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여인의 선물
데니스 존슨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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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여인의선물
#데니스존슨
김승욱_옮김
#다산책방

<283p>

1949년에 독일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따라 도쿄, 마닐라, 워싱턴에서 성장하고 20대 시절 술과 마약의 유혹에 빠져 방황한 데니스 존슨의 단편집이다. 레이먼드 카버에게 아이오와 대학에서 영문학 수업을 들은 저자는 자기만의 독창적 문체와 세계관을 갖고 있다. 전미도서서상, 플리처상 소설 치종 후보에 오른 작품들이 있으며 <기차의 꿈>은 2025년 넷플릭스에서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바다 여인의 선물』은 총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됐다. 작품을 통해 작가 경험에서 나오는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주인공 한 명이 편지 형태이거나 시간과 공간의 자연스럽게 연결하지 않는 방식 등으로 저자의 독특한 문체와 플롯을 다양하게 엿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작품이다.

📍바다 여인의 선물
인생의 말
나는 인생의 어떤 장면을 기억할까?
전 부인의 죽음 앞에서 용서를 위한 통화 사형수에게 들은 부부의 이야기 그의 아내의 실체 미망인이 찾는 남편의 휴대폰 / 괴짜 화가가 절친이라고 지명한 나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아이다호의 별빛
지난 5년간 여덟 번쯤 체포되고, 두 번 총에 맞고, 사랑한 여자는 2000명쯤 되는 사람. 혼수상태를 경험하는 일도 있는데 의사들은 그에게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데.”라고 했다.

📍교살자의 밥
차량 절도와 체포 불응의 중범죄를 저질렀지만 가벼운 혐의로 끝났다.
왜?
이것은 모두 다른 행성의 일이니까~
내 형량은 41일 😎
같은 감방을 쓰는 동료는 40대 후반으로 대머리에 아랫배가 볼링공처럼 볼록 나온 사람으로 아내와의 오해로 감옥에 왔다는데… 25년형을 각오하고 있다고? 😳

“너희한테 전할 하나님의 말씀이 있어. 조만간 너희 세 명 모두 살인을 저지를 것이다.”
“살인자. 살인자. 살인자.”
“네가 첫 번째니라.” 132p
/ 아이다호의 별빛(바로 전 단편)의 카산드라 부활이야?

교도소 안에서 살인자에 대한 예언이라…

📍무덤 위의 승리
“당신이 두어 달 전에 다시를 만났다던데요. 그때 괜찮아 보이던가요?”
“제가 보기에는 괜찮았습니다. 그러니까 그분 연세가…?“
”예순일곱 살이에요. 문제는 연락이 끊어지기 전에 다시가 며칠 동안 연달아 나한테 전화해서 자기 형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다는 거예요. 그 형이 아내와 함께 지난달에 불쑥 나타났는데, 도무지 떠날 생각을 안 한다고. 부엌을 멋대로 어지르면서 다시의 술을 마시고, 다시의 생활을 방해하고 있다고 했어요.“
”그럼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 같은데요, 가족이 함께 있다면…“


”다시의 형은 10년 전에 죽었어요.“
😳😲
”부부가 둘 다 죽었어요. 부인 쪽이 남편보다 뒤에.“

제리 선생의 걱정으로 다시를 만나러 간다.
다시는 형과 형수가 유령이 아니라 살아있다고 했다.

다시는 폐암에서 전이되어 뇌까지 퍼졌다고 했다. 그의 환상은 뇌종양 탓이었을까? 실제 그런 현상이 보이는 것은 곧 죽음을 맞을 거라는 예언을 하기도 했다는데…
나는 다시 링크의 곁으로 와 운전기사 겸 비서 노릇을 하고 있다. 아직 먼 미래를 계획하고 있는 링크.
누군가가 예언한 그들의 죽음. 그 앞에서 먼 미래를 상상하는 그들.

