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특별판)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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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 좋아함. 질문?
읽긴 하는데 어려워하기도 해.

과학 좋아함. 질문?
과학 어려워.

이 책에 과학 얘기 많음. 질문?
많긴 한데 그걸 다 따라가지 않아도 괜찮아.

아들이 계속 추천했는데 왜 이제 읽음. 질문?
두껍잖아! 그리고 SF잖아. 영화 개봉한다기에 부랴부랴 읽었지.


물이 필요하지 않는 생명체도 있다!라는 주장을 하며 여러 해를 보내다가 과학자가 아닌 과학 교사로 삶을 살아가는 그레이스에게 물이 없이 살 수 있는 생명체일 수도 있는 미지의 물체에 대한 실험 기회가 주어진다.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
각종 이동 수단과 여러 나라의 협력으로 망망대해 가운데 항공모함에 실험실이 꾸려진다.
처음엔 그저 자신의 주장에 맞는 생명체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흥분했었는데…
다른 측면으로 흥분할 만한 물건임이 밝혀진다.

아스트로파지
기본적으로 온도가 높고 빠른 속도로 빛을 흡수하여 성장하는 존재.
이 속도라면 10%의 태양빛을 30년 내에 잃게 되는데, 그럼 지구 생명체는??

8광년 내의 모든 별이 아스트로파지에 의해 감염됐는데 유일하게 감염되지 않는 별이 있다.
‘타우세티‘ 그곳에 답이 있다.
아스트로파지를 에너지로 쓴다면 성간 항해가 가능한 우주선을 만들 수 있다는데!


눈을 떠보니 여긴 지구가 아니다.
내가 자원했나?
자신과 함께 탄 중국, 러시아 대원은 어떤 이유인지 이미 사망한 상태다.
우주 한가운데 홀로 눈을 뜬 그레이스 박사

그런데 타우세티를 연구하러 온 것이 지구만이 아니다.
내 우주선 바로 옆에 지구발이 아닌 우주선이 있다.
방금 우리의 이웃을 만났다.
그레이스 혼자. “이런 씨발!” 179p

지구에 없는 꽤 단단한 물체를 소유하고 있는 이 존재는 나를 이웃으로 생각할까? 적으로 생각할까?

가끔은 우리 모두가 싫어하는 일이 일 처리를 하는 유일한 방법이 되기도 한다. 336p

우주선이 발사되기 전의 과정에서 나오는 일 처리 과정에 보며 공의와 자신의 신념 사이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나는 이 인물들 중 어떤 인물에 가깝나? (물론 누구나 아무것도 모르는 소시민 1이 되겠지만)를 생각해 보기 좋다. 읽으며 내내 맨해튼 프로젝트가 생각나기도 했다.
우주에서 혼자라니! 소리마저 없는 곳에서 혼자 남기다니. 이건 가혹하지 않은가? ㅠ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장편소설추천 #sf추천 #가독성좋은소설 #시간순삭 #우정 #협력 #우리모두가영웅 #문과생도재밌는과학기반소설

3월 영화 개봉 전에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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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크림빵 새소설 19
우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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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 <시티 뷰>가 인상적이라 지금도 내용이 드문드문 기억난다.(소설책 덮으면 급 휘발하는 기억력의 소유자) 책을 읽으며 이 작가 굉장히 영리하구나.를 몇 번이나 느꼈다. 이 책도 비슷한 느낌이다. 소설에 관한 이론은 다 아는 사람이라는 느낌?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죽은 <아버지의 해방일지>보다 더 강렬한 죽음으로 시작한다.

고도 비만의 한 지방대학 국문과 여교수가 변기에 머리를 박고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다. 떡집의 둘째로 태어난 그녀는 어머니가 떡집에서 일하다가 화장실에서 태어났다. 예정일보다 무려 3개월이나 일찍!
그녀는 태어남에서도 남들보다 월등하게 빨랐지만, 읽기도 월등하게 빨랐다. 고단하고 고단한 어머니의 삶에 그녀의 영민함은 기쁨이었다. 어머니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조금이라도 어머니의 노동을 줄이기 위해 딱딱해진 떡으로 밥을 대신하며 몸도 부풀리고 지식도 부풀려가며 성장한 여인.
어릴 때부터 이미 몸이 거대했던 그녀에게 유일하게 집에 초대한 친구가 있었으니, 노동으로 지친 엄마와 전혀 다른 모습을 한 친구의 어머니가 내어준 간식마저 그녀를 홀렸으니~
카스텔라와 우유의 조합이라니! 씹지도 않고 넘어가는 이 부드러움이라니! 딱딱하게 굳은 떡을 아작아작 씹어 넘기던 그녀에게 이 부드러움은 그녀를 평생 매혹시켰다. 점점 불어나는 몸집. 남들 앞에서 점점 더 먹을 수가 없어진 그녀는 교수실 냉장고 가득 크림빵을 채워두고 홀로 먹고 뱉기를 반복하는데.. 어마어마한 읽기와 논문을 작성하지만, 그녀의 수업은 언제나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안타깝게도 지식과 가르침에 간극이 있었는데…
그런 그녀에게도 대학원생이 하나 있었다. 지방 국문과 대학원생이라니! 지원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사회적으로 인지도 있는 학과장에게 몰렸는데 유일하게 그녀에게 지도를 받는 이종수는 조교로서 능력이 워낙 출중하여 학과장에게도 신임을 받고 있어 과의 모든 교수의 뒷일을 하느라 늘 분주한데.. 하필 지도 교수의 사망이라…

