게 없게 됩니다. 저자는 말해요. ”능력은 환경적,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며 ’온전히 개인에게 속한 능력‘이란 환상이다.“ 248p (점점 환경적인 요인이 큰 영향을 발휘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어서 안타까워요. )

’넌 항상‘이란 상을 만든 학생들 예뻐예뻐 ❤️❤️

사실 제가 학교 다닐 땐 아이들이 이렇게 단체로 맹렬히 졸진 않았어요. 사교육이 덜했죠. 요즘처럼 집-학교-학원이 저규 코스가 아니었거든요. 그날 저와 대화를 나눈 아이들은 밤9시까지 학원에 있는다고 했죠. 아직 중학생인데 직장인으로 치면 매일 야근인 셈이죠. 실제로 아르바이트를(책에 트가 빠짐 😅) 하는 학생도 있고요. 이러니 책상이 침대로 변할 수밖에요. 한창 배움과 활동의 에너지가 넘치는 시기에 반수면 상태로 하루하루를 버틴다는 사실은 가까이 봐도 비극, 멀리봐도 비극입니다. 307p

의대 교수의 대화에 요즘은 사춘기를 보내는 아이들은 의대 진학을 못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독립된 자아가 형성되고 삶에 대해, 나에 대해, 세상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 그 시기를 보내고 좋은 학업 성취를 이루면 저 질문은 그 이후에 시작되는게 아닌가? 🤔

패미니즘 이슈에서 남자들의 잠재적 가해자 취급에 대한 질문에 답! 꿀팁 꿀팁! 🍯
점재적 가해자의 억울함 vs 잠재적 피해자의 공포

꿀팁 2 🍯
빈둥지증후군을 겪지 말고 나도 떠나자~ 👋

아이들을 키우며 엄마는 그 나이를 두번 산다.
:: 아이를 키우는 즐거움이 또 하나 늘었다.

자비는 탄수화물에서 나온다. 격하게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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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꽃 소년 - 내 어린 날의 이야기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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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꽃소년
#박노해
#느린걸음

“안녕하신가라. 나가 오늘 졸업을 했는디라, 시방 돈이 쪼까 몰자라요이. 중학교 첫 방학 때까지 꼭 갚을 테니 국밥 두 그릇만 주씨요. 오늘 꼭 밥 한 끼 사줘야 할 동무가 있어서 앞뒤 없이 안 이러요. 나요, 약속을 지키는 남자요.!”

“부모님 이름은 팔아벅지 않을라요. 내 신용으로 나가 꼭 갚을라니께 믿어주씨요이. 가진 게 꿈과 앞날밖에 더 있겠소잉.”
223p

훌륭한 어른이라고 생각되는 분의 자전 수필.
멋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책은 내가 좋아하는 코드가 다 있다.
사투리, 할머니, 위트, 따스함과 다정함.

감사하게도 이 책도 이런 다정함으로 나의 손에 들려졌다.
@daldal_kj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 되었어요~

1960년대의 이야기.
전쟁 후 잘 살던 사람이 드물던 시절.
일찍 작가님의 성정을 그대로 물려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바로 전 그에게 바름을 알려주시던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5남매를 홀로 키워야 했던 어머니의 부재까지.
가난엔 다양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기에 작가의 가정에도 다양한 불행이 이유들이 있었지만,
그에겐 자연과 멋진 사람들이 함께했다.

짐작건대 작가의 선한 마음에 선한 사람들만 마음에 담았구나. 싶다.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시대에 어찌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었겠는가? (책에도 예쁘기만 한😡 선생에 눈이 먼 빌런 교사가 등장하지만 🤬.. )

책방에 들고 가 읽다가 자꾸 눈물이 차올라 조용히 책을 덮고 집으로 왔다.
밖에서 읽으면 안 되는 책이구나. 🥺
(후반부엔 오열각 있으니 참고하세요.)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좋은사람들이가득한책추천 #다정한책 #따스한책 #위로의책 #북스타그램 #에세이추천 #멋진어른이야기

어려운 사람을 사려 깊게 도와주고 진실한 마음을 담아 격려하는 사람. 배 한 쪽이라도 함께 나누고 자신은 맨 나중에 남은 것을 기쁘게 먹는 사람. 다들 나름의 근심과 사연을 안고 가는 이 고단한 여정에, 그 한 사람으로 인해 모두가 환해지고 담소가 꽃피는 열차로 바뀌게 하는 사람. 울 아부지 참말 멋진 남자다, 빛나고 자랑스럽다, 내가 바로 그 아들이다. 나는 잠든 아부지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30p

“아가, 사람이 나이 들면 다 주름지고 닳아지고 흙이 되는 거시제. 그랑께 눈이 총총할 때 좋은 것 많이 담고 좋은 책 많이 읽고, 몸이 푸를 때 힘 쓰고 좋은 일을 해야 하는 거제이. 손발 좀 아낀다고 금손 되겠냐 옥속 되겠냐. 좋을 때 안 쓰면 사람 베린다. 도움 주는 일 미루지 말고 있을 때 나눠야 쓴다잉. 다 덕분에, 덕분에 살아가는 것인께.“ 70p

”그인들 그러고 싶어서 그리했겠는가…. 평안, 한 많은 세상 한 많은 사람들 모다 품고, 악한 것 못 들게 선한 맘 북돋아 가그라.“ 178p

“나가 별명이 ‘수그리 선생’이라메. 다들 잘나고 똑똑헌 세상에서 우리 같은 수그리 종자 몇 명쯤은 안 있어야 쓰겄는가. 하하하. 그래도 나가 힘 있는 놈들 앞에선 안 그라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제. 나 먼저 가네. 잘 커 불소잉. 하하하.” 201p

“사람의 이름은 말이다. 저마다 깨끗한 비원이 담긴 것이고 이름을 부르면서 그 뜻을 일러주는 것이제. 네 이름대로 네 길을 걸어가면 이미 유명한 사람 아니냐. 다른 사람 이름 사리지 말고, 제 이름 더럽히지 말고, 자기 이름대로 살면 그게 유명한 사람 아니냐. 알겠느냐. 평아, 이 유명한 놈아!” 220p

어머니가 내게 좋은 자식이 되어주기를 바라지 않았기에 나는 나 자신이 되고 나의 길을 찾아 나아갈 수 있었다.
“평아, 니 엄니는 말이다. 갈대 같은 몸으로 바위 같은 짐을 지고도 저리 곧고 정한 여인이구나.”
장터에서 마주친 아부지 지인들이 젖은 음성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날이면, 나는 이불 속에서 하느님한테 울엄니 좀 챙겨달라고 청원하곤 했다.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수그리샘, 첫사랑 민지, 다정한 이웃들의 따스함에 물들고 그들의 상처에 울다 자전거 타고 달나라 가던 시절의 웃음도 얻는 귀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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