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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윈이 중요한가 - 진화하는 창조론자들에 맞서는 다윈주의자들의 반격
마이클 셔머 지음, 류운 옮김 / 바다출판사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제이 굴드와 더불어 진화론의 최전선에서 활동 중인 마이클 셔머다. "문명의 보호막이 사라지면 죽음을 멀게 느낄 사람은 없다." 갈라파고스제도에서 다윈의 발자취를 더듬으면서 고립감과 무상함을 느낀 셔머는 이렇게 고백한다. 30㎏짜리 등짐(물)을 지고 초목을 헤치며 전진하는 현장 조사가 낭만적일 수는 없다. 물마저 귀한 그 섬에서 생명체들이 목숨을 이어가는 것을 보면서 저자는 '이런 가혹한 환경에 적응한 그들의 능력은 수백만년을 거치면서 선택된 것'이라는 결론을 재확인한다.
코페르니쿠스는 '태양이 아니고, 지구가 돈다'는 선언으로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믿음을 깼다. 다윈은 우리가 그저 '동물'일 뿐이며 자연법칙과 역사적 힘들에 묶여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동설과 달리 진화론이 여전히 논란을 일으키는 까닭은 인간 자체에 대한 이론, 존재론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쥐의 유전자가 90% 이상 같다는 건 이미 상식이다. 그러나 150년 전 다윈에겐 그렇지 않았다. 창조론과 힘겨운 싸움을 벌였던 그는 인간이 여러 동물들과 천연두·매독·콜레라 같은 질병을 주고받는 것을 무심코 보아 넘기지 않았다. 인간과 동물의 조직 구조와 혈액 조성이 유사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었다.
진화론을 불편해 하거나 거부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진화론을 받아들이면 도덕이 무너지고 인간성도 잃어버린다는 믿음과 두려움 때문이다. '위에서 아래로' 생명을 설계한 신과 '아래서 위로' 설계한 과정을 가리키는 자연 선택은 극과 극이다. 그런데 셔머는 "과학과 종교가 모순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대학에서 의학과 신학을 공부한 다윈은 1859년 '종(種)의 기원'을 출간한 뒤에도 종교에 대해 회의(懷疑)를 드러내는 일을 자제했다. 저자는 육체와 영혼이 존재론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진화는 육체를 만들었고 신은 영혼을 창조했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과학과 종교가 화해하고 공존할 수 있다. 이 책 부제는 '진화하는 창조론자들에 맞서는 다윈주의자들의 반격'이다. 끝에 붙인 '다시 쓰는 창세기'도 흥미롭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