📍도플갱어, 폴터가이스트
마크를 알게 된 것은 1984년 시 워크숍 강의 때였다. 당시 마크는 20대 나는 35살이었다. 마크에겐 죽은 형이 있었다. 형은 홀로 남은 쌍둥이 중 하나였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똑같이. 죽은 랜스가 엘비스 프레슬리에게 푹 빠져 음반 전부를 모았고 이후 마크가 나머지 앨범을 모두 수집했다. 마침 대학에 갈 돈이 필요해 모든 음반을 팔아 등기우편으로 보내고 난 이틀 후 엘비스 프레슬리가 죽었다. 모두가 원하는 커버까진 전부 보내버렸는데..
엘비스에 대한 마크의 집착은 랜스 형이 남긴 음반을 모두 팔았다는 데 죄책감이 더해져 커져만 갔다. 그리고 죽었다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쌍둥이 형제가 살아있다는 가설을 얘기하는데..
제시 가론 프레슬리, 엘비스 프레슬리의 쌍둥이 형. 사산되지 않고, 17년 동안 산파에게 길러지다가 악마 숭배자 톰 파커에 넘겨짐. 20년 동안 파커에게 착취당하다가 죽어서 자기 형제 엘비스의 무덤에 묻혔다?
마크는 이런 이야기를 왜 나한테만 하는 걸까?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흐름을 따라가다 뭔가 탁! 맞는 지점을 만나면서 머리에 불이 켜지는 느낌을 맞볼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저자의 경험이 문학으로 재탄생한 작품이 아닐까?
색다른 문체를 만나고 싶은 분. 자연스러운 전개의 글이 지루하다 느껴지는 분. 공상의 세계에 잘 빠지는 분들이 읽으면 더 흥미롭게 읽을 소설이다.


+ 저자의 은근한 유머가 녹아져 있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단편소설집 #신간도서 #영미문학 #사후출간작품 #기차의꿈 #플리쳐상최종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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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 부부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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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으로 시작된 힐링 소설 열풍이 있었다. 나는 몇 작품을 따라 읽다가 이내 비슷한 이야기들에 힐링이 아니라 지루함을 느꼈고, 어떤 작품에선 개인이 평온한 삶에 이르기 위한 설정으로 불편함을 야기하기도 해서 믿고 거르는 장르가 됐다. 그런 중에 나온 『휴남동 서점』은 그 지루함 속에서도 읽게 만드는 힘을 갖은 작품이었다.

이번 작품 역시 꼰대스럽다 못해 이름이 ‘경직’인 유연함이 1도 없는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인데 따스함이 흐른다.

“은퇴한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더라고.”
“은퇴할 때만 해도 내 나이 예순이었어. 그땐 몰랐는데, 지금 보면 참 젊었어. 너 기억해?”
“나 은퇴하고 청소도 하고 아파트 경비도 한 거. 둘 다 나랑 안 맞았잖아.”
“오경직이랑 맞는 일이 있나.”

“아빠”
“왜!”
“아빠도 지금 아빠 생각만 하시잖아요. 아빠 지금 아빠 주장만 하고 있잖아요.!”


오경직. 아내인 화정과 연애 6개월 만에 결혼을 했다. 화정은 꼼꼼하고 성실한 사람이었고 결혼 후 일을 그만두고 놓치는 것 없이 살림과 가족을 살폈다. 순조로운 결혼 생활은 모두 화정 덕분이었다. 그런 아내와 자식들 옆에서 경직은 자신의 삶을 살았다. 유일한 친구 항구도 인정할 만큼 경직은 경직된 사람이었고 오로지 자기만의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

심장 시술을 두 번 받은 경직은 갑자기 인구 소멸에 꽂힌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이 사라진다니!
그렇게 둘 수는 없다.
나라가 바뀌지 않는다면, 1 대 1 밀착 공략을 하면 되리라!

