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숲, 길을 묻다 네이버 캐스트 철학의 숲
박일호 외 지음 / 풀빛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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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면 한때 일반인이 접근하기 왠지 어렵게만 느껴지는 학문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요즘 한참 화두가 되고 있는 하버드교수 강의를 통해 철학이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은 아니란 걸 알았다. 실생활에서 공감할 수 있는 사례를 통한 철학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철학이라는 것이 인간의 삶 속에 녹아있는 사상, 사고를 표현하는 것이란 것이 이해가 갔다.


이 때문에 ‘철학’이란 학문에 지적호기심이 슬슬 발동했다. 하지만 철학에 관한한 많이 문외한인 내게 철학에 관한 좀 쉬운 책이 필요 했다. 중간에 읽다가 어려워 책장을 덮을 일이 없는 책으로 말이다. ‘조금 쉽게 사상과 철학자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은 없을까?’ 하던 중 네이버케스트를 통해 몇 번 읽어보았던 글들이 묶인 책이 이번에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손에 잡은 것이다.


철학은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제 제기와 답변의 연속선상에 있는 듯하다. 어떤 철학자가 질문을 던지면 그에 답을 구하고, 또 그 답의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인 것이다. 이 책은 22명의 철학자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과 답을 담는다. 그들이 살던 시대에 절실히 요구한 하나의 물음. 그것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중대한 의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고대 철학의 탄생을 이야기한 탈레스에서 아우렐리우스, 중세 믿음과 이성의 양 날개를 달다의 아우구스티누스에서 윌리엄 오컴, 근대에 새로운 세계를 향한 원리 찾기인 마키아벨리에서 데이비드 흄까지 22명의 철학자를 만날 수 있다.


이 중 관심이 갔던 이야기는 고대철학인 헬레니즘기의 스토아학파 이야기다. 자연의 일부분인 인간은 자연의 섭리와 일치하는 생활을 함으로써 행복할 수 있고, 온 인류의 복지 증진을 위해선 모두가 평등하게 사랑해야한다는 사해동포주의를 이론적 배경으로 한다. 지금시대가 추구하는 가치와 동떨어지는 이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불교의 교리와도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토아학파의 대표적 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남긴 [명상록]. 그것에는 행복한 삶의 방식에 대해 이런 주장을 한다. 불행의 원인은 생각을 하는 마음에서 오는 것으로 욕망을 절제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냉정을 잃지 않으며,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 바람직하다고. 그의 삶 대부분을 전쟁터에서 보낸 황제였기에 그의 글은 현실적 피곤함을 달래기 위한 글들로 인식할 수 있지 않나싶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지금시대에도 동서양 모두에게 잘 받아들일 수 있는 경험적 가치관일수 있다.


잠깐씩 짬 내어 읽을 수도 있고 본격적인 철학 전문서를 접하기 전에 읽어보면 많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대표 철학자와 그의 핵심적 사상이 머리에 쏙 들어오도록 서술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인물중심의 핵심적 사상이 담긴 철학사가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다루어져 있어 읽는 속도감도 좋은 편이다. 관심 가는 철학자만 따로 펼쳐 읽어도 무리가 없지만, 될 수 있으면 처음부터 차근히 읽어서 머릿속에 자연히 철학사가 그려질 수 있다면 이해하기가 더욱 수월할 듯하다.


그리스 철학용어인 아르케, 로고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토론을 좋아하는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며, 서구의 전유물인 합리주의, 정치와 도덕의 영역이 어떻게 다른가? 와 같은 이야기를 사진자료와 함께 흥미롭게 만나볼 수 있다. 아직 철학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읽기에 적당한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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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1-10-27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찾고 있던 책인데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