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기원 - 인간은 왜 스토리텔링에 탐닉하는가
브라이언 보이드 지음, 남경태 옮김 / 휴머니스트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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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스토리텔링에 탐닉하는가란 부제가 눈길을 끄는 책이다. 요즘은 여러 방송매체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이야기 하는가 하면 부모들의 육아에도 스토리 텔링이 단연 화두가 되고 있다 .

이 책은 러시아 문학에 대한 연구로 명성이 높은 저자  브라이언 보이드 교수가 진화와 문학이란 주제로 엮은 책이라 궁금증을 더한다.

사람들의 동물적 본능이 먼저일까? 아님 사회문화적인 습관이 담긴 인간적 본능이 먼저일까? 그것과 생존율과의 관계는?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이 책을 펼치게 한다 .

끼니를 거르는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씻고 몸단장을 하며 품위유지를 최대한 하며 지낸사람이 더 오래 생존하였다는 사실은 절대빈곤을 제거된 후에야 문화예술을 찾는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이야기였다. 이는 아우슈비츠 수용자들의 실을 통해 연구된 사실이다.

문화적 행동에 투자한 사람이 더 많이 생존하는 이유를 통해 문화는 장식용이 아닌 개인과 사회의 생존에 필수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야기란 문학 예술이자 오락인 것이다. 이는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 이야기는 진화의 중요한 적응이며 종교는 행동체계고 생활의 주축이라 말하고 있다.

책의 구성을 보면 1부는 문명과 사회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의 역할의 이론을 진화와 자연, 진화와 예술, 진화와 픽션으로 설명하고 있고,  2부는 호메로스의 고전인 오딧세이 그리고 닥터수스의 현대동화를 분석하고 있다.  이야기의 역사적 기원, 이야기의 개별적 기원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엔 조금 딱딱한 느낌이 들면서 소화하기 조금은 버겁다는 생각을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로왔던 책이다. 오디세우스의 이야기와 관련한 부분이 문화와 우리의 행동양식에 대해 견주니 읽는 재미가 있었으며 닥터수스의 동화는 몰랐던 작품이라 새롭고 좋았다.

이 책은 한마디로 스토리텔링과 인간의 관련성을 진화적 관념으로 서술한 교양지식 서적의 연구물이라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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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이선희 옮김 / 예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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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수상작 [십자가]. 시게마츠 기요시의 작품이다.

도저히 2주만에 써내려갔다기엔 믿기지 않는 섬세한 심리묘사가 가슴 깊이 파고드는 문제작이란 생각을 하게 되며 읽게 되는 소설이다.

 

일본 소설하면 추리소설부터 로맨틱한 감수성 풍부한 소설의 대표적 몇몇 유명작가의 작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 책의 작가의 작품은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수상작이란 걸 보고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일본 소설은 문화적, 정서적으로 공감할만한 구석이 많아서인지, 서양소설에 비해 비교적 또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작가 다음으로 관심이 많이 간다.

 

이 책은 왕따의 심각성, 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도 모호해지는 경계를 경험하게 하는 책이다. 처음엔 왕따를 당하는 피해자의 자살만이 슬펐고 남겨진 이들의 슬픔, 방관하거나 가해한 학생들에 대한 처벌의 미약함 그리고 학교에 처신에 대한 분노가 느껴졌다. 이는 지금 우리 학교 현실에서 자주 보고 되곤 하는 일들이고 부모의 입장인 피해자측면에서만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구나, 그리고 언론이나 어른들이 잘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의 전환을 갖게 한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왕따를 당하다 자살한 친구의 유서로부터 비롯된다. 유서를 남긴 후지슌, 그 아이는  중2가 되어 미시마와 네모토, 사카이로부터 왕따 당하며 교묘히 괴롭힘을 받아오다 유서를 쓰고 자살을 하게 된다. 후지슌의 일방적 유서의 언급된 네 아이, 미시마와 네모토를 향한 증오, 왕따의 직접적인 괴롭힘을 가해한 학생인 중1까지는 친구였지만 중2때는 그저 알고만 지낸 관계로 서먹한 사이였지만 유서에서 절친이 된 사나다 유인 화자 나, 그리고 후지슌이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마음을 남긴 여친 나카가와 사유리 이들은 후지슌의 마음을 일방적으로 등에 짊어진 채 그 이후의 인생을 걸어가게 되며 힘든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런가 하면 그와 같은 2학년 3반의 친구들은 어떨까? 그를 제물삼아 편하게 지내려 그런 모습을 방관만 한 이들의 죄책감. 모두가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평생을 살게 된다.

