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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앨런 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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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다서평단
<555p>
포르투갈 출신 70대 테오는 미국 남부에 속하는 작은 도시 골든에 1년을 거주한다.
유럽의 다양한 도시를 경험하며 산 테오이기에 커피 맛에 대해 매우 엄격한 편인데, 그이 입맛을 사로잡은 카페 챌리스를 만난다. 커피 맛으로 테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카페에는 특이한 점이 하나 있었으니, 온 벽에 가득한 초상화 컬렉션이다.
92개의 액자에 그려진 방대한 부류의 사람.
카페 인근에 작업실을 둔 화가 애셔 클리슨의 작품들인데,
테오의 마음을 한 번에 사로잡는 매력적인 작품들임에도 아직 한 점도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단지, 사람의 외모만 잘 그린 그림이 아니라, 그 사람의 현재 기분과 기질 이야기를 모두 담아낸 아주 훌륭한 그림임에도 말이다.
이 고장 사람이 아닌 테오는 이 초상화의 주인들에게 작품을 선물하기로 결심한다.
카페 챌리스에 걸린 당신의 초상화를 선물할 테니 언제 몇 시에 어디로 나오시오!
라는 편지를 모르는 이에게 받는다면?
1. 어떤 놈이 이런 장난질을?
2. 스팸이라 무시하고 냉큼 지운다.
3. 스토킹인지 두려워하며 다른 이들의 도움을 구한다.
4. 선물을 준다는데 일단 나가본다.
어떻게 읽어도 불편한 구석이 없는 편지.
너무 과하지도 너무 단조롭지도 않은 농도의 제안을 첫 만남을 성사시킨다.
❝왜 제 그름을 먼저 고르셨어요? ❞
가장 친절한 얼굴, 가장 상냥해 보이는 얼굴이 그가 건넨 답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 겹쳐 보이는 테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였을까?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 속에 눌러 감춘 이야기를 풀어낸다.
낯선 이와의 만남에서 감동으로 이어지는 시간.
테오는 초상화 전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조력자를 만나게 된다.
이 고장의 보증 수표인 폰더씨 집에 머물며, 그의 사무실의 조력으로 나머지 초상화 인물들의 주소를 알아내고 편지를 전달하는 일이 계속된다.
노숙인이라 글을 읽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앨렌은 지독한 독서광에 지식 만렙이었고,
늘 실없는 농담을 날리는 토니는 베트남 참전 용사였다.
그의 미담을 쓰려는 찾아왔던 기자도,
야간에만 일을 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켄드릭도,
웨이트리스 리아,
보안관 타쿼온, 옛날 이발사 하디, 변호사 밀러 등
그저 테오는 같은 질문을 던졌을 뿐이었다.
❝자신에 대해 아무 이야기나 해주시겠어요? ❞
그러면 사람들은 끝도 없이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극적이고 소소하고 비참하고 짜릿하고 유창하고 두서없는 이야기들.
가슴에 상처를 감추고 매일 감당하기 힘든 일상을 견디고 있을 때,
누군가가 주는 다정한 위로와 선은 한 사람 인생을 얼마나 크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누군가의 실수로 만들어진 교통사고로 그 자리에서 아내를 잃고 평생 불구로 살아가야만 하는 딸.
밤에 일하고 낮에 간병하며 지내는 삶에서,
그런 가해자의 눈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힘.
불법체류자로 미국에 남겨진 아내와 암에 걸린 딸을 다시 보러 밤에만 운전하다가 생긴 실수라는 것을 들을 수 있는 힘을 주는 것.
나의 불행이 누군가에게 휘두를 칼이 되지 않고,
누군가의 고통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도구가 되게 하는 것.
한 사람의 다정한 실천이 한 고장을 변화시키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모든 선한 서사는 다소 판타지처럼 읽히기도 하지만,
여전히 누구나 바라는 세상이며,
가능한 것을 믿기에
어딘가에 정말 테오가 머무는 골든이 있을 것만 같다.
+ 빈티지가 와인에선 가장 빛나는 거구나. 낡은 것에만 붙이는 줄..
가격이 병당 수천만 원을 하기도 한다고.. 😱
+가슴을 울리는 문장이 너무 많음
+ 올해 읽은 <나의 친구들> <아코디언>을 읽었을 때 올라오는 가슴 벅찬 따스함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 싱어송라이터이자 변호사, 판사 그리고 70대에 접어들어 작가라는 타이틀을 손에 쥔 저자의 이력이 모두 녹아져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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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알게되는 모든 상처는, 어떤 식으로든, 지금껏 살았던 사람들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적인 건 아닐지 몰라도, 절대적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 어쩐지 우리는 세상의 모든 상처를 함께 소유하고 있는 건 아닐까.“ 232p
얘야, 세상에는 정의도 있고 자비도 있단다.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뭐가 맞느닞 모르겠다면 나는 늘 자비 쪽으로 가라고 말하고 싶구나. 혹여 실수하더라도 자비를 베풀다 실수하는 것이 낫다. 잘못된 자비는 잘못된 정의만큼 사람을 아프게 하진 않아. 373p
‘친절의 공모자‘가 되지 않으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