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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20대, 사기史記에 길을 묻다
사마천 지음, 이수광 엮음, 이도헌 그림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최근 동양고전을 텍스트로 한 자기 계발 서적들이 여럿 눈에 띄인다. 서양식 자기 계발과 리더십의 식상함에서 벗어나 동양, 특히 중국의 역사나 철학서들에서 인생의 지침이나 경영혁신의 틀을 유추해내는 시도가 나름 신선하면서도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 소설가로 유명한 이수광의 “꿈꾸는 20대 사기史記에 길을 묻다(추수밭, 2010년 5월)”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역사를 바탕으로 한 자기계발 서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글머리에서 책을 많이 읽은 식자識者층에서 인생을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받은 책으로 공통적으로 사마천의 “사기”를 꼽는 이유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과 역사를 바라보는 사마천의 독특하고도 올곧은 시선, 그리고 평생을 가지고 가야할 참된 가치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평생의 가치관이 정립되는 시기인 젊을 때 “사기”를 읽어보라고 권한다며 이 책을 집필한 동기를 밝히고 있다. 책에서는 “사기”의 여러 편 중에서 영웅호걸을 비롯해 수많은 인물을 다룬 “사기열전” 속의 인물들을 6개의 주제, 즉 “내 인생의 사람 만들기”, “내 안의 열정 깨우기”, “신념에 충실하기”, “타인의 마음다루기”, “내 인생의 원칙 세우기”, “나만의 자신감 단련하기”로 분류하고 각 인물들의 일화에서 교훈 삼을 만한 문구를 끌어내어 제시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제1장 “내 인생의 사람 만들기” 편에서는 귀천을 가리지 않고 3천명의 식객을 거느렸던 맹상군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인제를 사귐에 귀천을 따지지 마라”라는 경구의 교훈을 소개하고 말미에는 맹상군과 관련된 사자성어로 맹상군이 위기에 처하였을 때 좀도둑질을 잘하는 식객과 닭울음 소리를 잘하는 식객 덕분에 무사히 위기를 넘긴 일화에서 나온 말인 계명구도(鷄鳴狗盜) 와 또다른 식객 풍환의 세가지 활약과 관련된 일화에서 유래된 교토삼굴(狡兎三窟)와 함께 맹상군과 더불어 전국시대 사공자로 불린 신릉군, 평원군, 춘신군을 소개한다.  또한 제6장 “나만의 자신감 단련하기” 중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다” 편에서는 전국시대 제나라 출신으로 유명한 군사가이자 병가의 대표적인 인물이며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의 손자이기도 한 손빈(孫賓)이 동문수학한 방연의 모함으로 누명을 쓰고 앉은뱅이가 되었지만 와신상담하여 제나라의 군사가 되어 위나라의 장수가 된 방연에게 멋지게 복수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한다. 책 각 장에는 신문 연재만화의 삽화가인 “이도현”의 칼라 삽화가 삽입되어 있어 일화들을 시각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책 말미에는 사기의 주요연보, 즉 BC 770 주나라 평왕이 도읍을 낙읍으로 천도한 “동주”의 시작에서부터 BC 87 한 무제가 죽고 소제가 즉위할 때까지 주요 사건들의 연대기를 부록으로 첨부하여 각 일화의 주인공들이 활약한 시대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기열전의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는 이런 자기계발류 서적 뿐만 아니라 각종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의 소재로도 종종 사용될 만큼 꽤나 재밌고 매력적인 이야기들이다. 이미 사기열전의 인물들의 일화를 통해 교훈적인 주제를 도출하는 비슷한 주제의 서적들이 여러 권 출간된 만큼 이 책의 교훈들이 새롭거나 가슴에 새겨둘 만큼 와 닿지는 않지만 굳이 이 책이 주는 교훈에 얽매이지 말고 고전 읽기를 꺼려하는 학생들에게는 역사 이야기 책으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는 추천할 만하다. “삼국지를 세 번 읽은 사람과는 함부로 다투지 말라”라는 말에 “사기를 세 번 읽은 사람과는 천하를 논하지 말라”라는 작가의 부연 설명이 조금은 억지스럽기는 하지만, “2천년 세월을 앞서서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영웅들의 이야기”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즐겁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뛰어난 "스토리텔링"임에는 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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