 

처음엔 왕따를 한 아이들이 당연히 처벌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고, 한동안 이런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관망만 한 같은 반 학생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이를 한쪽 측면에서만 부각시켜 죄책감을 강요하는 기자의 인터뷰, 자신의 슬픔이 커 상대의 슬픔을 배려하지 못하고 보듬지 못한 어른들의 태도와 말, 자신의 피해를 두려워 남이 당하는 피해에 눈감아 버리는 비양심적 우리의 마음에 경종을 울리게 한다.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 부모들도 꼭 읽어보면 좋을만한 책으로 강추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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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해 - 개그맨 김영철의 톡톡 튀는 도전기
김영철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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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 평생의 짐같은 존재는 아닌가 싶다. 하면 좋다는 것은 아는데 학생 때 했던 공부 이외에 직업인으로서 영어를 공부한다는 것이 쉽지 않고 이를 위한 결심을 했다 하더라도 실천에 옮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은 직장인이라도 초식남이라해서 열심히 자기계발하는 젊은이가 많아지고 있는데 자심의 꿈을 키우기 위해 틈틈이 뭔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여기 연예인으로서 글로벌한 꿈을 위해 언어적 자기계발로 자기 성장을 하고 있는 개그맨 김영철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놓았다. 그가 개그맨으로 활동이 좀 뜸하다 했더니 어느 날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아침 방송 이근철 선생님의 멘트로 들은바 있었다. 학창시절부터 즐기는 라디오 영어프로그램이지만 솔직히 열심히는 하지 않기에 그저 띄엄띄엄 뉴스처럼 듣고만 있는 방송이다.

 

그런데 몇 해가 흘렀을까? 지금은 영어를 잘하는 교수이자 개그맨으로 방송에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사람 참 대단한 사람이다란 생각을 하게 된다. 배움에 늦은 나이란 없다는 것은 알지만 이를 실천하고 꿈을 계속 꾼다는 것이 쉽지 않기에 더욱 그가 대단해 보이는지 모른다. 세계 무대에 국제적인 코미디언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영어 공부를 시작했던 김영철, 그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개그맨으로서의 고충 그리고 꿈을 가지게 된 계기, 그 꿈을 위해 노력한 이야기, 그리고 주변의 이름만 대면 유명한 개그맨들의 조언과 에피소드를 담아낸 책 [일단, 시작해]가 바로 그것이다.

 

자신의 꿈을 향한 여러가지 생각만 많이 가지고 실천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지금도 늦지 않다. 우선 하나씩 도전해보라 실천해보라 그러면 자신의 꿈의 계단에 한걸음씩 올라설 수 있음을 알게 한다.

 

가슴 떨리는 삶을 살고 싶지 않나?/ 너에게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은 언제인가?/모든 순간 뜨겁게 배워라/ 꿈을 향한 1만 시간의 분투기/ 꿈을 멈추지 말아요/ 이렇게 다섯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자신을 성찰하고 꿈을 찾고 꿈을 키우는 실천을 아끼지 않은 이야기를 담았다.

 

2011년 인터파크 시상식에서 사회를 보았던 그를 본 적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간략하게 소개되고 있어 읽는데 흥미로웠다. 주변 유명 연예인과의 인생상담같은 조언들, 삶을 어떻게 살것인가의 치열한 고민은 아마 그만의 몫은 아닌 듯 싶다. 지금 이 책을 보는 모든 독자들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런 저런 핑계로 미루고 있을 뿐. 그런 이들에게 자신과의 치열한 대화가 필요하고 가치있는 삶을 향한 자신의 노력을 촉구하게 되는 계기가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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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돌아오실 건가요? - 폐허에서 길어 올린 교육의 희망
왕정중 지음, 허유영 옮김 / 다섯수레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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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우리 모두의 인생을 바꾸는 힘이 있다.” 표지의 이 말이 가슴에 와 박힌다. 물론, 학교 공부만이 공부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어쩌면 삶을 관통하는 단어가 바로 공부인지 모른다. 배운다는 것, 꼭 학교가 아니어도 끊임없이 알고자 하는 호기심과 탐구의 자세는 삶을 보다 윤택하게 의미 있게 사는 길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기는 인생을 가치 있게 살기 위한 은근과 끈기를 가르치며 꿈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학생들을 잘 이끌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선생님을 만난다면 아이들의 미래는 그만큼 더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 타이완 시골 교사의 교육 열정이 빛나는 한 권의 책을 마주했다. 왕정중 선생님이 저술한 [선생님, 돌아오실 건가요?]다. 열악한 교육환경의 낙후된 지역에서도 교육의 헌신하는 선생님 열정과 학생들과 소통하려는 마음이 읽어져 마음이 훈훈했던 지난 시간들의 과정이 집필된 책이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환경 속에서 선생님이 되었던 그는 실습교사로 부임한 시골 난터우 현의 작은 학교에서 그의 안정된 생활을 꿈꾸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경험하며 도망치고 싶어했다. 실습이후 군에 입대한 그는 군복무중 1999년 대지진에 자신이 근무하던 학교 폐허소식을 접하게 되고 휴가로 나온 그 곳에서 한 여학생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의 제목처럼 언제 돌아오실 거냐는 학생의 말에 외면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 이곳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한다.

