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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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만의 나무를 가지고 싶다. 책을 거의 다 읽어갈 무렵 이런 소망이 내 안에서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난 동물보다 식물을 더 좋아한다. 왜냐면 살아서 움직이는 동물은 언제 어디서 사고를 쳐 나를 귀찮게 할 수도 있지만 식물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이쁜 모습으로 자라며 나에게 행복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만을 생각한 이기적인 마음에서 생긴 애정이라 조금은 미안한 마음도 있다.
근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난 이보다는 좀 더 광대해진 생각과 이해로 식물을 바라보게 되었다.
나무들도 서로 간에 소통을 하고, 어른 단풍나무는 어린 단풍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뿌리에서 있는 힘껏 물을 끓어와 그들에게 나눠준다는 사실, 나무도 자신의 유년 시절을 기억하고 그에 맞춰 자란다는 충격적인 그러나 엄연히 과학으로 증명이 된 사실에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 호프 자런은 말한다. 세상은 조용히 무너져 가고 있다고...인류 문명 4억만 년 동안 지속되어 온 이 아름답고 위대한 생명체를 인간은 식량, 의약품, 목재 단 이 세 가지로 분류해 손에 넣기만 하고 있다고!
그 과정에서 식물 생태계를 황폐하게 하고 있다고.

창밖을 봤을 때 보이는 나무들은 나와는 아주 다른 존재이지만 그것은 3억 년 전에 만들어진 위대한 생명체이다. 이런 사실에 대해 그게 뭐라고?!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땅 속에서 움트기를 기다리는 수천 개의 씨앗들은 분명 살아있는 존재들이다. 다만 움트기 위한 모든 조건이 맞아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절반 이상은 다 죽겠지만 우리 인간은 그 씨앗 하나가 움트는 행위에 그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는 따라서 그들이 최고로 비싼 몸값이 됐을 때 무자비하게 벨 자격도 없다는 것이다. 작가는 또 말한다. 나무가 우리 인간에겐 감정이 없겠지만 그들 사이엔 감정이 있을거라고...난 이 말에 정말 동감하고 그렇게 믿고 싶다.

넓은 마당이나 땅이 있다면 나무 한 그루를 심어보라고 저자는 마지막에 권한다. 나무 한 그루를 심는건 결혼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내 인생의 동반자로서의 나무 말이다.
난 아파트에 살지만 집 앞 산책길에 줄지어 서있는 나무 중 하나를 나의 나무로 정해볼까 한다. 나무는 나에게 감정이 없겠지만 난 그 나무에게 내 마음을 주고 싶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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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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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나의 삶에 예기치 않은 불행이 끼어들까봐 가끔 불안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대로 바르게 살면 될거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60년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변화의 물결이 출렁이던 시절, 전통적 의미의 행복한 가정을 꾸리려는 남녀가 있다.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모일 수 있는 큰 집, 언제나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 집을 꿈꾸며 그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훌륭한 부모 역할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다섯 번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그들이 꿈꾸던 이상적인 가정은 붕괴되기 시작한다. 내면에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던 가치관은 혼란에 휩싸이고 그 과정에서 그토록 꿈꾸었던 단란한 가족은 추억 속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아무리 가치관이 분명하고 자신의 뜻대로 살려고 노력을 해도 삶에 예기치 않게 끼어드는 사건에 인간은 얼마나 강해지고 옳다고 생각되는 결정을 할 수 있을까...생각할수록 무섭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내 삶에도 이런 뜻하지 않은 사건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에 처음 만난 도리스 레싱의 이 얇은 책이 무겁게 나를 누르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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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체 (반양장) -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64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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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도대로 재미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쌍둥이 형제 합과 체는 초등학생처럼 보일 만큼 키가 작은 고등학생이다. 게다가 그들의 아버지는 난쟁이이다.
난쟁이 아버지를 둔 키 작은 소년의 불안과 서러움, 키가 크고 싶은 열망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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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체온증 에를렌뒤르 형사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 지음, 김이선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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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공감할 굴곡이 없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작가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인터뷰 중 나오는 말이다.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수사관 에를렌뒤르의 끈질긴 수사와 추적은 바로 작가의 이런 생각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어린 시절 겪은 비극적인 사고와 그로인한 고통, 전처와의 불화 그로인해 망가진 자식들. 자신의 치유할 수 없는 아픔을 온몸으로 짊어지고 또 다른 아픈 영혼들을 위해 사는 에를렌뒤르를 몇년 간 잊고 있다가 이 작품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그 가슴 속 울림을 난 아직도 기억한다.
아이슬란드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면서 그 생소함에 더욱 매력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이 작품을 먼저 읽어도 좋지만 이왕이면 순서대로 읽으면 그의 고뇌와 아픔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국내에 번역된 그의 작품은 다 읽었는데 이번 <저체온증>은 이전 작품들에 비해 그 울림이 좀 덜했다. 워낙에 그 전 작품들이 충격과 감동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운명에 당당히 맞서는 그의 뒷모습을 생각하며 책장을 덮었다. 다음 책장을 넘길 땐 조금은 행복해진 그를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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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 개정증보판
하비 다이아몬드 지음, 강신원 옮김, 이의철 감수 / 사이몬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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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흔한 다이어트 책 같지만 책의 내용에 비하면 너무 가벼운 제목이 아닌가 싶다.
원제는 Fit for life, not fat for life 인데 말 그대로 평생 건강하고 멋진 몸으로 살 수 있는 식생활 습관에 관한 책이다. 시중에 난무하는 다이어트 책과는 확연히 다른 인간의 몸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통찰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돈의 노예가 된 의료제약시스템, 낙농 축산 업계 등 우리는 그런 상업주의에 물든 조직에게 얼마나 농락당해 왔는가...

밥,국,찌개 각종 육류 야채 반찬으로 구성된 우리 한국의 밥상도 이젠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야채, 과일, 견과류, 양질의 복합 탄수화물과 약간의 고기 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건강할 수 있다.

음식에 대한 인간의 탐욕을 부추기는 이 모든 사회 시스템 속에서 이 책을 만난건 정말 행운이다.
100프로 실천할 순 없겠지만 작가의 말처럼 작은 것부터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

예를들면 낮 12시까지는 과일만 먹고, 매 끼 야채를 먹는 습관을 갖을 것.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같이 안 먹고 유제품은 될 수 있으면 먹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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