잘나고 잘난 큰 딸. 학창 시절 내내 공부로 이름을 날리고 좋은 학교, 멋진 회사의 취직하여 살아가는 선지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결혼하고 애를 낳으라고 해야지.
결혼 후 이제 막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는 둘째 아들.
루다 혼자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얼마나 외롭겠는가?
둘째를 낳으라고 해야지!
아파트 주차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젊은 커플.
알고 보니 막 결혼한 신혼이고 경직의 윗집에 산단다.
저 커플도 빨리 애를 낳으라고 해야지.


대한민국이 없어지게 생겼는데!
왜 애를 낳지 않는 것인가?
이 좋은 세상에서 이렇게 잘 살게 된 나라에서 왜?


평온하게 자기의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이 젊은이들
딸도, 아들도, 윗집 부부도 경직이 상상하는 그들의 삶과는 다르다는 것을 밀착 설득을 하며 깨닫는다.

인사성 좋고, 세상 어려움 없어 보이는 가을은
경직이 생각하는 편안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몸을 쓰는 일을 하고 있었고,
서울의 삶에 상처로 이 도시로 온 것이었다.
그 안쓰러운 사연을 들으니 이들의 계획에 마음이 불안해진 경직.
이 어려운 시기에 식당을 차린다니
소상공인 다 망한다고 난리인 이 시점에!

함부로 훈수 두지 말라는 딸의 말이 귀에 환청처럼 들리지만,
이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말려야 한다. 말려야 하는데…

하필, 그들이 눈여겨 본 자리가
친구 항구 건물이라니…
절대 집기를 빼지 않고 남겨뒀던 가게를 선뜻 내어준다는 항구.

식당 일을 하면 애는 어떻게 낳냐고…
대한민국 소멸이라 젊은 사람들 애를 낳아야 하는데…

승승장구의 삶을 사는 줄 알았던 딸도,
맞벌이로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줄 알았던 아들도,
패기 넘치는 가을과 봄 부부의 삶도
생각처럼 순탄치 않은데..

“그럼 한번 물어보자. 요즘 애들은 왜 결혼을 안 해?”
“순리를 따르나라. 생각해 보니 순리라는 게 별건가 싶네. 늘 그래왔듯 자연스럽게 과거로부터 미래로 이어지는 거잖아.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은 지금껏 자연스럽게 생존 본능과 번식 본능에 따라 이어져왔어. 진화론 알지 아빠? 아빠가 말하는 순리는 번식 본능에 가깝네. 나의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주고 싶은 본능. 그런데 아빠 번식 본능보다 더 강력한 게 무너 줄 알아?”
“생존 본능. 동물은 생존이 위협받으면 번식하지 않아. 우선 내가 살아야 하니까. 요즘 애들이 왜 결혼하지 않냐고? 왜 번식하지 않냐고? 생존해야 하니까. 나부터 살아남아야 뭐라도 할 거 아니야.” 74-5p

마지막 문장은 스포라 패스


이기적이고 융통성과 유연성이라고는 1도 없는, 타인의 평판이 중요하고 내 가족을 챙기는 걸 못하는 예전 아빠들의 모습을 품은 경직이라는 주인공은 겉으로 표현하지 않지만, 이 삶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내 때문임을 아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이후의 변화가 자연스러웠다. 나이가 들면 눈도 안 보이게 되고, 귀도 잘 안 들리게 되면서 점차 자기 안에 갇히게 되는데 그럴수록 더더욱 에너지를 써서 다른 사람들의 야이기를 듣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몇 배 해야 됨을 느낀다. 또한 지금의 나는 어른들의 지혜로운 이야기를 잘 들으려는 노력 또한 해야 함을 느낀다. 그들이 비록 나보다 체력이 약하고 아픈 곳이 많고 세상의 변화에 기민하게 따라가진 못하시지만 고단한 인생 잘 살아내신 그 삶에 지혜가 분명 가득할 테니!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힐링도서 #따뜻한책 #공존하는사회 #신간도서 #서로돕는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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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주인 각본집 - 초판 종료
윤가은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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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주인_각본집
#윤가은
#안온

