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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도덕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왜 이 책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을까? 그건 아마도 이 사회가 그것을 필요로 한다는 반증일 것이다. 우리사회의 비리, 부도덕, 불공정함을 많이 느낄수록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박탈감, 정의나 도덕적 가치의 혼란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의 실체로 드러나는 현상은 아닐지. 그런데 여기 “정의”에 이은 또 하나의 화두가 될 “도덕”을 이야기한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샌델의 이 책은 책 머리말에도 썼듯 2004년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조시 W 부시 대통령의 재선 성공이후 집필한 것으로, 당시 유권자의 표심을 좌우했던 ‘도덕적 가치’를 왜 주목해야하는지 견해를 밝히고 있다. 민주당이 왜 부시에게 패배했는지, 민주당이 간과했던 되살려야 할 정치적 전통이 무엇인지에 저자의 행간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민주사회에서 도덕성의 의미와 본질, 그것을 둘러싼 논쟁, 나아가 공공생활을 움직이는 도덕적, 정치적 딜레마를 탐구하는 내용이지만 공공생활과 도덕을 조명하는 것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다.
개인이든 사회든 모두가 추구하는 ‘좋은 삶’에 대한 목표는 공정함과 시민 덕성에 대한 공유된 이해 없이 실현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모두가 추구하는 행복하고 좋은 삶이란 혼자의 힘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 모두가 함께하는 좋은 삶 속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빈부격차가 점차 심화되면 우리의 삶 자체가 분리되며 결속감, 공동체 인식 함양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부유층은 그들만의 일류학교, 체육시설을 이용하며 자동차 몇 대를 보유하기에 공공서비스를 의존하지 않게 되고, 가난한 계층은 경제적 여유가 없는 만큼 공공서비스의 의존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부자는 공공서비스 의존도가 낮아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나라에 내는 세금에 불만을 갖게 되고 감세를 요구하게 된다. 이는 공공서비스 질을 낮아지게 하고 이로 인해 경제적 불평은 늘어 갈 것이니 그만큼 모두가 공동체의 결속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의 기본적인 경제적 삶의 질이 곧 좋은 삶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이는 공동체의 공공생활과 도덕의 보편적 가치 기준이 상식이 통하는 시민 의식 속에 함양되어 있어야만 모두가 추구하는 좋은 삶,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삶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모든 갈등을 봉합하고 도덕적 가치 위에 국가나 정부가 복지자유국가로의 궁극적 방향성 있는 정치나 정책을 펴나가야 함을 말한다. 경제, 사회, 교육, 종교, 정치적으로 지금 자본에 밀린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왜곡된 우리의 삶에 도덕적 가치가 기반이 되어야 함을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뒤로 갈수록 조금은 어려운 정치철학까지 나오고 있지만 시사문제와 결부된 이야기는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만은 않은 편이다. 예를 들어 복권과 도박, 낙태와 동성애, 정치인의 거짓말, 교육의 공평성, 배아복제 같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시사토론문제로 풀어내기에 일반인도 수월하게 책을 손에 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러나 그렇게 만만한 책은 아님을 말해두고 싶다.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읽어 나가야 하는 책인 것이다. 다행히 CD강의 동영상도 들어있으니 강의를 듣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