교수 자리 공석!
교수들의 뒤를 다 아는 조교는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어마어마한 글이 남겨진 허자은 교수의 노트북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거창하게 말하자면 언어의 세계와 사랑에 빠진 거지. 그래, 알아. 언어는 돼먹잖은 허상, 쓸데없는 기호일 뿐이라는 거. 참기름이란 글자에선 고소한 냄새가 나지 않고, 가래떡이란 이름에선 젖빛 김이 피어오르지 않아. 부부를 배불려 주지 않고, 자식들의 학원비로 변신하지도 않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그래서 단어들이 좋았어. 그 무력함이. 그 무용함이. 95p

하긴, 휴먼입니까, 묻는 컴퓨터에게 휴먼 이하입니다, 답해 마땅한 게 대학원생의 처지니까. 강의 나가는 이틀은 교수님, 나머지 오 일은 불가촉천민으로 사는 삶은 자이로드롭처럼 아찔하게 어지러웠으니까. 2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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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트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7
문지혁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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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 99년도의 일을 회상하며 기록한다.

’유럽 호텔팩 21일‘

90년대 후반에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럽 배낭여행이 유행처럼 번졌다. 97년 IMF가 터지고 주춤하긴 했으나, 그 유행의 갈망은 더해졌겠지. 여행 경비를 위해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한다. 호텔팩 비용이 200이니 여비까지 300만 원을 마련했다.

고등학생 때 사귄? O와의 관계를 끝낸다는 마음으로 그녀가 남긴 은반지를 버리기로 한다.

서울 > 런던 >브뤼셀 > 암스테르담 > 프라하 > 잘츠부릍크 > 빈 > 베네치아 > 로마 > 니스 > 파리 > 김포 > 서울

당시엔 인천공항이 없었다.
목적은 빈!
아무리 당시 물가가 저렴했다고 해도, 영국과 스위스 일정이 있는데 어떻게 200만 원의 호텔팩이 가능한가? 그건 바로 국경 간 이동하는 날은 기차에서 밤을 보내기 때문이다. 당시 서유럽 여행의 붐엔 저렴한 여행 경비를 위해 야간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이 여행이 유행했었다.

야간 기차 안 위험하냐고?
말이 통하지 않는 나 영어 몰라. 내 자리 어딘지 모르지만 나 이 자리 맘에 들어. 내가 먼저 와서 찜 했거든? 너 꺼져! 뭐 이런 사람부터 해서;;; 야간에 계속 떠드는 사람까지 온갖 군상을 다 만날 수 있지. 😳

나도 이 비슷한 시기에 딱 요런 여행을 떠났었다. 첫 직장에서 중년 남성의 괴롭힘은 내가 어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 일을 과하게 시키는 건 괜찮았는데 술자리의 성추행을 시작으로 점점 평소에도 외부에서 만날 것을 요구했기에 나는 도망치는 것을 선택했다. (당시엔 직장 내 괴롭힘 따위의 창구가 없었다. 대부분의 중년 남성으로 구성된 직장에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여자를 보호해 줄 사람은 없어 보였다.) 제법 일도 잘해서 초고속 승진도 했건만… 결국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불안정한 직장을 다니며 내 눈을 사로잡은 건 서유럽 여행. 만 25세까지 할인 혜택이 많다는 글에 눈이 홱! 돌아갔다. 남들보다 1년 학교를 빨리 입학한 탓에 직장 경험을 하고도 아직 만 25세의 문턱 직전에 있었다. 만 25세를 5달 남긴 나는 그렇게 호다닥 유럽 여행을 결정했다. 호텔팩도 아니고 민박과 유스호스텔 등 책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을 계획해서 저 비용에 40일 코스로.. 😆

제대로 공부도 하지 않고, 당시 막 보급된 인터넷 카페를 뒤져가며 코스를 짜고 숙소 리스트를 적어 넣고, 이 숙소에서 이맬이나 공중전화로 저 나라 숙소 예약하고 확인하며 돌아다니는 형태였다. 지도와 론리플래닛 손에 쥐고 이것도 무거워서 지난 나라는 버려가며 다녔다. 가장 저렴한 슈퍼에서 식빵과 잼을 가방에 넣고 대충 길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꼭 먹어봐야 한다는 음식만 사서 먹으며 다닌 20대나 가능한 여행을 … (공부 좀 하고 갔어야 했는데.. 이건 뭐 도장 찍기 수준으로 다녔으니….)