<174p>

영화가 나왔을 때 많은 분들이 극찬하셨지만 애써 보려 노력하지 않았다.
아동 성폭력에 관한 내용이라고 했다.
넷플에 공개되고 플레이를 했다가 초반 5분여를 보고 껐다.
끔찍한 장면이 나올까 봐 너무 무서워서 ㅠ
그래도 너무 잘 만든 이야기라니 책으로 먼저 만나기로 했다.

성폭력은 언제 어떠한 형태이든 어렵겠지만, 아동이 대상이라면 얼마나 끔찍한가.
09년 조두순 사건이 알려졌을 때 딸을 출산한 나는 너무 무서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 책은 그가 출소하여 다시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지역으로 돌아오는 시기를 다룬다.

아빠와 떨어져 엄마와 어린 남동생과 함께 사는 주인은 무척 밝은 아이다.
남자아이들과 스스럼없이 몸을 부딪히는 장난도 치는 아이다.

아빠와 어린 여동생과 함께 사는 수호는 주인의 엄마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동생을 맡긴다.
어린 여동생이 있는데 이 지역에 성폭력 전과자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예민해진다.
그리고 동생의 몸에 생긴 멍이 신경 쓰인다.
유치원만 다녀오면 생기는 멍은 아무래도 놀면서 다친 흔적이 아니다.

수호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성폭행 전과자가 이 지역에 오는 것을 거부한다는 서명을 받으러 다닌다.
그런데 한 명이 그 서명을 거부한다.

서명지에 적힌 문구가 틀렸다는 게 이유다.

“성폭력은 평생 씻지 못할 깊은 상처를 남기며,
한 사람의 인생과 영혼을 완전히 파괴하는……”

뭔 씻지 못할 상처에,
인생이랑 영혼까지 막 파괴가……
이런 극단적인 어휘에 동의하지 못하겠단다.

아무래도 주인은 성범죄의 심각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틀렸다고 계속 우기는 주인.
그런 주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호.

그런데 여기서 참지 못한 주인은 성폭행 피해자임을 밝힌다.

이 말을 하기 전보다 후의 파장이 더 커지는 상황.
모두들 눈치를 보고,
그의 밝음에 진짜 피해자인지 의심하는 이들

피해자스러움. 은 뭘까?

친부로부터 성폭행 고소가 늦었다고 돈이 필요해서 이제 와서 그러는 거 아니냐는 말을 던지는 사람.
가까운 친지로부터의 성폭행으로 한 가족이 무너지는 일들을 감당하는 것.
그들이 웃어도 울어도 모두가 힘들어하는 상황. 웃으면 웃어서? 울면 아직도?라는 토를 다는 사람들.

어릴 때의 성폭행은 그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나이가 되면 또 한 번의 폭풍을 치러야 한다.
평생을 옥죄는 정서를 죽이는 이 범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까지 왜 그들이 욕을 먹어야 하는가?

이제 영상 봐야지.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각본집 #성폭력 #피해자다움이란 #고통의무게 #한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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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영화 <오디세이> 원작) - 명화와 함께 읽는, 고대 그리스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65
호메로스 지음, 페테르 파울 루벤스 외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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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함께읽는_오디세이아
#호메로스
파테르파울루벤스 그림 외
박문재_옮김
#현대지성클래식_65

장담했었다.
나는 호메로스는 못 읽을 거고, 안 읽을 거라고…
초등용 그리스 로마신화 시리즈로 읽은 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그런데 놀란 감독이 영화를 만들었단다.
😳
독서모임을 한단다.

언제 읽어보겠냐며 도전!

글만 있으면 재미없으니 명화와 함께 있는 현대 지성으로 픽! (명화가 여러 가지로 큰 역할을 함)
오디세이아는 산문으로 풀어 번역한 평어 버전도 있는데 요건 원문 완역본임.

