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의 심리학 / 꿈꾸는 20대, 史記에 길을 묻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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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심리학 -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증에 관한 심리 치유 보고서
수 앳킨슨 지음, 김상문 옮김 / 소울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우울증” 하면 돈 많은 사람들이나 앓는 사치의 병으로, 의지 박약자들이나 앓는 그런 병으로 삐딱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한국보건의료원 발표자료(세계일보, 2010.5.28.기사)를 보면 최근 1년간 가벼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 즉 경증 우울증을 경험해본 사람이 10명 중 7명이나 되고, 우리나라 한 해 자살률이 10만명 중 26명으로 OECD 국가중 가장 높으며 우울증이 바로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라니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회병 社會病으로 대두된 지 오래인 것 같다. 어느날 갑자기 모든 일에 무력감에 빠지고 마치 “세상이 온통 검게 변하는 듯한 두려움”과 “외계 행성에 떨어진 듯한” 극심한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최악의 경우 삶을 포기하는 경우에까지 이르게 한다는 무서운 질병 우울증, 설마 나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에 방치하거나 무관심하다가 어느새 치료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리게 되는 이 병을 자기 스스로 대비하고 치료하는 방법은 없을까? 영국의 작가이자 교사인 수 앳킨슨의 저서 “우울의 심리학(소울, 2010년 5월)”은 작가 자신이 직접 겪었던 우울증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자신에게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들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다.
작가는 “우울증과 관련해 수년에 걸친 나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우울증의 치유는 간단하지도 않고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우울증의 원인이 명확하다면 극복하는 방법도 쉽고 적절하게 찾을 수 있다”며 이 책은 우울증의 원인론에 관한 책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느날 갑자기 삶의 방식이 바뀌는 것을 경험하고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며 절대 유쾌한 기분이 아닌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있다는 고통인 “우울증”에 대하여 작가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치유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수많은 조언들을 요약해보면 “내 주변의 일들을 관찰하고, 사고와 감정을 분석하고 패턴을 찾아내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를 찾아내기 위한” 개인 일지 작성, 그저 무기력증으로 인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열중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줄 수 있는 대화상대를 만드는 것, 이렇게 세 가지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치유법일 수도 있지만 책에서는 우울증의 극복을 “암벽등반”에 비유하여 등반을 위한 준비(우울증을 인지하고 자가 치료를 준비하는 단계)부터 최종 등반을 완료해 낼 때까지(우울증을 완전히 극복하는 단계)를 단계별로 나누어 각 단계별로 상세한 치유법을 소개하고 있다.
때때로 우리의 삶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다 보면 삶이 진정으로 힘겨워질 때 어려움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아 마치 재앙처럼 느껴지는 것을 작가는 “아주 의미 심장한 것들(deeply meaningful something or others:DMS's)"라고 부르며 이것으로부터 도망칠 때 결과가 바로 우울증이라고 진단하며, 그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내기 위하여 한적한 시간을 찾아서 자신의 마음을 이완시키고 자신에게 귀 기울여 내적 자아, 우리의 참가치를 발견하고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라고 충고한다. 우울증의 비극적 결과인 ”자살“에 대하여 당신의 죽음으로 인해 누군가에 삶에 지워지지 않는 큰 상처를 남기는 것이며 - 실제로 가족의 자살로 인해 상실감과 우울증 등 심리적 고통을 겪는 유가족이 해마다 최대 14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매일경제, 2010.5.24.기사) -죽음은 당신이 꿈에 그리던 것이 아닐 수 도 있으며, 당신의 자살 충동을 당신에게 귀 기울일 수 있고 당신의 느낌을 진지하게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에 털어놓으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누군가에 대한 화가 자신을 향해 방향을 틀 때 자살 충동을 경험하게 되며 그 결과 자기 파괴적이 될 수 있으며 마음 속에 품고 있는 화를 깨닫고, 표현하려 노력하는 것은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며, 무언가를 향해 "파괴적"이 되는 것, 즉 정원의 흙더미를 파헤치거나 큰 베게를 내리치는 등 한시적인 피해를 가져오는 파괴적인 행동을 통해 자신으로 향하고 있는 화를 해소하라고 충고한다.
작가는 책의 마지막에서 자신이 우울증을 겪은 후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고, 어느 순간에라도 완전히 새로운 출발점에 설 수 있으며, 그러한 우리 자신은 특별하며, 우리가 겪은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우리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상처 입은 치료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하고, 계속적으로 엄습하는 마음 속의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하여야 하며, 자신의 변화를 약속하고, 자신에 대하여 만족할 줄 하는 법을 배워야 하며, 우리 자신을 새롭게 재창조해야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때로는 일을 멈추고 뛰어놀고, 가끔은 어리석어지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며 책을 끝맺는다.
때때로 만사가 귀찮아지고, 손가락을 까딱이기 싫을 정도로 무기력해지는 경우를 느끼는 것보면 나도 10명 중 7명이 겪었다는 가벼운 우울증을 부지불식간에 겪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날 팽팽했던 활 시위가 툭 끊어지는 그런 느낌, 책에서처럼 세상이 온통 검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우울증이 나를 찾아왔다고 느낄 때면 비록 지금은 남의 이야기처럼만 느껴지는 이 책의 조언들이 가슴에 절절히 와 닿게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 자신의 느낌이나 행동을 일기장이나 메모지에 적어가면서 되집어 보는 것은 꼭 우울증 환자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시도해볼만한 충고로 생각된다. 갑작스럽게 덮치는 어두운 그림자, 우울증, 이제는 남의 일이라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 나의 일이 될 수 도 있는, 미리 대비해야 할 그런 일로 여겨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