 

낙후된 이곳의 환경은 학생들의 공부의욕도 선생님의 의욕도 모두 무기력하게 했지만 왕선생님은 여러 가지 노력으로 이곳을 이전과 전혀 다른 학교로 변모시키게 된다.

 

“자기 연민에 빠지면 계속 불행한 상태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용감하게 일어나 노력하고 변화와 성공을 꿈꾸어야만 희망을 현실로 바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120p

 

선생님은 교육이란 것이 현재의 힘든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다.

학교수첩에 자신들이 노력한 만큼의 포인트를 쌓아서 벼룩시장을 통해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있게끔 동기 부여해 기초실력을 쌓게 했고, 도예반, 관현악단을 조직하여 능력을 개발할 수 있게 도왔다. 또 소프트볼 팀도 창단해 스승과 제자들의 끈끈한 애정과 소통을 갖도록 했으며 지금은 아이들의 높은 진학률은 물론 각종 대회를 휩쓸 정도로 실력을 가춘 인정받는 학교로 성장시켰다. 이곳을 졸업한 학생들에게도 가슴 속에 남는 학교와 고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것이지만 왕선생님의 헌신적인 교육열정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이런 선생님을 평생의 한번은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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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꽃으로 - 유안진 산문집
유안진 지음, 김수강 사진 / 문예중앙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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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편지글로 자주 인용되었던 시중 하나다. 그 시절엔 좋은 시구를 코팅한 책갈피도 유행했고, 편지도 종종 오가던 때다.

 

지금도 생각나는 친구에 대한 시구라면,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 친구란 이래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던 시다.

 

그 시인의 산문집이 새로 출간되었다. [상처를 꽃으로]가 바로 그것이다. 그간 시인이 시를 쓰면서 편편히 작업한 글들을 묶어 산문집으로 내놓은 책이다. 사랑, 그이상의 사랑으로 / 거짓말로 참말하는 여유/ 엄마라는 대지는 초록에서 진초록으로 등 세가지 테마로 구성된 시와 함께 하는 에세이라 할 수 있다.

 

창문 앞 흐믓하게 바라보았던 모과나무가 잘려버린 뒤 작은 새도 찾지 않아 허전함과 아쉬워한 마음, 여러 편의 연가를 쓸 때 떠올렸던 사람 그 이상의 사랑, 시인이 될 수밖에 없는 숙맥이라고 말한 박목월 선생님과의 에피소드, 다보탑을 줍다란 시와 함께하는 생각하는 10원짜리의 가치, 사투리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유머러스하게 던진 시 등 소소한 일상 속에 비추어진 삶의 철학을 담담히 때론 열정으로 쏟아낸 에세이로 채워졌다.

 

그런가 하면 꽃과 하늘 이란 두 단어 이야기 속 우리 국민이 국어학으로써 뿐아니라 음성미학의 연구를 주장하는 한글에 대한 찬미는 그녀의 한글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한글을 디자인해 여러 건축물이나 공원에 활용하자는 제안 또한 많은 사람이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명동이나 한강, 홍대에 가면 한글디자인 활용은 찾아볼 수 없고 외국에 와있듯 영어, 일어, 중국어가 널려있는 것을 보면 여기가 어딘가 싶다. 우리의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데 간판을 보면 여기가 어딘지 씁쓸함을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

 

상처와 외로움을 힐링하는 따스한 문장들이 담긴 유안진의 에세이. 그녀의 시와 함께하여 더욱 좋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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