아킬레우스의 아버지가 될 펠레우스와 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결혼식에 불화의 여신 에리스만 초대받지 못한다. 이에 분노한 에리스가 “가장 아름다운 자에게”라는 황금 사과를 던지고 떠나는데 이 사과를 놓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3명이 다툰다. 심판을 하게 된 ‘파리스’에게 아프로디테는 그리스 최고의 미녀 헬레네(스파르타 왕 메넬리아오스의 왕비)를 파리스에게 주기로 한다.

헬레네 되찾기 위한 10년 전쟁 중 마지막 몇 주간 벌어진 사건과 전투 『일리아스』의 내용 : 주 내용은 제우스의 계획에 따른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의 불화.

『오디세이아』는 전쟁 후 아티카로 귀환하는 오디세우스의 여정이다. 집에 가는 길은 너무 멀어~ 10년

책의 20%는 전쟁을 떠날 때 어린아이였던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부지 생사를 물으러 떠나는 이야기
40%는 오디세우스의 귀환 여정의 고난
40%는 이타카에 도착한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자리를 다시 찾는 과정이다.

집에 돌아가는 여정만큼이나 긴 분량이 집에 도착해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한 과정이다. 냉큼 집에 돌아갔지만 살해당한 아가멤논과 다른 점이 바로 이 부분이랄까? 10년의 고생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드디어 도착~ 하고 확 풀어진 것이 아니라 내 자리 찾을 수 있는지 물색하고 움츠렸던 이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놈의 신들은 자기 맘에 들면 도와주고 거슬리면 뒈지게 고생시킨다. 다행인 것은 고난엔 잘못이 먼저라는 것. 그 고난도 혼자 헤쳐나가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는 신이 있다는 것. 절대로 이건 하지 마세요~ 하는 것만 지키면 내버려두겠다는데 인간 참 그걸 지키기 어렵다. 배고프고 추우면 절실해지지만 온전한 판단이 흐려지고(일단 먹고 보자. 일단 자고 보자), 등 따시고 배부르면 절실함이 사라진다. 🤷‍♂️

남편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고 구혼자들은 득실거리고 이 와중에 수의를 짜고 풀고 하느라 고생한 페넬로페이아 대단. 그런데 이 구혼자들 왜 자기들 집 양식 축내는 게 아니라 잘 보여야 하는 여자 집에 와서 축내고 있는 거지? 아무리 봐도 잘 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 집 양식으로 호의호식하는 게 편한 거 아냐? 집에서 잔소리하는 부모와 떨어져 매일 오디세우스 가산으로 부어라 마셔라~ 누가 마다할쏜가~


각주 포기.
누구누구의 아들 누구누구의 딸 블라 블라 너무 복잡해!
전쟁과 평화보다 더 많은 이름이 나오는 책이(각주 포함) 이 책이 아닌가 싶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고전추천 #그리스신화 #인물가득 #신이나인간이나 #귀향 #집나가면고생 #가정의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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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인 - 성해나 기담집
성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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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인
#성해나
#한겨레출판

<311p><별점 : 3.8>

『혼모노』를 읽으며 서늘함을 느꼈었다.
그런데 기담집이라니!
진짜 잘 쓰셨겠다.
난 왜 당연하게도 귀신 이야기라고 생각했을까?
띠지에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묻는 기묘하고 서늘한 아홉 편의 이야기’라고 쓰여있는데 말이다.
눈을 감고 다니지 말입니다. 😢

책방 사장님께 나 귀신 안 무서워해요. 사람이 무섭지 귀신은 뭐~
요거 내가 먼저 읽어보겠어요! 했다.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인간인가? 아닌가? 하는 종류의 인간들이 나오는 얘기인 줄도 모르고… 😱

이제서야 책의 제목이 보인다.

