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평점 :
#흐르는강물처럼
#셸리리드 #김보람_옮김
#다산책방 #이동진추천도서
저자의 첫 책이라고 😳👍
담달 독서모임 도서인데 뒤에 독서모임 가이드로 질문이 다 나와있어요. 😁😁😁🎉🎊
17살 빅토리아는 아이올라라는 아주 작은 마을에서 복숭아 과수원을 하는 집에서 산다. 무뚝뚝한 아버지와 상이 군인 오그 이모부, 순종적인 비토리아와 달리 삐뚫어진 한 살 밑의 동생 세스가 가족 구성원이다. 5년 전 엄마가 세상을 떠나기 전엔 세스도 엄마로 인해 통제가 되었고, 집안의 규칙이 있었다. 빅토리아가 믿고 의지할 캘 사촌오빠와 비브이모가 있었기에 지금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위트가 가득하고 집안 분위기를 단숨에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오그 이모부는 비브 이모와 결혼함과 동시에 진주만 공습이 시작되어 전쟁터로 끌려 갔고, 그런 이모부는 우리에게서 사라졌다. 다만 하루종일 독설을 뿜는 두 다리를 잃어 휠체어에 의지하는 삶을 사는 사람만 남았다.
엄마와 이모의 빈자리는 당연하게 빅토리아의 차지였다. 제대로 집안일을 다 배운 적이 있는 것은 아니였지만, 여성의 해야할 일은 여자의 몫이기에 유일한 생물학적 여성인 빅토리아는 엄마가 맡아서 하던 모든 일을 감당해야 했으며, 더 폭력적이인 성향으로 변한 세스와 독설가인 이모부 그리고 아빠까지 남성 3명과 한 집에서 살아내야 했다. 어둠과 함께 공포가 공존하는 집에서
그런 빅토리아는 길에서 만난 한 남자와의 인연이 사랑으로 이어졌다. 그저 피부색이 조금 다르다는 것으로 자신의 가족과 동네 사람들에게 온갖 억측과 끔직한 말을 들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윌. 그는 그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고 인전으로 불린다.
모든 사람의 눈을 피해 만나야만 하는 사람. 그렇지만 처음으로 느낀 사랑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여성 어른의 부재로 여성의 삶에 대한 가르침이 없었던 빅토리아는 윌을 만나 소녀에서 여성으로 거듭난다.
하지만, 행복은 아주 찰나에 불과했다. 곧 윌은 피부가 벗겨진 시신으로 발견되지만, 윌을 상실한 슬픔을 애도할 시간을 보내지도 못하고 일상을 이어간다. 자신의 신체적 변화를 감지하고 새 생명을 품었지만 큰 옷과 붕대로 최대한 그 사실을 숨기며 산다. 커져가는 몸을 언제까지 숨길 수 없었던 빅토리아는 가족을 떠날 결심을 하는데….
루즈벨트 대통령이 휠체어를 수치스러워하지 않았더라면, 자신이 휠체어를 탄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더라면 혹시 오그 이모부처럼 다리를 잃고 비참한 삶을 산 수많은 참전 용사들이 조금은 덜 고통스럽지 않았을까? 80p
책은 인종차별문제, 상실, 전쟁의 무용함, 자연의 아름다움, 삶의 동력 등을 보여준다. 자연에 대한 묘사가 아름다운 문장 덕에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올라라는 지역과 빅토리아를 따라가며 이어지는 배경이 머리 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인물들을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해 주는 책이다.
동녘의 들쭉날쭉한 능선 뒤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었던 둥근 태양은 놀랍도록 빠르게 올라갔다. 그러고는 금세 골짜기를 가로지르며 세상에 말간 빛을 퍼뜨렸다. 햇빛은 내가 서 있는 곳에 가장 먼저 닿아 미묘한 온기로 나를 감쌌다. 그다음엔 이파리와 줄기에 대롱대롱 매달린 물방을을 때렸고, 파닥거리는 고눙들, 반짝거리는 거미줄에 닿아 순간 투명해 보이게 만들고는 이내 주변을 환하게 비추었다. 개울을 따라 미로처럼 펼쳐진 빽빽한 버드나무 숲속에도, 그 안에서 싹트는 붉은 가지에도, 그리고 하얀 포플러나무껍질에도 구석구석 햇볕이 찾아갔다. 그렇게 온 세상에 시나브로 빛이 퍼졌다 - P184
우리의 존재는 탐스럽게 잘 익은 복숭아를 조심스럽게 수확하듯 신중하게 형성되는 게 아니다. 끝없이 발버둥 치다가 그저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을 거둘 뿐이다 - P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