런던 인 파리 아웃

위험 쫄깃한 순간도 있었지만, 혼자의 시간을 온전히 즐겨본 게 처음이 아니었나? 역사 예술 등의 지식이 하나도 없이 간 여행이라 제대로 보고 온 것이 없어 아쉬웠지만 이 여행 이전과 이후의 내가 달라짐을 살아가며 느낀다. 이후로 시작한 운동을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것 중에 하나. 좋아하는 문 작가의 신간을 통해 추억 여행을 했다.

반납을 위해 리뷰 쓰는 버릇은 언제 고쳐지나 ㅠ
유럽 자유여행 다녀오면 고칠 수 있을 것 같은데.. 🤭
스페인 가보고 싶다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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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떨어진 화살을 굳이 가슴에 꽂지 마라 - 한·중·일 50만 독자를 위로한 신경 쓰지 않는 연습
나토리 호겐 지음, 이정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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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떨어진화살을굳이가슴에꽂지마라 [광고]
#나토리호겐_지음
이정환_옮김
#포레스트북스
#이키다서평단

한‧중‧일 50만 독자를 위로한 신경 쓰지 않는 연습

일본 관광객이 한국에 오면 꼭 ‘시장’에 들른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여행 기념품을 선물하기 위해서라는 게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야 하니 저렴한 한국의 양말이나(저렴해도 퀄리티 좋고 예쁨) 김 등을 사기 위해서라고 한다. 심지어 여행을 좋아하지 않지만, 동료들에게 여행 기념품을 선물하기 위해 여행을 한다고 했다. 왜?🤔

일본도 간토 지(동경 중심 북쪽) 역과 간사이 지역(오사카 중심으로 남쪽)으로 특색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남을 신경 쓰는 정도가 우리나라보다 큰 편에 속한다. 타인에게 호감을 얻는 일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정도가 지나치면 결국 지치고 나를 잃게 된다. 그렇게 생겨난 신조어가 바로 ‘히키코모리’다. 일본어 동사 ‘히키코모루’에서 유래한 말로,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고 사회적 활동을 중단한 고립 상태를 뜻하는 말로 일본어 사전에 2008년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2014년 12월에 일본에서 기획, 발행되었다.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며 살지만 문제가 생기면 결국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책을 집어 드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데, 이러한 현상이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 전반으로 퍼져나가고 있어서인지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불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2500여 년간 불교는 마음이 평온한 사람이 되는 것을 추구한다. 인간이 가진 지혜의 힘으로 마음의 평온을 얻는 것. 120가지의 항목을 불교의 이런 가르침을 적용한 책이다.

🧘🏻 목차만 읽어도 마음의 평온이 생긴다.

좋은 사람 되려다 괴로워지지 마라.
잘 보이기 위해 애쓰지 마라.
인정과 칭찬에 목매지 마라.
세상살이는 원래 바쁘다. 🤭
이해하려 노력하지 말고 떠오르는 태양을 즐겨라.
남의 실망에 내가 주눅 들지 마라
새옹지마를 즐기는 여유를 가져라.
사람들은 모두 자기 문제에 신경 쓰기도 바쁘다.
반면교사는 거리 두기에서 시작된다.
인생의 정답은 내 안에 있다.
삶은 취미처럼, 취미는 삶처럼.
유행은 나만의 스타일로 해석한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지혜로워지는 것이다. 🧐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영원한 것은 절대 없다.
무심하게 살되 무관심하게 살지 않는다.


이번 연휴에 다들 여행✈️가는데 나만 이러고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의 91페이지를 펴보라고 권하고 싶다.
며느리는 일 년에 몇 번이나 해외여행을 가는데 집을 지키며 집안 살림을 하는 어른이 ‘이 나이에 빨래나 해주며 살아야 한다니’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 나이에 빨래를 할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훨씬 편해질 것 같다고 한다. 이건 좀 과한 예가 될 수 있겠지만, 나를 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노동의 베풂으로 많은 이들의 행복을 가져온다는 생각이 때론 필요하다. 나의 명절은 장보기부터 시작하기에 남들보다 길게 오래 노동하는 편에 속하는데 그런 순간 이런 주문을 외운다. ’기껏해야 명절 일 년에 두 번이야!‘ (사실 명절 아닐 때에도 노동 재능 기부를 꾸준히 하고 있는 사람이긴 하다. 노동 재능이 너무 뛰어나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점점 관절이 아우성쳐서 문제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는 법과 관계 속의 어려움에 대한 팁도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화’를 파악하는 것. 왜? 화가 나는가? 나는 어떤 지점에서 화를 참지 못하는가? 이것만 알아도 감정을 다스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나의 화를 파악해 보자.


