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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신나는 크리스마스 ㅣ 벨 이마주 97
이언 포크너 글.그림, 서애경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크리스마스에 올리비아가 돌아왔다. 돌아온것은 무지 반가우나 참 두꺼워져서 돌아왔다. 왠지 모르게 두툼한 느낌, 장수가 많아졌나? 열어보는 페이지도 몇장이 들어있다. 그렇긴 하나.. 좀 많이 두껍네 하면서 종이장수를 슬쩍 넘겨보는 것은 읽어주는 엄마일 뿐이고 그 책을 들고온 우리 아들 아무 생각이 없이 그냥 가져온다. 흐..
까맣게 구워져버린 쿠키인형을 들고 줄무늬 (속에선 내복색깔이 빨간색인데 표지에선 초록줄무늬다. 내복이 아닌가?) 옷을 입은 올리비아가 미소를 짓고 있다. 그리고 페이지를 열면 그 까맣게 구워진 쿠키가 기어나온 오븐이 보인다. 까만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그 모습에 비명을 지르는 올리비아의 엄마가 보인다 클클클...커피를 탄다며 그릇그릇마다 커피와 설탕을 범벅으로 만들어 까만조청같은 어떤 물을 들고 온 우리아들내미가 생각나서. 그날 우리 아들들은 설탕두그릇정도만 가볍게 바닥을 보았는데 오븐이 망가졌다면 가슴이 미어질텐데. 그러면서 괜시리 꼬십다.
크리스마스. 나와 여동생 둘. 그래서 우리 세자매의 크리스마스. 하얀종이로 싸여진 커다란 보퉁이였다. 그때만 해도 트리가 없어서 빨간 화장대 발목부분의 어둠속에 그 하얀종이가 빛났다. 비비적거리며 일어나던 아침과 달리 순간적으로 잠을 깬던 그날아침이 생각난다.
그 보퉁이 안에는 색동지갑, 연필, 저금통, 또 무엇이 들어있었는지 기억은 가물거리지만 꽤 자잘한 많은 물건들이 들어있었다. 어린 내 품에 다 들어가지 못할 자잘한 물건들..아직도 그 햐얗게 빛나는 종이보퉁이가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 내 아이들은..슈팅바쿠칸박스. 하나다. 포장도 하지 않고 그나마 이번엔 트리밑에 놓는 것도 잊어버렸다. 많이 미안했다. 이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를 잃어버리는 것이 점점 빨라지고 있는데 그 속도에 기름칠하는 엄마하고 있다. 내년엔 달라질까?
비오는 유리창가에 붙어 있는 올리비아와 동생들. 가장 큰 아이가 주인공이라 더 마음에 든다. 보통은 동생들이 주인공을 많이 하는데..위로받는 느낌으로 들여다본다. 날씨가 궂으면 산타가 못 오실까봐 조마조마하는 그 아이들. 그것을 보며 더 가슴졸이는 건 아이들보다 내가 더 많다. 아이들은 그냥 지나쳐버리는데...눈이 많이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불면 산타가 못 오실지도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이 없나? 아니면 산타가 가까운데 살면서 쉽게 선물 갖다준다고 생각하나? 것도 아니면 작년에 산타선물을 마트에 가서 바꾼것을 알았나? 산타가 마트에서 선물 배달시킨거라고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나.. 아님 벌써 알아챈건가?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끼는건가?
갑자기 그 장면에 아무 생각없이 지나가는 내 아들들이 궁금해지네...
마음에 들어하는 선물과 마음에 쏙 드는 선물들. 밥 부지런히 먹고 선물풀러 가는 아이들..깜짝 놀라게 하는 자화상.
전체가 대체로 까만색으로 그려져 있다. 군데 군데 올리비아의 옷들과 몇개의 물건들이 색이 들어가 있다. 선명하지 않은 색인데도 눈길을 화악 끌어당긴다. 그림이 깔끔하다. 선들도 아주 쉽게 그린거처럼 어렵지 않게 다가와서 참 좋다. 너무 애쓰지 않은 모습들이 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