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이선희 옮김 / 예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2010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수상작 [십자가]. 시게마츠 기요시의 작품이다.

도저히 2주만에 써내려갔다기엔 믿기지 않는 섬세한 심리묘사가 가슴 깊이 파고드는 문제작이란 생각을 하게 되며 읽게 되는 소설이다.

 

일본 소설하면 추리소설부터 로맨틱한 감수성 풍부한 소설의 대표적 몇몇 유명작가의 작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 책의 작가의 작품은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수상작이란 걸 보고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일본 소설은 문화적, 정서적으로 공감할만한 구석이 많아서인지, 서양소설에 비해 비교적 또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작가 다음으로 관심이 많이 간다.

 

이 책은 왕따의 심각성, 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도 모호해지는 경계를 경험하게 하는 책이다. 처음엔 왕따를 당하는 피해자의 자살만이 슬펐고 남겨진 이들의 슬픔, 방관하거나 가해한 학생들에 대한 처벌의 미약함 그리고 학교에 처신에 대한 분노가 느껴졌다. 이는 지금 우리 학교 현실에서 자주 보고 되곤 하는 일들이고 부모의 입장인 피해자측면에서만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구나, 그리고 언론이나 어른들이 잘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의 전환을 갖게 한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왕따를 당하다 자살한 친구의 유서로부터 비롯된다. 유서를 남긴 후지슌, 그 아이는  중2가 되어 미시마와 네모토, 사카이로부터 왕따 당하며 교묘히 괴롭힘을 받아오다 유서를 쓰고 자살을 하게 된다. 후지슌의 일방적 유서의 언급된 네 아이, 미시마와 네모토를 향한 증오, 왕따의 직접적인 괴롭힘을 가해한 학생인 중1까지는 친구였지만 중2때는 그저 알고만 지낸 관계로 서먹한 사이였지만 유서에서 절친이 된 사나다 유인 화자 나, 그리고 후지슌이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마음을 남긴 여친 나카가와 사유리 이들은 후지슌의 마음을 일방적으로 등에 짊어진 채 그 이후의 인생을 걸어가게 되며 힘든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런가 하면 그와 같은 2학년 3반의 친구들은 어떨까? 그를 제물삼아 편하게 지내려 그런 모습을 방관만 한 이들의 죄책감. 모두가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평생을 살게 된다.

 

처음엔 왕따를 한 아이들이 당연히 처벌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고, 한동안 이런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관망만 한 같은 반 학생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이를 한쪽 측면에서만 부각시켜 죄책감을 강요하는 기자의 인터뷰, 자신의 슬픔이 커 상대의 슬픔을 배려하지 못하고 보듬지 못한 어른들의 태도와 말, 자신의 피해를 두려워 남이 당하는 피해에 눈감아 버리는 비양심적 우리의 마음에 경종을 울리게 한다.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 부모들도 꼭 읽어보면 좋을만한 책으로 강추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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