이 책은 항목당 3페이 정도로 아주 짧게 기록되어 있어 끊어 읽기 좋다.
틈새 독서로 좋으며, 언제나 옆에 두고 나의 마음 상태에 맞는 항목을 찾아 읽기 좋다.
모든 페이지가 명언이다. 곧 실천해서 손해 볼 내용이 하나도 없다.

삶이 내 뜻대로 안 풀려 답답하신 분
책이 손에 안 잡히시는 분
책 읽기를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하시는 분 등
독서력에 상관없고, 전 연령대 추천 가능한 책입니다.

+ 우리 아이들 어릴 때까지만 해도 역할극을 하면 다들 ‘엄마’를 하려고 했었는데, 요즘은 ‘반려동물’을 맡아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제 가족이라는 범주에 반려동물이 기본이구나.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나를지키는법 #명상 #도서협찬 #신간도서 #틈새독서 #신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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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읽는 마음 - 삼켜진 마음 안에 피어나는 용기와 희망의 꽃
볕뉘 지음 / 볕뉘서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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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읽는마음
#볕뉘
#볕뉘서재

<187p>

어릴 적 어른들의 인사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식사 하셔쓔?’였다. 그들은 동네 아이들을 볼 때마다 ‘밥 먹었냐?라고 물었다. 전쟁 후 고단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진심을 담은 안부가 ‘한 끼 식사‘였던 과거의 관습이 유지된 탓이었을 테다. 꽤나 시골에 살았던 나는 자연에서 주는 재료로 끼니를 걱정하고 살 정도가 아닌 환경이었음에도 어른들에게 ’식사‘는 삶을 살아가는 중요한 바탕이었다. 내 가족의 끼니를 위해 일하고, 만나는 이웃과 동료, 친구들의 끼니를 살피는 일은 식사 이상의 큰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다.

’식‘이 배고픔을 해결하는 수단이 아닌 문화가 된 지금에도 식사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겼다. 저자는 버텨지지 않는 하루의 끝에 누군가가 묻는 ’한 끼‘의 안부가 가장 큰 위로가 된 순간을 기억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에너지가 ’0‘에 수렴하는 상황에서 다시 에너지를 채우기 위한 행위인 ’식사‘를 삶에서 찾아내고 기록했다. 나의 삶과 타인의 삶 속에 얽힌 식사를 통해 펼쳐지는 이야기는 다양한 맛으로 그려진다.

직접 농사지은 복숭아를 팔러 나온 할머니에게서, 치열한 직장 속 잠깐의 점심시간을 통해서, 엔트로피 최고를 경신한 집 안의 풍경에서, 아직 이른 주말 아침 주방에 서서, 푹푹 찌는 더위에 뜨거운 음식들 앞에서, 겨울을 담근 김장 김치 앞에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어린 딸의 마음이 한껏 토라져 있는 순간 달콤한 디저트를 건네며 마음을 풀어주는 장면이 있다. 그런 그녀도 성인이 되어 자신의 친구의 마음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음식을 선택한다.

“다들 끝났냐? 왜 치고받고 싸우지 그러냐? 어찌 막대기라도 하나씩 손에 쥐여 줄까? 막대기를 줄까, 수박을 줄까?” 109p

자매의 다툼에 막대기가 아닌 달콤한 수박을 들고나온 어머니의 지혜가 어쩐지 저자의 글과 닮았다. 삶의 고단함에서 쓴맛을 읽는 것이 아닌, 달콤함으로 덮을 줄 아는 지혜. 그 지혜로움이 체화되어 흐르고 있음을, 살아내는 힘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도 하루도 먹고 쓴다. 달콤함을 선사한다. 오늘도 애쓴 나 자신에게!


+
푹푹 찌는 더위에 김이 폴폴 올라오는 만두를 먹겠다고 목에 선풍기를 달고 덥다 덥다를 외치며 기다리는 사람을 보면 물어봐야겠다. ’혹시 볕뉘 작가님이신가요?‘

찐 감자에 소금 vs 설탕? 당신의 선택은?

곶감아 너의 생김새를 슬퍼 마라. 🤭 매끈하고 탱탱함은 잃었지만 정성스러운 손길을 어루만짐으로, 추위와 바람을 이겨낸 훈장으로 쪼그라들어 단맛의 정수를 얻었으니, 볕뉘 님도 어느새 너의 외모보다 맛을 칭송하는 날을 만났으니 이 어찌 아니 기쁘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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