人非人
사람과 비인간

📍벚나무로 짠 5자 너비의 책장
1944 <소년구락부> ‘야수쿠니신사 영현께 바치는 글’대회의 우등상 상품으로 벚나무로 짠 5자 너비의 책상과 야스쿠니 신사 사진이 부여됐다. 이상한 악취가 나기 시작해 찾아보니 책상 밑에서 고양이가 만든 쥐의 두부가 발견됐다. 그 덕에 책상 밑에 새겨진 문구를 발견한다.

칼을 상하게 하는 것은 밖에서 묻은 녹이 아니라 제 몸에서 오른 독이다.

그 문구를 대패로 지우고 쭉 사용했다. 그 책상에서 전면 과외가 금지된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인 아버지 빽으로 하루 종일 수많은 가정 교사를 불러 공부도 하고,
40년 후 아이와 함께 사용하는 책상이 됐다. 책상 위에서 그는 한 mail을 받는다. <친일인명사전>10주년 기념 그 자손 현재 조사에 응해달라는 요청.

📍인비인
1943년 아시아 최고의 생화학자를 꿈꾸는 의욕 넘치는 청년은 창씨개명을 하고 교토대에 입학한다. 당시 그의 스승은 세균학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교수와 동행한 하얼빈 핑팡구에 있는 제재소는 목수 대신 군인이 지키고 있었다.

교수님, 지금 어디 가는 겁니까?
통나무를 모아두는 곳. 33p

가즈오 자네, 언젠가 나를 오야지라 부르겠다고 했지.

명 받들겠습니다, 오야지!

건강한 부류 ‘앵’에 속한 임산부에게 페스트균을 주사하던 날 밤, 여자는 가타마리(덩어리)를 해산하고 즉사했다. 코와 입만 겨우 있는 얼굴에 팔다리도 없고 생식기도 없는 존재.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가타마리는 식욕이 넘치다 못해 이름을 새긴 만년필까지 먹어 치우고 그를 오야지라 부르기 시작했다.

명 받들겠습니다, 오야지!

패전 후 교수는 계속 승승장구했고, 나는 고향으로 돌아가 아버지가 하던 의원을 물려받아 평범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발견된 가타마리에서 내 이름이 새겨진 만년필이 나왔다고 나를 생체실험한 전범으로 몰다니요. 전범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매일
삶을 경매합니다.

📍윤회 (당한) 자들
가스라이팅이 이렇게 무섭;;

📍아미고
당신은…… 무사할 거야, 아미고
카메라는 오토 모드로 박살이 난 차 구석구석을 집요히 클로즈업한다.
찍혔어?
찍혔습니다.
감독 : 컷

📍유령
예민 육아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고
뱀, 말벌, 전갈, 두꺼비, 지네, 거미…… 따위의 독충을 한 항아리에 모은다. 반삭이 지나 열어보면 이 독충 틈에서 단 한 마리만 질기게 살아 있을 것이다. 수많은 곤충과 파충류를 삼켜 몸집이 부풀고 독이 잔뜩 오른 단 한 마리. 그것이 고다. <본초강목>
고는 독약으로도 사람을 살리는 약으로도 사용된다.
AI 장비나 안드로이드 닥터가 다반사가 되어 빚더미에 앉게 된 이익이 머릿속에 떠오른 고.
양심과 도리를 갉아먹으며 당장의 허기를 채우기 시작하는데..

고를 쓰는 것은 남의 목숨을 해하는 엄중한 죄이므로 역사적으로 그를 쓴 자는 사면 받을 수 없으며, 그 자손에게도 엄벌을 내린다. 273p

고를 납품하던 조우인이 사망했다.
사람이 아닌 ai를 쓰면?

성해나 작가의 어휘는 국어사전 안팎으로 넓다. 👍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여름엔무서운얘기 #신간도서 #단편도서 #한국문학 #오싹한얘기 #여름추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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